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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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랑 이어짐
원래 모든 재앙은 갑작스레 일어난다.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하고 최악의 순간에 일어나기에 그것이 재앙이라 불리는 것이다.
"씨발.....존나....무겁네!"
나는 겨우 내 몸을 깔아뭉개고 있던 돌덩이를 치워냈다.
갑작스런 폭발이 일어나자마자 재빨리 테이블 밑에 몸을 웅크려 머리가 다치는 건 막았지만 건물의 잔해까지는 막지 못했다.
재빨리 교실 밖으로 뛰쳐나와 나래 누나와 미나 누나를 찾아다녔다.
학교는 이미 아수라장이었다.
보충 수업을 받으러 온 학생들부터 학생들을 바래다주러 온 부모님들까지.
모두가 정신없이 살기 위해 도망치고 있었다. 어디로 도망쳐야 하는지는 아무도 몰랐지만.
희미하지만 그르렁거리는 침식체들의 울음소리를 들려왔다.
쥐죽은 듯 숨어다니기를 반복하며 숨바꼭질 하기를 몇 분, 창고에서 상처를 입은 채 쓰러져있는 미나 누나를 찾아냈다.
다행히 심한 상처는 아닌 듯 미나 누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기는 했지만 정신을 잃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아....하아.....나진아?"
"다행이다. 이제 나래 누나만 찾으면-"
그르르릉......
침식체의 희미한 소리. 미나 누나는 듣지 못한 듯 했지만 경계를 끝까지 끌어올리고 있던 나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우리를 눈치채지 못했지만 들키는 건 시간문제겠지.
"누나. 내 말 잘 들어."
"응?"
후우....하아....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뱉었다.
이건 미친 짓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가냘픈 뇌는 도망치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 감정을 억지로 밀어넣고 내가 말했다.
"지금 밖에....침식체들이 돌아다니고 있어. 내가 유인할 테니까....안전해지면 빠져나와."
미나 누나는 그 말을 듣고 내게 슬픈 표정을 지으며 팔을 뻗었다.
"아....안 돼....신나진. 그러지 마...."
그래. 미나 누나는 이런 사람이었지. 언제나 자신보단 타인을 먼저 생각해주던.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녀한테 반한 것이다. 덕분에 내 안에 있던 자그마한 망설임도 말끔하게 가셨다.
나는 미나 누나한테 씩 웃어주고는 밖으로 뛰쳐나와 소리쳤다.
"이 괴물 자식들아 여기다!!!!"
그 소리를 들은 침식체들이 내 쪽으로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괜찮다. 1종 침식체 정도는 충분히 따돌릴 수 있다. 개 정도의 속도기에 인간보다는 훨씬 빠르지만 그만큼 생각하는 것도 짐승과 다를 바가 없다.
정신없이 숨어다니며 무리를 끌어들였다. 그 소리를 들은 다른 침식체무리도 모여들어 어느새 내 뒤로는 침식체들이 빽빽하게 수를 지어 쫓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무너진 기둥뒤로 돌아 숨은 순간,나는 절망을 보았다.
방금 녀석들에 비해 몇 배는 더 커보이는 듯한 덩치에 인간쯤은 간단하게 찢어버릴 수 있어보이는 발톱.
2종.
"하....하하하."
사람은 극도의 공포를 마주하면 웃게 된다고 하던가. 나도 모르게 다리가 풀려 주저앉았지만 입꼬리는 나도 주체할 수 없이 올라가만 있었다.
잘만 하면 어떻게든 생존가능성이 있는 1종과는 달리 2종은 일반인이 상대하기 거의 불가능하다.
탱크와 같은 현대병기를 총동원하거나 카운터의 도움이 있어야 잡을 수 있을 정도.
그리고 이런 상황에 그런 이들이 있을리가 없다.
2종은 나를 잠시 내려다보더니 이내 무심하게 발을 휘둘렀다.
미나 누나는 무사하려나.
아, 나래 누나. 오늘 돈 빌려가고서 갚아야 했는데.
삶의 마지막 순간이라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생각을 하며 나는 눈을 감았다.
쉭-!
".........."
나는 조심스레 눈을 떴다. 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고 주변의 풍경이 그대로인 걸 봐서 내가 천국에 온 것도 아니었다.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위를 보자 방금까지 내가 보고 있던 2종 침식체의 상반신이 무언거에 베인 것처럼 깔끔하게 날라가 있었다.
그리고 그 시체 뒤에서 빼꼼 고개를 내미는 한 흑발의 여성.
신체의 성숙함을 봤을 때 나이는 미나 누나보다 조금 더 많아보였지만 그 표정은 어린아이의 것처럼 천진난만했다.
간단한 셔츠 위에 가슴의 볼륨이 그대로 드러나는 재킷,허벅지가 바로 보여 민망할 정도의 핫팬츠를 입은 그녀였지만 나는 그녀의 생김새보다는 그녀가 들고 있던 무장에 시선을 붙잡혔다.
거대한 낫. 웅웅거리며 빛을 발하는 그 거대한 낫에는 침식체의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카운터. 그것도 2종을 단숨에 쓰러뜨릴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여성은 머리를 잠시 털더니 내게 활짝 웃었다.
"신나진 군 맞죠?"
얼떨떨했지만 우선 고개를 끄덕였다. 이 사람이라면 나래 누나와 미나 누나까지 구하는 것도 가능할지도 모른다.
"저기 죄송한데 부탁이 있-"
"다행이다! 저희 싸장님한테 부탁받았거든요."
"부탁....이요?"
"당신은 앞으로의 전개를 위해서 죽어야만 하거든요! 살짝 아프긴 하겠지만 좀만 참아주세요?"
그 말을 마친 순간 그녀의 몸이 뿌득거리며 변화하기 시작했다.
낫은 흐물흐물해지더니 이내 그녀의 오른팔에 융합되듯 들러붙고 그녀의 피부는 색이 빠져 창백하게 변하고 눈은 붉은색으로 번득였다.
"치....침식체???"
"음....정확하게는 그림자라고 부르는 게 맞아요!"
순식간에 형태를 바꾼 그녀는 내 멱살을 잡고 그대로 들어올렸다. 그러나 끝을 내는 대신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이상하네....이쯤 되면 슬슬 올 때가 됐는데."
"그게 대체 무슨.....앗!"
저 멀리서 나래 누나가 보였다. 나를 눈치챈 듯 허겁지겁 달려오고 있었다.
안된다. 이대로면 최악의 결말이다.
나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목을 확보하고 크게 소리쳤다.
"누나!!!!! 도망쳐!! 난 괜찮으니까!"
나래 누나는 내 말을 들은 건지 머뭇거리더니 반대방향으로 달려나갔다.
다행이다. 이걸로, 둘 다 구해낼 수 있었어.
내 모습을 보고 여성, 지금은 침식체인 그녀는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헤헤...역시 싸장님 말씀은 틀린 게 없네요."
푹.
침식체의 오른팔이 송곳처럼 변해 내 가슴팍을 찔렀다.
아아, 나래누나가 뒤돌아봤다.
눈이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을텐데. 누나는 다행히 날 구하려 하는 대신 계속해서 도망쳤다.
정신이 흐려지는 중에도 나는 웃고 있었다. 그래,이거면 된 거야.
침식체는 날 계속해서 보고 있었다. 어떻게 침식체가 말까지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더 이상 상관없는 일이겠지.
그러나 침식체의 생각은 다른 듯 내게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아,맞다! 자기소개도 안 할 뻔 했네요.
제 이름은 대시! 나이는 스물!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언니고 좋아하는 음식은 풀죽이었는데 최근은 스테이크도 좀 맛있더라고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걸까,이 침식체는. 영문을 알 수가 없다.
"어...그리고...또...아 맞다! 제가 나진 군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깨어나면 누나라고 불러요.
대시 누나.....대시 누나...응! 마음에 쏙 들어요!"
터무니없는 침식체의 말을 들으며 나는 정신을 잃었다.
"여보세요."
"네,언니! 이 쪽은 일 끝났어요. 아티팩트로 다시 회복시켜놨고요. 정신을 잃긴 했지만 몇 시간 후면 금새 깨어날 거에요."
"잘했어, 꼬맹이."
"그런데 언니."
"왜."
"트래디 씨....왜 갑자기 마음을 바꾼 걸까요?"
"나도 몰라."
그렇게 말하고 리타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잠시 멍하니 서 있던 대시는 이내 끙-하고 신음소리를 내었다.
"어라? 안 되네. 언니는 전엔 이렇게 하면 돌아왔는데."
대시는 어쩔 수 없이 기절한 신나진을 들쳐업고 재빠르게 이동했다. 사람들한테 안 들키는 것 정도야 간단하니까.
학교를 벗어나며 슬쩍 뒤를 돌아봤다. 침식체들은 여전히 무차별적인 살육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대시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녀는 모두를 구할 수 없다. 그러니 적어도 손이 닿는 이만큼은 확실히 구하자는 그의 계획에 피해를 끼치지는 않도록.
20xx년, xx고등학교에서 침식재난 발생.
부상자 4130명
사망자 1103명
실종자 69명
모든 것의 시작이 되는 일이 일어났다. 원래의 세계와 비슷한 정도로. 하지만 하나의 변수를 남긴 채.

아 쓸 내용은 있는데 대가리가 그걸 풀어내질 못하노 싯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