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부지가 무역회사서 일하면서 회사 지부가 있는 일본이나 홍콩쪽은 출장갈 기회가 꽤 있었는데 당신 소싯적부터 그렇게도 가보고 싶던 유럽은 회사 접을때까지 끝끝내 회삿돈으로 가 볼 기회가 없으셨음. 그래서 퇴근하시면 이런저런 여행책자들 사서 은퇴이후 여행 계획짜고 그러셨는데 그것도 쉰 넘기시니 이젠 여행도 싫고 안방에서 세상만사 귀찮아하시는 걸 보니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듦. 달리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고생하며 즐기는 배낭여행은 젊은이만의 특권이라고 생각함.


아래 소개하는 책은 아부지 말씀으론 90년대 초중반에 꽤 인기가 있던 책이라고 함. 이른바 하루 5달러 여행론에 입각해 쓰여진 가이드 북인데 나중에 내가 머리 커지고 읽어보니 상당히 재미있었음. 한정된 비용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주는 여행을 위한 고민이 담겨있었음. 또 학교에선 프로이센식으로 법제사 왕조사 위주로 유럽을 배웠다면 생활사는 이런 책으로 접근한다랄까, 유럽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사해 주었음.


이 책의 저자는 6년동안 자료조사 후 1989년에 세계여행을 떠났다고 함. 여행 자유화 이후 막 시작된 배낭여행 제 1세대였으니 나름 행운의 싸나이라 할 수 있겠음.


손그림 지도가 귀여움


일일 5달러 여행에선 유레일패스가 필수라 저런 기차 스케쥴이 아주 중요함. 숙소를 기차로 해결해야 하니까.


어린 마음에 가장 감명깊게 본 부분이 헝가리에선 빵이 우리돈 15원 남짓이라는거. 아마 당시 한국 물가와 비교해도 파격적으로 싼 가격이었을텐데(90년대초 스크류바, 새우깡이 100원이었다고 함)아직 사회주의 경제체제였으니까 가능한 얘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