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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후속편임


드디어 하늘에서 내려오던 붉은빛이 사그라진다.

긴 싸움이었다.

클리포트 게임이라는 의미없는 복수극

하지만 싸움의 마지막.

마지막 마왕들과 사라져가는 "그녀"에게서 들은 얘기는 충격적이었다.


'너는 다른 "유미나"랑은 다르구나.'


유미나가 여러명이 있었던가?


하지만 내가 질문을 할 틈도 없이 그녀는 소멸해버렸다.


정말 알 수 없는것 투성이다.



"미나양 어디로 가는건가?"

나의 뒤에서 부른건 관리자님이었다.

놀라운 사실은 사장님이 이전부터 존재해왔던 관리자님이랑 같은 사람이었다는거.

처음 밝혔을때 서윤이가 놀라지 않았다는건 나만 역시 모르고 있었던거겠지.


"전 언니가 있는 병원에 가려고요."


너무나도 소중한 언니가 있는곳에 지금이라도 가야한다.

"미나양.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네."

"....."


"그래도 갈거에요. 제 하나뿐인 언니인걸요."


온 세계가 불타버린 지금

그곳만이 안전할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하지만 그래도 난 가야만 한다.

"말리지는 않겠네. 다만 금방 돌아오게나."

너무나도 고마운 관리자님

언니의 치료비도 내가 부담이 안될정도가 되자, 회사의 지원금 명목으로 대신 병원비를 내주셨던게 기억난다.

그리고 지금은 격한 전투 끝에 한쪽눈을 잃은 상태이기도 하다.



"죄송해요. 금방 돌아올게요."

나는 발걸음을 돌려, 뛰기 시작했다.

통상적인 차량의 속도보다 내가 뛰는게 훨씬 빨랐다.

이런 일로 함선을 타고 가는건 너무나 큰 민폐같아서 결국 이렇게 가는게 맞았다고 생각한다.

걸음을 옮길때마다. 예전에 있었던 추억들이 샘솟는다.

처음 폐공장에서 기억을 잃은 나를 데려왔던 기억

초등학교 졸업식때 맛집이라며 빵집을 데려갔었지.

16번째 생일에는 술을 너무 마셔서 내가 들고 침대에 눕힌것도 기억난다.

그리고 마지막. 그때는 몰랐었지만 나한테 워치를 줄때 언니의 울 것 같은 표정이 떠오른다.

그리고 워치를 받은 그날. 나는 친구들을 잃었다.


나진이가 지금도 나를 위해 겁먹은 다리로 침식체를 유인하던게 떠오른다.

차라리. 내가 그녀석의 마음을 일찍 알아차렸다면.

끔찍했다.


나진이와 나래랑 같이 놀던 기억들도 떠오른다.

내 생일때 나한테 실수로 축하한다는 말을 좋아한다고 말했었지.

그때는 그저 실수로, 나래가 장난을 친거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진이는 나를 좋아했었어...

죄책감이 다시끔 올라온다.

나래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자신의 동생을 죽게 만든 원인이 다름아닌 가장 친한 친구라면.

그런데도 나래는 마지막에 나를 용서해줬다.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정말로 한때는 워치를 준 언니가 미웠다.



워치만 없었다면.

내가 카운터가 되지 않았더라면.

그래도 난 언니를 미워하는게 불가능했다.


모든건 내 잘못이다.

얼마나 달렸을까.

어느새 병원이 보이기 시작했다.

병원이라고 내가 알아볼 수 있었던것은 매일 보던 간판이 근처에서 굴러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발...제발!"


안돼.

이럴수는 없어.

아직 미안하다고 말도 못했는데.

아직 사랑한다고 고맙다는 말조차 못했는데.

이렇게 끝날수는 없어.


난 잔해를 필사적으로 치웠다.


치우고 치우고 그러다 튀어나온 손을 발견했다.

나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빠르게 근처에 있는 잔해를 모조리 날려버렸다.

잔해를 치우고 나타난건 한번씩 얼굴을 마주쳤었던 간호사님이었다.

하반신은 어딘가로 사라진채.


"내가 미안해 언니...제발...."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이 사람이 여기있다는건 다른 사람들도 대피를 못했다는 증거와도 같았다.

나는 계속 잔해를 치웠다.

그럴수록 내가 병원에 다니면서 보았던 익숙한 얼굴들이 보이고

결국.

조그마한 곰인형을 찾았다.

내가 어느날 언니에게 사주었던 곰인형.

그 인형은 언제나 창가쪽에 세워놨었는데.


"안돼....안돼....."


나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바닥에 엎드려 오열을 했다.


"미안해...내가...미안해...언니...."


언니를 먼저 구하러 왔어야했다.


그딴 숙명따위 개나 줘버렸어야 했어.


세상을 지킨 구원자같은건 필요없어.

가족조차 구하지 못한주제에.


곰인형에 얼굴을 파묻은채 하염없이 울었다.


나는...나는 도대체 뭘 한거지?


마지막 희망을 붙잡고 잔해를 치워나갔다.

치우고 치우고.

결국 다 치웠지만 언니는 보이지 않았다.

"뭐...해 꼬맹이."


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온다.

설마...

"언....니?"


뒤에는 한손으로 피가 흐르는 옆구리를 잡고 있는 언니가 있었다.








"왜 울고 있어?"

"언니...내가 늦게 와서 미안해."


언니는 힘들게 다리를 끌며 내게로 다가왔다.

분명히 물어보고 싶었던게 있었을것이다.

하지만 그딴건 이제와서는 상관없다.

"하....하 다 컸네 다컸어."

힘들게 올린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은 언니

"언니...."

"언니가 미안해. 내가 멋대로 맡겨버려서 많이 힘들었지?"

가슴에 쌓여있었던 울분이 폭발한다.

그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했었다.

내게 있었던 일은 타인의 일이었으니까.


"아니야...아니야...언니가 잘못한거 없어.."

난 눈물이 묻은 손으로 언니를 안았다.

언니는 시간이 얼마 없다.

그게 내 마음을 조여왔다.


"정말 미안해...그래도 살아있어줘서 고마워."

"그리고.....숙명을 이겨낸거 축하해. 미나야."


미나


"언...니?"


내가 다시 본 언니의 얼굴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빨리 말하려고 했는데 늦었네. 내 이름은 유미나야."


그리고 바뀌어진 느낌


"네가 싸우는 모습은 지켜보고 있었어."


언니...


"미나야 내가 너에게 해줄말은 정말 많은데..."


언니가 무너져내린다.


"내가 시간이 이제 없어."


"안돼! 날..버리고 떠나지 말아줘!"


억지로 웃지마

제발 그러지마


"멍청이 꼬마가 어느새 이렇게 크다니 뒤를 맡겨도 되겠어."

서서히 감기는 눈.

"흑..흑...언니..."

이제서야 만났는데.

"미나야. 나랑 같이 있어줘서 고마웠어."



내 얼굴에 올려졌던 손이 차디찬 바닥에 힘없이 떨어졌다.

"이러지마....제발...흑...제발.."


말은 공허하게 하늘에 울렸다.

아무리 외쳐도 누구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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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면서 울어본건 처음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