남아프리카공화국 주제도는 이전에도 올린 적 있었는데 이번에는 영역을 확장해서 남아프리카 지역을 그림. 영어로는 앞의 것은 South Africa, 뒤의 것은 Southern Africa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남아공/남아프리카로 보통 구분하는 듯..?


UN이 정의하는 남아프리카의 범주에는 5개 국가가 포함됨: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 레소토, 보츠와나, 그리고 에스와티니. 해당 지역의 면적은 267만 km², 인구는 약 6800만 명인데 면적의 45%, 인구의 88%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지분. 남아공에 둘러싸인 두 작은 나라는 논외로 하고 나미비아와 보츠와나는 지도상으로 체급 자체는 남아공에 그렇게 뒤지진 않지만 거의 전국토가 사막인 연유로 인구는 레소토와 비슷한 200만 명(에스와티니는 100만 명으로 좀 더 적은 편).


아래 두 장 지도는 좀 더 예전에 그렸는데 요번에 함께 올림:



맨 위의 지도에도 보이듯 남아프리카의 대부분 지역은 사막이나 건조 지대로 이루어져 있고, 따라서 인구는 비교적 기후 조건이 괜찮은 남아프리카 동부와 희망봉 주변에 대부분이 거주함. 특히 매드 맥스 촬영지였던 나미비아의 경우 남회귀선 근처 + 한류라는 교과서적인 조합 때문에 전 지역이 건조지대라 몽골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밀도가 낮은 국가. 남아공 동남부 외엔 나미비아 북서부의 좁은 지역에 인구가 몰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일명 '쿠벨라이-에토샤 분지'로 불리는 지역으로 '오샤나'라고 불리는 건천들이 분포해 우기 동안엔 물이 풍부해진다고 함.



이 지역의 선주민은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코이산인이었지만 반투족의 확장으로 서기 500년경이면 반투족이 남아프리카 거의 최남단까지 도달하게 됨. 그러나 남아프리카 서부는 기후가 지나치게 건조했고, 케이프타운 일대는 우기와 건기가 완전히 반대여서 반투족들이 농사를 짓고 살 수 없었기 때문에 코이산족이 살아남았었는데 근대에 유럽인들이 이 지역을 발견하면서 (이하생략). 따라서 대부분 지역에선 반투어가 가장 많이 쓰이고, 근대까지 코이산족이 주를 이루었던 남아공 서부 지역과 나미비아 남부 지방에선 지금은 대부분 네덜란드어의 변형인 아프리칸스어가 널리 쓰임. 다만 백인들은 대체로 대도시에 한정되어 거주하고 있고, 해당 지역의 인구 구성은 백인이 아니라 혼혈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


남아공은 다양한 민족들이 거주하는 한편 보츠와나와 레소토, 에스와티니 ㅡ 이들 국가는 보어인이 내륙으로 팽창하자 영국의 보호령을 자청한 케이스들 ㅡ 는 한 민족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국가. 이 세 나라의 경우 세 나라 모두 자국보다 남아공에 거주하는 민족 인구가 더 많은 것도 특기사항. 나미비아는 다민족 국가이지만 앞서 언급한 쿠벨라이-에토샤 분지에 모여사는 오밤보족이 전체 인구 중 50%로 주류를 점하고 있음.



timeanddate.com에서 찾아본 남아프리카 주요 도시들의 올해 최고/최저기온 기록. (이하 그림은 구글 스트리트 뷰)



사진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노던케이프 주

위 표에서 제일 왼쪽에 나온 월비스베이를 비롯해 남아프리카의 서쪽 해안 지역은 전형적으로 한류의 영향으로 형성된 해안 사막 지대로, 비록 구글 스트리트 뷰는 거기까진 안 들어가지만 거대한 모래 사막이 분포하고 있음. 습도가 높고 구름이 많이 끼지만 강수량은 거의 없고, 연중 월평균 15℃ 정도의 서늘한 기온(이라기엔 사실 위의 표를 보면 남반구 기준 겨울엔 일교차가 많이 큼)을 나타냄. 해안의 몇몇 항구 도시를 제외하면 이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거의 없는 편.



위: 보츠와나의 간지 구(칼라하리 사막), 아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노던케이프 주(그레이트 카루)

남아프리카 서부의 내륙 지역은 면적 90km²의 광대한 칼라하리 사막과, 좀 더 남쪽에 위치한 카루(Karoo)라고 하는 건조 지역이 분포하고 있음. 두 지역 모두 해발고도는 높은 편인데 내륙의 칼라하리 사막은 거의 기복이 없이 평평한 편이고, 보다 바다 쪽에 가까운 카루 지역은 산맥들에 둘러싸인 고원의 모습을 나타냄.


위 표에서는 보츠와나의 수도 가보로네가 이 건조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 사실 이름은 사막으로 불리지만 쾨펜 기후구분상으로 이 지역의 기후는 스텝기후(BSh)에 포함되고 풍경을 봐도 작은 덤불이나 관목들이 여기저기 분포하는 편. 기온은 덥고 건조한 편이지만 해발고도가 1,000m 정도로 높은 편이라 비슷한 위도의 사하라 사막이나 호주의 사막들처럼 극단적인 기온이 나타나진 않는 듯.



위: 보츠와나의 북서 구(오카방고 삼각주), 아래: 보츠와나의 중부 구(마카디카디 호)

건조한 나미비아와 보츠와나 북부 지방을 쿠네네·잠베지·오카방고 등 몇몇 큰 강들이 흐르는데, 쿠네네 강 유역의 쿠벨라이-에토샤 분지나 오카방고 강 삼각주와 같은 습지대가 강 주변에 위치해 있음. 특히 오카방고 강의 경우 바다로 흘러가지 않고 칼라하리 사막 한가운데에서 말라버리는 내륙하천인데 하류에 세계 최대의 내륙 삼각주를 형성해 숲과 습지가 분포한 모양새로, 야생 동물이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유명. 사막 지역의 다른 특기할 것으로는 에토샤 호(Etosha Pan)와 마카디카디 호(Makgadikgadi Pan)라는 거대한 소금 사막이 존재하는데 과거엔 호수였다가 말라버린 곳으로 우기에만 물이 조금 들어옴. 마카디카디 호에는 커다란 염전이 존재함.



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림포포 주(부시벨트), 가운데: 음푸말랑가 주(하이벨트), 아래: 레소토(레소토 고원)

남아프리카의 동부 지역은 고원 지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비교적 기온이 (일교차는 크지만) 서늘하고 강수량도 적당해서 인구가 가장 많이 분포하는 지역. 위의 표에서는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와  블룸폰테인이 이 고원 지대에 해당됨. 월평균 기온으로 보면 요하네스버그 기준 최난월 19℃ / 최한월 9℃로 매우 양호해 보이나 표를 보면 역시 일교차가 많이 큰 편.


고원의 최북단 지역은 부시벨트(Bushveld)라 불리고, 해발고도가 750-1,400m 정도로 비교적 낮음. 이 지역은 고원 지대에선 비교적 덥고 건조하기 때문에 농사보다는 목축을 많이 행하며, 인구가 많진 않은 편. 조금 더 남쪽의 하이벨트(Highveld)는 해발고도 1,500-2,100m로 높고 평탄한 지형을 띄며, 자연조건이 제일 괜찮아 대도시들과 주요 농업지역이 모두 이 일대에 위치하고 있음. 가장 남쪽의 레소토 고원은 해발고도가 2,000m 이상으로 가장 높으며 기후 역시 가장 추운 지역. 드라켄스버그 산맥과 말로티 산맥이 레소토 고원을 지나가고, 남아프리카 최고봉인 타바나은틀레니아나 산(3,482m)도 이 고원 지역에 위치함.



위: 에스와티니(로벨트), 아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콰줄루나탈 주

더반이 위치한 동쪽 지역은 해발고도가 낮아서 아열대 기후가 나타남. 북쪽 모잠비크 국경 지대의 사바나 지대는 일명 로벨트(Lowveld)로 불리며, 해발고도가 낮지만 날씨가 더워서 말라리아나 수면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고 강수량이 충분하지 않아 고원 지대만큼 인구가 많이 거주하지는 않음. 위에 언급한 오카방고 삼각주처럼 로벨트 지역도 야생동물이 많이 분포한다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동남쪽 해안은 드라켄스버그 산맥에서 이어지는 산맥이 해안까지 내려오는데, 강수량이 많아 숲이 분포하고 인구밀도 또한 높은 지역.



사진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웨스턴케이프 주

케이프타운이 위치한 최서남단 지역은 아굴라스 곶이 위치한 남아프리카 내에서도 최남단에 위치한 지역. 캘리포니아 북부나 칠레 중부와 더불어 여름이 서늘한 지중해성 기후(Csb)를 띄는 지역으로 페인보스(Fynbos)라고 하는 초원이 나타난다고 함. 지형으로 보면 케이프폴드산맥에 속하는 자잘한 산맥들이 해안을 따라 늘어서 있음.



추가: 남아프리카 각국의 1인당 GDP.


남아프리카는 아프리카 내에선 가장 부유한 지역이지만 경제 성장은 다소 정체된 상태. 면적이 넓은 세 나라는 금·백금·다이아몬드·석탄·구리와 같은 지하자원 수출에 의존하는데 아무래도 원자재 가격의 영향을 매우 크게 받는 듯. 그래도 보츠와나의 경우 60년대 세계 최빈국에서 다이아몬드 수출을 바탕으로 중진국 수준까지 순조롭게 성장했는데 2010년대 들어서는 역시 자원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음. 에스와티니는 설탕 생산 및 관련 산업이 기간산업으로 만지니에 있는 크고 아름다운 코카콜라 공장이 GDP의 22%를 생산한다는 모양. 레소토는 나머지 4개국에 비해 경제적으로 크게 낙후된 편이고, 다이아몬드 광산이 하나 있긴 하지만 대부분 국민은 농업에 종사하고 있고 남아공에 거주하는 레소토 노동자들의 송금에 크게 의존한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