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현재 우리나라의 방언권 분류의 기준이 된 지도로, 일본인 언어학자였던 '오구라 신페이'가 조선총독부로부터 후원을 받아 한국어를 연구하면서 1940년에 만들어진 것임.


이 지도를 기준으로, 평안도 지역 대부분은 서북 방언, 함경도 지역 대부분은 동북 방언, 전라도 지역 대부분은 서남 방언, 경상도 지역은 동남 방언, 제주도는 제주 방언으로 구분되며 나머지 지역은 죄다 중부 방언으로 묶임.


다만, 오구라 신페이의 연구는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자주 받는데, 초기 연구라는 한계도 있지만 방언 연구의 경우엔 방언의 특성상 음운에 훈련된 전문가가 현지에서 직접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오구라 신페이는 각지의 교사나 지식인에게 우편으로 자료 수집을 의뢰하고, 그들이 보내 온 간접 자료만을 가지고 연구했기 때문에 이러한 지적을 받는 것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방언 조사를 실시한 적이 없기 때문에 현대에 와서도 '오구라 신페이'가 만든 방언 지도에서 행정 구역 경계를 일부 조정한 지도를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음.


여기에서 충청도와 황해도, 특히 충청도를 중부 방언에서 떼어내어 독립적인 방언권을 구획하려는 시도는 여러번 있었으나, 방언의 특징이 맞물리는 뚜렷한 경계선을 찾을 수 없었고, '새국어생활'에선 1998년에 '충청 방언'과 '황해 방언'은 정확한 현지 조사를 통해 독립된 방언으로 구획할 근거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었음.


참고로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같은 방언권이면 공통된 특징들을 공유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정확한 것은 아님. 특히 중부 방언의 경우에는 서남 방언이나 동남 방언과 달리 주변 지역끼리 뚜렷하게 공유되는 특징들은 없고, 그렇다고 방언 경계선이 뚜렷하지도 않은 지역들을 한 데 묶어서 분류한 방언권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가면 대충 여기가 어디 방언권이구나 하고 확연히 구분되는 다른 방언권에 비해 지역별로 이질감이 크다고 함.


이 지도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이루어진 방언 구획을 나타낸 것으로 한국어 학자인 동시에 조선어학회 간사장을 맡아 사전 편찬 작업과 외래어 표기법 통일안, 한글 맞춤법 통일안 작성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이극로'에 의해 1932년에 만들어졌음.


이극로는 1927년에 독일로 유학을 갔는데, 이 시기에 유럽에 있으면서 한글을 보급하는 역할을 했으며, 특히 일본의 한국어 말살 정책에 대한 우려로 1928년에는 프랑스에 한국어 사료를 남기기도 했던 장본인임.


이극로의 구획에 따르면, 서북 방언의 경우엔 멸악산맥을 기준으로 북부는 서북 방언, 남부는 중부 방언으로 나누었으며, 동북 방언의 경우엔 당시 함경북도와 함경남도 전역을, 서남 방언의 경우엔  전라남도 남해안 일대를 제외한 전라남도 대부분 지역과 전라북도, 충청남도가 이에 속하며, 동남 방언의 경우엔 경상도 전역과 강원도 주문진 이남과 전남 남해안을 포괄하였고, 나머지 지역(황해도 남부, 경기도, 강원도 주문진 이북, 충청북도)을 중부 방언으로 분류하였음.


다만, 이극로의 연구에도 한계는 존재했는데 우선 방언에 대한 자료가 부족했던 1932년에 만들어졌다는 것과, 지도가 아닌 단순히 글로 적혀있다는 점, 그리고 내가 위에선 전남 남해안 지역이라고 했지만, 사실 전라도 어느 해안이 동남 방언에 속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혀있진 않았음.


그럼에도 제주 방언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이 결과가 타당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음.


나도 '오구라 신페이'의 방언 구획보단 이 구획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함. 다만, 충북에선 청주와 남부 3군은 충남처럼 서남 방언에 넣어야 되지 않나 싶음.



이 지도는 1967년, '이숭녕'에 의해 구획된 방언 지도임.


이 지도의 경우엔 '이극로'와 '오구라 신페이'의 방언 지도를 참고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대체적으로 행정구역에 맞게 방언권이 설정된 것을 알 수 있음.


다만, 앞선 지도들에 비해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지도이며, 한국인이 만든 지도임에도 불구하고 분단 이후에 만들어진 지도이며, 전국적인 방언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채 만든 지도이기 때문에 '이숭녕'의 방언 지도 대신 '오구라 신페이'의 방언 지도가 현재까지도 쓰이고 있는 상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