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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 - Case 리플레이서 비숍 No.2


비숍과 만나기로한 주말 오전.


만나기로한 역앞은 의외로 한산했다.


그녀를 찾기위해 주위를 둘러보니 분수대앞에 사람들이 몰려있는 것이 보였다.


길거리 공연이라도 하는걸까? 흥미가 생겨다가가보니 비숍이 바이올린을 연주하고있었다.


요즘 기숙사에서 늦게까지 음악소리가 들린다했더니 저런걸 하고있었나.


비숍이 내가 다가온 것을 눈치챘는지 서둘러 연주를 멈추고 말했다.


"미안해 사장님, 잠깐 시간 좀 보낸단는게 그만...시끄러웠지?"


"전혀, 오히려 계속 연주해줬으면 좋을 정도라네."


"....고마워. 이제 가자."


"이 정도로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인사정도는 해주지 그러나? 마무리 인사도 공연에 포함되는 거라네."


비숍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부끄러운듯 고개를 살짝 숙이고 내팔을 잡아끌더니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했다.


"이거..엄청 부끄러워...다음부턴 이런거 시키지마..."


앞서가는 그녀의 걸음을 따라잡자 얼굴을 새빨개진 그녀의 얼굴이 보였다. 


역시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다.


본체의 영향일까? 


분명 나래란 아이도 상냥한 아이였겠지.


"그래서 같이 보고싶다던 영화는 뭔가? 로멘스?호러?"


"나중에 알려줄게. 잠깐 근처 카페라도 가자."


분명 비숍이 약속장소에 도착한게 한시간 정도 전이었나? 


내가 올때까지 40분정도 계속 연주하고 있었으니 목이 마를만도 하지.


그녀가 온 시간을 알고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리플레이서 간부들에겐 전부 발신기가 부착되어있다.


리플레이서 조직의 연구자료나 기술등을 탐내는 다른 단체들에게 납치당하거나하는 불상사를 막기위해서다.


그녀들의 신변보호 차원에서 장치해놓은 것이지만 이런데 시답잖은 용도로 사용해도 문제는 없다.


근처 카페로 들어가서 창가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마시고싶은게 있나? 내가 사주지."


사양하는 기색은 없어보인다.


"코코아로 부탁할게."


역시 아직 꼬맹이다.


"그럼 잠시만 기다리고있게. 금방 가져오지."


잠시후, 주문한 음료를 받아오자 비숍에게 말을 걸고있는 남자가 보였다.


"...호 좀 줄 수있으신가요? 첫 눈에 반했습니다."


...요즘도 저런 멘트로 작업을 거는걸까.


"미안하지만 내 일행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나?"


어디선가 본 적있는 얼굴인데...?


"이런,일행분이 계셨군요. 실례했습니다."


황급히 멀어지는 남자를 보며 누구였을까 잠시 생각에 빠져 있자, 비숍이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어서 앉아, 다 식겠어."


그러고 보니 따뜻한 음료를 들고있었다.


"미안하네. 방금전의 남자를 어디선사 본듯해서 말이야."


"아는 사람이야?"


비숍이 코코아를 홀짝거리며 물었다.


"기억나지않는걸 보니 모르는 사람인것 같군. 전에 협업했었던 용병단체 사람일지도 모르겠군."


"...사장님"


비숍이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했다.


"나를 받아들여준 진짜 이유가 뭐야? 난 분명  많은 사람들을 괴롭고 아프게 했었어..."


"분명 그것때문에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버린 사람들도 있었을거야.."


"그런데...그런데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갈 곳이 없으면 함께 가지않겠나?'라니 그런 가벼운 말로..."


"같이 있어도 된다고 말해준 이유는"


"진짜 이유는 뭐야?"


언젠가는 물어볼거라 생각했다.


리플레이서 신디케이트 체포 후 카운터 전용 특수 감옥에 수감되어있던 그녀에게 내가 했던 말이다.


"보나마나 이제 갈 곳이 없겠지, 자네만 괜찮다면 함께가지 않겠나?"


가만둬봤자 그녀는 또 다시 실험체가 되거나 관리국의 사냥개 노릇을 할것이 뻔히보여 차라리 내가 맡겠다는 말을 꺼내자


관리국에서 모종의 조건과 함께 우리 코핀 컴퍼니에서 전 리플레이서 간부들을 보호관리하는 것을 허가해주었던 것이다.


여러모로 귀찮은 거래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관리국 놈들에겐 한방 먹여주어야 속이 시원해질 것 같다.


다시 비숍과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자네를 거둔 이유? 뻔하지 않은가.자네같은 인재가 감옥에서 썩는 것이 마음에 들지않았을 뿐이네."


"...거짓말"


예전부터 생각한 거지만 이 아이는 눈치가 빠르다.


"내가 그 정도로 신뢰가 없었을 줄이야.슬퍼지는 군."


"방금 사장님 얼굴... 부사장님한테 거짓말할때하는 얼굴이었어.."


습관이란건 참 무서운거다. 


본인도 모르게 행동에서 나타나 버리니 말이다.


괘씸하니 조금 장난을 쳐볼까


"..사실은 자네를 본 순간 첫눈에 반했다네."


푸욱..비숍이 고개를 숙였다.


"자네가 우리 사원들을 여러번 구해준 것도 알고있다네. 자네가 포로였을때 우리 함선에 쳐들어온 리플레이서들에게서 클로에양들을 지켜줬다면서?"


"시스템을 해제해서 전세계를 구한것도 알고있다네. 미나양과 시윤군이 말해주더군."


"자네는 단순히 나래양의 복제가 아니야. 상냥하고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자네는 당당한  한 사람의 인간일세."


"나는 자네의 그런 점에 반한거라네. 물론 외모도 아름답다네."


이야기에 심취하다보니 그녀를 신경쓰지 못했다.


그녀를 바라보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귀까지 빨개진 비숍이 보였다.


"이게 내 진심일세.이제 만족했나?"


그녀가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말했다.


"...그거..고백...이지....?"


"물론.부담스럽다면 거절해도 된다네."


"아냐.."


그녀는 자세를 바로잡더니 내눈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얼굴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저도, 당신을 좋아해요. 그날, 감옥에서 상냥하게 말을 걸어줬을때부터 쭉. 좋아했어요."


그 후, 영화는 취소하고 바로 비숍의 방으로 돌아가서 다음날 아침까지 메챠쿠챠 몸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날 아침, 비숍의 방 아직 잠들어 있는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앞으로도 미소짓게 만들겠다고. 그렇기 결심했다.


.

.

.

.

몇달 후, 사장실 


"오늘 부른 이유는 알고있나?"


 짐짓 거만한 분위기를 내며 말했다


"고용 계약 갱신때문에 호출한거 아니었어?"


이제는 남들앞에서도 환하게 웃게돤 비숍이 물었다.


"오늘은 조금 다른 이유로 불렀다네. 우리들의 관계를 이제 그만 끝냈으면 해서 말이지."


그녀가 조금 불안한듯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거..무슨 소리야?"


"이제 그만 해어지잔 뜻일세.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 만도 없으니 말이야."


그녀는 몹시 충격받은 표정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어째서..?내가 뭔가 잘못한거야? 그런거라면 사과할테니까...그런 말하지말아줘..제발..."


그녀가 뭔가 착각을 한거같다.


"사람말은 끝까지 들으라고 전에도 말해줬던거 같네만....비숍양, 저와 결혼해주시겠습니까?"


"어?"


"이제 끝내자고 했던건 연애를 끝내자던 거였네.언제까지 연애만 할 수 도 없지 않은가?"


비숍은 울음을 멈추더니 몹시 놀란 얼굴로 잠시 나를 멍하니 올려다 보았다.


그러더니 나에게 달려들어 품에 얼굴을 파뭍고 울기 시작했다.


"나,난 분명..끅..이제 ..히끅..너같은 괴물은 필요없다고..끅....해어지자고 하는 줄로만..히끅..."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다정하게 껴안아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내가 왜 그런말을 하겠나? 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게 자네인데. 이제 좀 진정하게. 예쁜 얼굴이 엉망이지않은가."


"그래서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어떻게 된건가?"


비숍은 내 품에서 빠져나오더니 날 올려다보며 눈물이 흘러내리는 얼굴로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 당신의 아내가 되겠어요!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그러고는  기습적으로 나에게 입을 맞추었다.


"이건 한방 먹었군."


"해어지자고한 복수야."


"하하,못말리겠군. 응?"


"으악,밀지마요!"


"조용히해,들키겠어!"


"부러워라,나도 저런 프로포즈받고싶어."


"멋진 인연을 만나게 해주는 부적,단돈 500크레딧입니다."


"나! 나 하나 줘!"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길래 문쪽을 보니 아무래도 다들 구경하고 있었던거같다.


"거기서 뭣들하는 건가? 다 봤으면 박수라도 쳐주게나."


"아하하...사장님 저는 분명 말렸는데 말이죠."


"다 알고있다네,시윤군. 여기 자네가 말한다고 들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죄다 고집불통의 귀여운 사원들인데."


"..어"


가은양의 상태가 뭔가 이상해보이는 군.


"싫어! 싫다고! 왜 선생님이 내가 아니라 저런 여자랑! 책임져준다고 했었잖아요! 받아들여주겠다고! 어째서!"


"가은양, 진정하게."


"인정못해...인정못한다고! 이렇게된 이상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선생님을 빼앗고 말겠어! 두고봐!"


문을 박차고 가은이 달려나갔다.


앞날이 두려워지는군...


창문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로자리아의 옥좌가 날아들었다.


"여봐라,관리자여. 어찌하여 짐이 아니라 저런 계집에게 청혼을 하는 것이냐! 정실은 짐이라고 말했을터! 후환이 두렵지 않은게냐!"


머리가 엉망인데다가 티셔츠 하나만 걸치고 있는 걸 보니 어지간히도 급하게 왔나보다.


"로자리아, 정실의 여유란게 고작 이정도 인건가? 그렇다면 조금 실망이로군."


"윽...으그극...흐,흥! 기억해두거라 계집! 순서따위에 상관없이 정실은 이 로자리아 르 프리지아 님이시다! 똑똑히 기억해두거라!"


그 후, 이런저런 일이 있고난 후  비숍과 난 결혼했고 신혼집은 항상  시끌벅적했다.


가은이는 매일 쳐들어와서 울다가 비숍이 달래주면 진정하고 돌아가고


로자리아는 재집마냥 뒹굴거리다가 도마에게 끌려가기 일수다.


이수연은 항상 하나양과 함께 술을 들고와서 어디 좋은 남자없냐고 술주정을 하다간다.


가끔 나이트가 같이 게임하자고 오기도 한다.


이래저래 시끌벅적해도 즐거운 일상이다.


내일도 분명 즐거운 하루겠지.


난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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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씨발 꿈"


눈을 뜬 비숍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였다.


그녀가 황급히 옆을 둘러보자 그녀의 옆에서 행복한 얼굴로 자고있는 관리자가 보였다.


그녀는 그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는 그의 품에 파고들어 다시 잠을 청했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 The  End ~


긴글 읽어줘서 고맙다.

 이런거 잘 안써봐서 분량 조절 실패다.

 개연성 ㅈ박았어도 그냥 읽어주면 고맙겠다.

끝까지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