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행정구역은 1948년 건국, 아니 1945년 분단부터 다양한 변혁을 거쳐왔습니다.


  행정구역에 대한 북한의 정의는 '나라를 다스리기 위한 령토의 지역적 구획'으로 '국가적 지도를 아래에 접근시키며 중앙의 통 일적 지도를 강화하고 지방의 창발성을 최대한으로 보장하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합니다. 1948년에는 헌법을 제정하여 중앙 및 지방 행정구역을 제정하는 한편 2008년에는 별도의 행정구역법을 제정하여 행정구역 설정을 법제화 하였습니다. 다음은 여러 자료에서 나온 북한의 행정구역 체계 변화과정입니다.




출처 : 김남열. 1996. 남북한 지방행정 구역에 관한 비교연구. 강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출처 : 정중석. 2001. 북한의 지방행정 체제에 대한 연구. 가톨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출처 : 남성욱, 황주희. 2018. 북한 행정구역 개편의 함의와 행정통합에 관한 연구. 통일정책연구 제27권 1호 pp. 113~142


북한의 행정구역 변화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전통적 행정구역의 세분화

  - 전통적 행정구역을 작은 규모로 분할, 혹은 부분적으로 통폐합하여 그 수를 확대시켰으며, 특히 군에서 두드러진다. 이러한 군의 숫자 증가를 북한에서는 '국가관리 활동의 민활성을 보장하고 정치, 경제, 교통, 문화활동을 더욱 촉진시키기 위함'이라고 설명하는데 이로 보아 군이 가장 기초가 되는 생산의 기본단위로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면의 폐지 및 노동자구 신설

  - 1952년 12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에서 정한 것으로 '종래 행정체계의 불합리성을 퇴치하고 상부의 지도를 하부에 접근시키기 위함'으로 그 목적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일성은 ' 면(面) 인민위원회가 리(里)의 실정을 제대로 모르고 군(郡)인민위원회에서 내려온 결정 과 지시를 그대로 리(里)에 내려 보내고 있다 ' 라고 지적하였으며 이에 따른 지방행정의 원활화를 목적으로 면을 없애고 시,군,리 3단계 행정체계로 개편하고 리인민위원회에 유급 일군을 배치하였습니다. 또한 노동자구를 신설하였는데 로동자구는 '400명 이상의 성인 주민을 가지며 65% 이상이 로동자들로 이루어진 공장, 광산, 탄광 등 마을과 어촌 지역에 조직'되는 행정구역으로 군 아래에 있지만 도시지역으로 간주되고 각종 공업의 합리적 배치를 위한 방안으로 설치되었습니다.


3. 김씨 일가 우상화 차원의 개명사례와 사람이름을 지명으로 다수 채용

  - 김일성 가계 및 혁명 관련 지명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들의 업적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수식어 또한 자주 사용됩니다. 또한 황해남도 재령군 김제원리(金濟院, 재령군 출신으로 자신이 분할받은 토지에서 나온 쌀을 애국미로 헌납하였고 이를 필두로 애국미헌납운동이 벌어짐), 함경북도 김책시, 은덕군 안길리(安吉, 김일성과 함께 만주 항일운동 경력이 있음, 전후 북조선로동당 중앙위원 역임), 강원도 평강군 리수덕리(李修德, 북한 여성항일운동가, 공화국영웅 칭호) 등등 다양한 지명이 있습니다.


4. 행정구역 지명의 우리말화

  - 북한에서 언어는 '민족의 자주와 존망과 관련되는 사활적인 문제'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에 비상설로 '국가지명위원회'가 신설되어 있으며 북한 내부에서는 이런 우리말화나 다양한 지명 변경을 '인민적 어휘에 기초하여 땅이름을 재편성하고 정치, 사상적으로 건전한 어휘들로 재편성'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대표적 사례로는 평양 만경대구 웃고개동, 자강도 희천시 솔모루동, 황해북도 송림시 꽃핀동, 황해남도 장연군 샘물리, 함경남도 금야군 솔밭리 등등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새별군, 새길동, 새거리동, 새마을동, 새살림동, 새우물동, 새날동, 새골동, 새날리등 '새'가 붙은 지명이 많습니다.


5. 행정구역명의 전투적 색채

  - 모란봉구역의 항미동, 전승동, 전우동, 강원도 원산시 승리동 등 전투성을 띈 지명도 다수 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북한 내부적으로도 자료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지리정보를 국가기밀로 간주하여 실시간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행정구역 사항은 '조선지명편람(2001), '광명백과사전(2011)'에 나와있지만 여기에도 누락된 기록이 다수 존재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 법체계에서는 행정구역 개편이 있을 경우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 정령으로 공포하고 1개월 안에 집행해야 하지만 공포 없이 그냥 개편하는 사례도 자주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북한에서 매년 발간하는 '조선중앙년감'에는 북한 전도가 수록되어 있으나 이 지도로는 구체적 행정구역 개편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2005년 발간된 조선향토백과사전, 이를 디지털화여 제공하는 '북한지역정보넷' 역시 북한 원전을 실고 있지만 실상은 알 수 없고 그저 북한에서 제시한 자료들을 늘어놓는데에 그치고 있습니다. 아마 북한의 완전한 군리지도를 작성하려면 통일이 되어서 서고에 있는 자료들을 몽땅 끌어내거나 아니면 북한 정부에서 공개하지 않는 이상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북한 지도를 만드려는 시도를 하시는 여러분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적습니다.


참고 문헌 


김남열. 1996. 남북한 지방행정 구역에 관한 비교연구. 강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정중석. 2001. 북한의 지방행정 체제에 대한 연구. 가톨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오재일, 박정민. 2002. 남북행정구역의 변천과 발전방향. 행정논총. 제 40권 2호

남성욱, 황주희. 2018. 북한 행정구역 개편의 함의와 행정통합에 관한 연구. 통일정책연구 제27권 1호 pp. 11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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