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애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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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사람에 따라 잔인한 묘사 있을수 있음


"우리 꼬맹이는 날아다니는 의자를 타고다니더니 겁대가리도 하늘로 날려 보내셨나봐?"


"땅바닥이나 기어다니는 벌레주제에 기백하나는 봐줄만하군."


알렉스, 그리고 로자리아. 이번 클리포트 게임에서 그녀들은 두번째 만남이었다.

첫 교전 당시 로자리아는 기습 공격으로 류드밀라를 떨어트리고 충분히 우위를 점할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 이후 기분 나쁜 웃음소리만 전장에 남긴채 사라졌다.

유희를 즐길뿐임을 강조하며, 자신의 오만함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었다.

도발임을 알고 있음에도 알렉스는 지금 눈앞에 있는 전우의 원수를 두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세계를 간단히 멸망시킬수 있는 클리포트의 마왕 앞에서 알렉스는 공포와 절망 보다는 분노와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침이 박혔던 왼쪽팔의 고통도 어느새 잊어버렸다.


"그래. 그 시덥잖은 시계가 하늘이라도 날게 해줄수 있나? 지금 이몸의 발가락 하나 건드릴수 있을거라 생각해?"


"흐응? 우리 애기 개념좀 심어줘야겠네? "


쿠쾅! 


약 20m 정도의 높이에서 자신을 내려다 보는 건방진 꼬맹이.

알렉스는 땅을 구르며 순식간에 도약해, 로자리아가 있는 높이까지 순식간에 튀어 올랐다.

알렉스의 무기 대검형 디바이스는 이미 충전이 끝나있었다. 단순히 휘두른 것만으로도 3종 정도는 가루도 안남기고 부숴버리는 정도의 위력이다.

디바이스에 이터니움이 한계치까지 충전된 상태라면 제 아무리 마왕이어도 유효한 타격을 줄수 있을 것이다.

로자리아는 자신의 생각보다 빠르게 접근하는 알렉스에 당황한 듯했다.

그녀의 날아다니는 옥좌에서 8각형 형태의 마법장벽이 형성되었고, 그걸로 알렉스의 돌격을 받아내었다.

어찌나 강하던지, 마법 장벽은 깨져버렸고, 의자가 조금 흔들렸다.

알렉스는 튕겨져 나갔지만, 공중에서 자세를 고쳐잡아 지면에 안정적으로 착지해 다시 돌격 태세를 갖췄다.


"우리 애기 무서워서 오줌이라도 싸면 어쩌려나?"


"실컷 떠들어둬라. 복제인간. 니 년 정도면 발가락 두개 정도로 상대해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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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리아는 자신의 비행고도를 낮춰 알렉스에게 천천히 접근했다.

어떠한 공격도 하지 않고 그저 알렉스의 돌진 공격을 받아서 튕겨낼 뿐이었다.

알렉스 이외의 공격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관리국의 일반 병기로는 그녀의 맨살조차 뚫을 수 없을 정도로 약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차의 포격 조차도 그녀의 솜털조차 태우지 못했다.

그럼에도 알렉스의 공격은 유독 집요하고 강력했다. 오히려 물리량으로 보았을때는 전차포에 한참 미치지 못했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폭발하는 디바이스의 출력이 오히려 강력한 타격을 주고 있었다. 

알렉스가 보호막을 일합에 파괴하기는 했지만, 자신이 튕겨져 나갔다.

다시 거리를 좁히면 보호막이 생겨있으니, 로자리아 본체에게 타격을 주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이는 알렉스를 오히려 고양시켰다. 디바이스의 리미터가 풀리고, 자신의 CRF가 디바이스에 크게 집중되기 시작했다.


"헤에? 이제 진짜 힘좀 써볼게 꼬맹아? 잘 받아보라고?"


자신의 전우가 이 년에게 목숨을 잃을 뻔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이 년에게 고통받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이 년을 용서 할수 없다.

디바이스에서 주체하지 못한 CRF 출력이 붉은 색 연기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이대로 베어버려서 한방에 끝내버리면 된다.

 

빠각!


가만히 턱을 괴면서 알렉스를 지켜보던 로자리아는 앉은 채로 왼발을 뻗어 엄지 발가락을 살짝 들어 올렸다.

그러면서 무언가가 알렉스의 턱을 밑에서 위로 강하게 쳐 올렸다.


"칵!"


알렉스의 입에서 검붉게 뭉친 피가 쏟아졌다.

무엇에 당했는지조차 알수 없었다. 

그저 로자리아의 발가락이 살짝 꼼지락거린 것만으로 자신이 뛰어왔던 거리만큼 피를 토하며 튕겨져 나갔다.

알렉스는 그렇게 튕겨져 나간채로 일어서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CRF 출력을 크게 써버린 탓에 오로지 물리력만으로 자신의 몸을 일으켜야 했지만,

큰 상처를 입은 알렉스는 중환자인 상태로 전장에 떨어진거나 마찬가지였다.

로자리아의 옥좌는 지면에까지 내려와 천천히 알렉스에게 다가갔다.

알렉스가 다른 전대원들의 화망에 포함될정도로 로자리아가 가까이 다가가자, 전대원들은 사격을 멈추고, 근접 전투 장비들을 빼들어

기합을 내며 알렉스를 구하기 위해 달려갔다.

대원들이 알렉스에게, 아니 로자리아에게 다가가자, 알수없는 압력이 온 몸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실제 물리적인 압박감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여기 있는 모두가 덤벼도 어떻게 할수 없는 압도적인 존재가 내뿜는 위압감은 몸 전체를 짓누르며 꼼짝도 못하게 하고 있었다.

알렉스는 이런 공포적인 존재를 초월해나가며 싸우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알렉스조차 마왕의 발가락에 희롱당하는 존재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더 꼼지락거리라고 벌레같은 년아. 이래서야 하나도 재미가 없잖아?"


퍽.

로자리아는 다시 발가락을 휘둘러 알렉스를 가볍게 공중으로 띄워냈고, 그대로 땅바닥에 박아버렸다.

자신이 힘을 휘두른 것만으로 무력하게 무너진 장난감을 보며 로자리아는 환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못일어나면 이 몸이 좀 도와주지. 세 명 정도면 되겠나?"


"그... 그만."


퍽.


쓰러져 있던 알렉스를 향해 달려오던 방패병 하나의 방패가 깨지면서 그 뒤에 있던 핼멧이 분해되었다.

그리고 그 핼멧이 있던 자리에는 붉은 액체가 흘러 나오고 있었고, 방패병은 맥없이 쓰러졌다.


퍽.


로자리아가 바라보며 딱밤을 튕기듯 오른손 검지를 튕겨냈고, 직선 경로에 있던 소총병에 몸통에는 커다란 포탄을 맞은 듯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그... 그만해줘.."


콰직

로자리아는 왼발로 땅바닥을 살짝 즈려 밟았고, 왼쪽에 있던 관리국 검사는 위에서 무언가가 크게 짓눌린 듯이 찌그러져 형체도 없이 부서져 버렸다.


"그만하라고 했잖아!"

알렉스의 눈에서 붉은 빛이 세어 나왔다.  


"죽여버릴거야! 이 개같은 년! 찢어버릴거라고!!!"


그녀의 CRF는 일격에 다 사용해버렸다. 다리는 이미 부러졌다. 팔은 침식체에게 박혔던 침의 상처가 다시 온 몸에 전류를 흘러 보낸다.

그러나, 그 모든것이 알렉스. 그녀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클리포트의 마왕? 그것이 무엇이 되었던 사랑하는 전우, 그리고 사랑하는 애인의 장애물이라면 치워버린다.

그것이 알렉스의 방식이었다. 그녀의 섬세함과 상냥함.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검은 그 누구도 꺾을 수 없었다.


"캬아아아악!"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알렉스는 디바이스를 휘둘렀다. 로자리아를 스쳐 지나가고 검은 유리 조각처럼 부서지며 흩어졌다.

그리고 로자리아의 왼쪽 눈 아래에는 베인 상처가 벌어지며, 피가 맺혀 흐르고 있었다.


"..."

순간 정적이 흘렀다. 전대원들을 유린하며 흥분에 가득했던 로자리아의 웃음기가 순간 사라졌다.

그후 로자리아는 눈을 지긋이 감았다가 천천히 뜨며 날카롭게 알렉스를 내려다 보며 말했다.


"나를 일어서게 만들다니.."


로자리아는 꼬았던 다리를 천천히 풀면서 일어나 오른손에서 붉은 빛을 길게 뽑아내었다.

그리고 그 붉은 빛을 하늘을 향해 들어 올렸고, 붉은 빛은 더욱 커지며 하늘로 솟아 올랐다.

로자리아는 천천히 빛을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훑어서 지나갔다.

저 멀리서 포격을 멈춘 무인 전차들이 위 아래로 갈라지며 폭발했다.

로자리아를 향해 달려오다가 위압감에 짓눌렸던 전대원들은 상반신이 타들어가며 사라졌다.


"적당히 했어야 했노라. 건방진 복제인간."

"이 몸에 상처 입힌 인간이니 이 몸이 직접 처형해주는 영광을 주겠노라."


"그 영생을.... 나같은 벌레한테 받은 상처를 보며 살아가라고,... 퉷."


"....."


쿠슉.


알렉스의 심장이 붉은 빛이 관통하며 타들어간다. 

그녀의 독기가득했던 눈이 풀린다.

그녀의 붉은 피가 흘러내려 설원을 적셔 나간다. 


'사랑했어... 대장, 그리고 얘들아...'

'.... 사랑했어... 자기... 사랑해 그리고 미안해..'


그리고 그렇게 먼 하늘을 바라보며 자신의 생명이 꺼져가고 있음을 느끼던 알렉스였다.


!


그녀는 메이즈 전대의 요람 설원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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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 전대. 늦었습니다. 이미 침묵입니다."


"몇번이고 봐왔다고 생각했었는데, 언제나 익숙하지가 않군."

"........"


보고를 받은 관리자는 담담히 말하는 듯 했다.

수도 없이 경험한 동료들의 죽음. 알렉스라고 해서 특별할 것도 없었다.

그녀가 그저 자신에게 과한 애정을 품고 있었을 뿐 관리자가 그녀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진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각자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는것이 독이 될수도 있다는 것을 관리자는 오랜 세월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은 왠지 모르겠다. 손발이 떨린다. 북받쳐 오는 감정을 견딜수가 없다.


"관리자님?"


"혼자 있게 해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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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리아는 코핀 컴퍼니의 주력 전대중 하나를 장난감처럼 망가트리고는 곧 흥미를 잃은 듯 사라졌다.

그러나 그녀는 흥미를 잃은 것이 아니었다. 세계의 정점에 서있는 자신에게 생체기를 낸 알렉스에게 합당한 벌을 주지 못했음에 화가 나 있었다.

그대로 코핀함을 공격할수도 있었지만, 자신의 순간적인 감정으로 큰 계획을 망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관리자는 설원 한가운데에 있던 차가운 그녀의 몸을 끌어 안았다.

불타는 듯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차가운 그녀의 몸에 온기가 돌아오지는 않았다.

그 때 자신이 화를 내지 않았다면, 자신이 그녀를 지켜줄수 있었다면, 

그녀는 상처입더라도 웃음을 잃지 않았을 것이고, 그의 곁을 지켰을 것이다.

동료가 죽은 것은 수도 없이 경험해왔다. 특별한 감정 같은게 있을리 없었다.

그러나 알수 없었다. 그가 지금 흘리는 눈물은 무엇이고, 자신의 실수, 그리고 나약함을 탓하는 건 어째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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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가 최애캐인데, 하도 약하다고 해서 글좀 써봄.

괴롭힐려고 썼다기 보다는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꺾이지 않는 알렉스의 정신 그 자체를 쓰고 싶었음.

캐릭터들의 묘사가 설정과 조금 다를수도 있고

관남충이 존나 나쁜 새끼같기도 하다.

관남충이 나같은 찐따여서 알렉스가 죽은거야..

관남충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더 애호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