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군냥이의 행방불명 사건​​​​



​​선조 때 두 차례 연이어 일어난 왜란에 조선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다. 수많은 병사들을 잃었을 뿐 아니라 백성들의 삶 또한 참으로 피폐했다. 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해 식량난도 발생했다. 그래서 정유재란이 끝난 후 명나라의 군대는 전후 복구와 군사 원조를 위해 조선에 한동안 주둔해 있었다.


그리고 평양에서 어느날...


 이 무렵에 웃지 못 할 해프닝 하나가 벌어진다. 명나라 군대의 사령관 이승훈이 아끼는 고양이의 행방불명 사건이다. 머나먼 조선 땅까지 자신의 고양이를 데리고 온 사실을 비춰 보면, 그는 꽤나 고양이를 좋아했던 사람 같다. 특히 애칭에 유격(遊擊)이란 군 계급까지 붙여줬으니 얼마나 애지중지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그런 고양이가 갑자기 사라졌으니 주인이 가만있었겠는가!


이승훈은 병사들을 시켜 고양이를 찾도록 명했다. 수많은 명나라 병사들이 사방팔방 다니며 무언가 샅샅이 찾기 시작하자 주변이 발칵 뒤집힌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고양이는 어디에도 없었다. 접반사 황우한에게도 고양이를 찾아달라고 애걸복걸했다. 하지만 별 소득은 없었다.


그러자 이승훈은 곧 임금인 선조에까지 공문서를 보내 자신의 애묘를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황당했지만 조선을 도우러 온 명나라 장수의 청을 매몰차게 거부할 수 없는 처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