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도 본인의 할아버지가 참전용사이셨던 분들이 있을 거임
울 할아버지도 1949년에 경찰로 임관(첫 번째 사진이 임관하신 날 찍은 사진이라고 하시셨음)하셨다가 50년에 전쟁터지고 국군이랑 지역 방어 하다시다 북괴한테 포로로 붙잡히셨음

속옷만 입힌 상태로 포박줄에 묶이시고 해뜨는 대로 공개 총살(경찰은 브르주아, 공무원, 지식인 중 공무원에 포함되니 총살한다는 되도 않는 이유)도 하겠다고 했는데 포로로 잡힌 동료분들하고 간신히 야간에 탈출하시고 부산까지 걸어서 도주했다고 하심

인천상륙작전 이후 국군이 북진 개시하고 할아버지는 당시 소속돼 있던 경찰 기관 명령에 따라 지리산 빨치산 토벌 작전(두 번째 사진이 당시 사진)에 종군하셨음


그렇게 고생하셨음에도 전후에 '패주자'라는 이유로 권고사직 당하시고, 훗날에 유공자 신청하니까 '증빙서류 부족'으로 올해 5월 돌아가실 때까지 유공자 인정 못 받으셨다


유공자 인정 못 받으신 거야 할아버지께서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다며 한탄하시지는 않으셨는데,

전쟁으로 인해 얻은 PTSD(끈이나 벨트 같은 것을 몸에 못 두름, 어두컴컴한 단칸 방에 오래 못 계심)는 92세 일기를 마치실 때까지 평생을 괴롭혔는데 국가에서 이런 것까지 외면한 거 생각하면 우리 할아버지도 결국엔 역사 속 이름 없는 용사가 되셨구나 생각이 듦

만약 본인의 할아버지가 한국전쟁이나 월남전 참전 용사시면 전후 PTSD가 있으신지 없으신지 잘 살펴보고 있으시다면 더 늦기 전에 마음의 상처 치료해드렸으면 좋겠음

어쨌든 울 할아버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