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간 하스'의 깃발


(몽골의 대표적인 네오나치 단체 '차간 하스'의 본부. 왼쪽부터 Kh. 처이발상 전 몽골인민공화국 국가주석, D. 수흐바타르 전 몽골제국 국방장관, 테렌도르지 큰스님, 욤자깅 체뎅발 전 몽골인민혁명당 서기장)


몽골과 그 계열 민족들은 형태가 어떻든간에 극단적 민족주의가 퍼지기 쉬운 환경이다. 씹창난 현실과 대비되는 개쩌는 역사, 강대국들에 분할된 민족 등은 극단주의가 발생할 수 없는 종교에도 불구하고 극단적 민족주의는 생기게 된다.

그 첫번째 파도는 몽골 본토가 아닌 투바에서 시작되었다. 1989년 창립된 투바민주동맹과 그 산하 단체 투바불교도연맹은 적극적으로 투바의 자주권과 러시아인 혐오를 주장했다. 카드르-올 비첼데이 교수는 주권선언을 빌미로 모스크바에서 돈을 좀 더 뜯어내려는 온건파였지만, 투바불교도연맹은 교수의 통제 밖에 있었고, 1990년 수트홀 호수에서 일어난 러시아인 일가족 살인 사건(수트홀 호수에 낚시를 하러 간 일가족 중 부모는 익사하고, 15살 딸은 토막난 체 발견된 사건)은 투바인과 러시아인 간의 갈등에 불을 지핀다. 결국 1990년대 내내 500명 안팎의 러시아인이 학살당했고, 지방정부는 이를 처벌하기는 커녕 민족주의를 오히려 부추기며 학살을 조장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극단주의는 몽골 본토에도 퍼져갔다. 투바에서 시작된 불교극단주의는 1990년대 초 마찬가지로 정치적/경제적 혼란을 겪고 있던 몽골에도 유입되었고, '차간 하스'라는 극단주의 단체가 창립되었다.

이 단체는 초기에는 주로 '티베트 불교를 탄압하는 짱깨들을 박멸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을 내세웠지만, 점점 회원수가 많아지면서 '몽골제국 부활'부터 시작해 중국인은 물론이고 중국에서 유학하는 몽골인까지 반역자라며 테러하게 되었다. 또한 1990년대 후반에는 네오나치즘을 받아들였는데,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 우리 몽골의 현재 상황은 1939년 독일의 상황과 유사하고 우리는 히틀러의 통찰력을 재평가해야 한다.
- 칭기스 칸과 허를러깅 처이발상은 몽골 민족의 영웅 (주. 허를러깅 처이발상은 공산당 독재자)
- 아돌프 히틀러의 유일한 실수는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인 것
- 스와스티카는 원래 몽골이 원조
- 우리의 1차 목표는 내몽골 통일이고, 2차 목표는 칼미키아까지 우리 땅으로 만드는 것

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이었다.

그럼에도 몽골 네오나치즘은 사그라들지 않아서 1989년 데뷔한 몽골 힙합그룹 'ICE TOP'이 1990년대 말 UB33이라는 네오나치즘 단체를 설립하였고, '고토'(Toonot)라는 제목의 노래를 부랴트, 내몽골, 투바의 음악가들과 발표하기도 했다. 노래 중간에 나오는 몽골계 민족 나열과 몽골 통일 운운은 덤ㅋㅋ

물론 시대가 많이 변하고 몽골의 경제상황도 아주 나쁘지만은 않다 보니 지금은 성향이 많이 바뀌어서, 2013년 차간 하스는 나치즘 이념을 버리고 환경주의자 선언을 하여 이제부터 몽골의 자원을 뺏어가고 환경을 파괴하는 외국 기업과의 전쟁을 선포하겠다 발표했다ㅋㅋ UB33도 2018년 이후 활동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