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에는 판사가, 스포츠 경기에는 심판이, 하물며 급식충한테는 선생이 선악에 따라서 심판을 내리지만, 하지만 국제정치에는 심판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할 수가 없는 구조이다.


2차대전 이후 미국의 방식이 성공한 대로 이제는 식민지를 운영하는 시대가 아니라 경제적 종속을 시키는 시대가 왔다. 식민지는 말 그대로 독점이라 서로 박터지게 싸우는 원인을 만들었지만, 경제적 종속은 그냥 살아있는 곰에다가 웅담 뽑는 장치만 해놓으면 대대손손 여럿이 돌려먹을 수 있다. 해외의 인건비 싼 나라에 공장 지어주는 것은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경제적으로 빨대 꽂는거고, 외국인 노동자를 데려다 쓰는건 자국 내에 식민지 게토를 만들어 놓은 것이며 절차만 신사적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식민지에서 경제종속으로 트렌드가 바뀐 이 상황에서, 한국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먹는 쪽인지 먹히는 쪽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된다. 한국도 한 때는 식민지었던 역사가 있지만, 거기서 벗어난지 70년도 더 넘었다. 한국은 엄연히 공업기술로 성장한 선진국이고, 엄연히 먹는 쪽이다. 그건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다. 어차피 그런걸 심판할만한 존재는 지구상에 없다. 그저 돈벌고 안벌고의 문제이다. 물론 대우가 마다가스카르에 했던 짓처럼 대놓고 체리피킹하려 하면 안되고, 서서히 각국의 경제에 스며들면서 교묘하게 빨대 꽂고 잠식해나갈 생각을 해야 한다. 마약에 걸린 사람이 자신 스스로 뼈와 살을 내주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어차피 그들은 행복하다.


열심히 다른 나라 이곳저곳에 빨대를 꽂고, 선진국으로 올라오는 사다리를 보이는 족족 걷어차면서 이권을 챙겨야 한다. 미국이 전세계에 돈뿌리고, 일본이 버블때 재팬머니 뿌리고, 중국이 일대일로 하는 이유? 다 여기 있다.(물론 중국은 대놓고 체리피킹하려고 하니까 100% 실패하겠지만)


국제정치에 선악 들이대지 마라. 그런 순진한 소리나 하면 니 밥상의 반찬부터 하나씩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