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만추
"흡! 히얏!"
"와아! 미코토니 정말 멋지시옵니다!"
"고맙습니다 하루히메 님."
파밀리아 홈 안뜰에서 단련을 하는 미코토와 그걸 지켜보면서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박수를 치는 하루히메. 확실히 그녀의 몸놀림 만큼은 단장인 벨 보다도 화려했고 멋졌다.
"미코토 님 목욕을 하시겠다면 목욕물을 받아 놓겠사옵니다."
"하루히메 님 그럼 부탁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저는 제 무기들을 정리하고 오겠습니다."
미코토가 무기들을 정리하고 다시 1층으로 내려오자 벨과 벨프가 홈으로 들어왔다.
"으아~ 땀 범벅이 됐잖아."
"그러게 뭐 하러 그걸 구경을 하냐. 재밌을 것도 없는데 말이야."
벨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아니 두 분다 웬 땀을 그렇게...?"
"내가 작업 하는 거 구경한다고 이 꼴이 됐어."
"아 그럼 지금쯤이면 목욕물이 준비되어 있을 테니 두 분 먼저 씻으시지요."
"고마워요 미코토 씨."
벨과 벨프는 옷을 훌렁훌렁 벗어 제끼고 목욕탕 문을 열었다.
"오늘은 릴리꼬마가 저녁 당번인가. 이거 푸짐한 저녁식사는 글렀군."
"그래도 맛은 있잖아?"
"맛이야 뭐 나쁘지 않은데 반찬이 너무 빈약하단 말이지. 음? 저거 누구 옷이야?"
"저거 하루히메 씨 옷인것 같은데..."
샤워를 하던 도중 벨프가 목욕탕 내부의 한쪽 선반에 하루히메의 옷이 곱게 접어져 놓여 있는걸 발견했다.
"목욕하고 안 가져 가기라도 한 건가."
"그럴수가 있나?"
옷에 의문스러운 눈길을 주고 있을 때
"푸하악!!"
별안간 하루히메가 욕탕 안에서 튀어 나오는 게 아닌가.
"하..하루히메씨...?!!"
"어, 어이 너 왜 거기에...?"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하루히메에 깜짝 놀라며 간신히 가릴 곳만 가린 나체 상태의 두 남성을 보고 하루히메는 눈이 뱅글뱅글 돌아가더니 결국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하루히메씨!"
"아니 이 녀석은 대체 왜 여기에 있었던 거야! 젠장 일단 나가서 미코토나 릴리꼬맹이를... 아니야 릴리꼬마는 안 돼. 벨 귀찮아지기 전에 일단 얼른 나가자."
"하지만 하루히메씨가..."
"그럼 네가 저 상태로 부축이라도 할 거냐?"
"그..그건......"
"일단 주신님...은 아직 안 오신 것 같고 릴리꼬마 녀석 눈에 안 띄게 미코토를 찾자. "
벨프는 지금 이 상황이 다른 여성 단원들 특히 헤스티아나 릴리의 귀에 들어가면 꽤나 귀찮아 질 것이라는 걸 직감하고 있었다.
똑- 똑-
"아 벨 공 벨프 공 목욕은 벌써 끝내셨습니까. 그럼 저도..."
"미코토씨.... 하루히메 씨가..."
"하루히메 님에게 무슨 일이라도?"
"지금 목욕탕으로 내려가 봐. 가서 너무 놀라지는 말고. 그냥 잠깐 기절한 것 뿐이니까."
미코토는 욕조 안에 쓰러져 있는 하루히메를 발견했고 급히 그녀를 구출(?)한다.
일단 옷부터 단정히 입히고 기절한 하루히메를 침대까지 데려다 놓으니 간신히 일단락 된 상황. 하루히메 못지 않게 놀랐던 벨과 벨프 역시 가슴을 쓸어 내렸다.
"제 불찰입니다...설마 하루히메 님이 목욕탕 안에서 목욕을 하고 계실 거라고는 생각을... 아마 저와 같이 목욕을 하려고 안에서 기다리고 계셨던 것 같군요..."
"일단 주신님한테는 비밀로..."
"그게 가능할 지 어떨지..."
***
"벨 님.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으세요?"
"아 아니야 릴리."
"벨 군. 뭔가 고민이라도 있는게냐?"
그날 저녁 식사 시간. 헤스티아뿐만 아니라 릴리도 벨의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게다가 미코토군과 하루히메군도 뭔가 이상해 보이는구나. "
고개를 들지 못하고 조용히 밥만 먹을 뿐인 단원들.
"어허 내가 들어줄테니 고민을 말해 보거라."
"고민같은건 없으니까 괜찮아요 주신님..."
"벨 군 답지 않게 숨기고 있구나. 미코토 군 혹시 뭐 아는거 없나?"
"자, 잘 모르겠습니다..."
결코 신을 속일 수는 없었다. 헤스티아의 끈질긴 추궁 끝에 결국 그들은 그냥 말씀 드리자는 눈짓을 주고 받았고 미코토가 대표로 설명을 했다.
"저..저 요망한 것! 내 이런 음험한 계획을 세우고 있을 줄 알았다! 나의 벨 군에게 그런 식으로 접근하려 하다니!!!!!!"
벨과 미코토가 아무리 변명을 해도 헤스티아는 제대로 듣지 않았다.
"목욕탕 안에 같이 있는 건 나도 못해본 일이거늘......!"
"죄..죄송하옵니다."
"하지만... 사고였다고 하니 내 특별히 용서하겠다."
그래도 생각 보다 별 소동 없이 넘어가니 안색이 밝아지는 단원들.
"하지만! 오늘 밤에 벨 군은 나와 단둘이 목욕을 하는거다!"
"무..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에요 주신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