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s://arca.live/b/counterside/44258244
스스로 연중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빠르게 완결을 치는 것이다!
나진이는 관남충 옆에 있대......
인기가 많아진대......
하트베리 건물 안. 나와 트래디 씨는 하트베리 멤버들과 함께 둘러앉아 있었다.
안타깝게도 보미와 미야는 너튜브 연속 콘텐츠인 '미야의 몸치 탈출기'를 찍느라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하지만 루미단인 나는 지금 루미와 한 자리에 있단 것만으로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멍하니 루미를 바라만 보고 있는 나를 보고 트래디 씨가 말했다.
"가만히 있지 말고 무언가 이야기라도 하는 게 어떤가? 나는 가은 양과 루시드양과 따로 이야기하고 싶다만 괜찮은가?"
""물론이에요,선생님!""
가은과 루시드의 목소리가 겹쳐들렸다. 트래디 씨가 처음 이 건물에 발을 내딛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녀들의 눈은 초롱초롱할 정도로 빛나고 있어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그럼 잠시 실례하도록 하지."
트래디 씨 일행이 자리를 비우고 나와 루미만이 남아있었다.
".....저기,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우리 멤버들 중 누구를 제일 좋아하나요?"
먼저 말을 튼 것은 루미였다.
"아,저야 물론 루미 씨죠! 방송마다 싹 다 챙겨봤어요."
"하하. 그런 멘트 굳이 쳐 줄 필요없어요. 다른 멤버를 좋아한다 말해도 밴 먹인다거나 하지 않으니까."
방송과는 달리 직접 대면하고 있어서 그런지 그녀는 반말대신 존대를 사용하고 있었다.
"아,그냥 말 놓으셔도 돼요."
"저기 죄송한데 그럼 혹시 나이가...."
"동갑이에요. 18살. 괜히 부담 주고나 그런 생각 없으니까 방송할 때 처럼 편하게 하셔도 돼요. 애초에 전 트래디 씨한테 딸려온 덤 같은 거고."
"푸흡...!"
내 표현이 웃겼는지 루미가 살짝 웃었다.
"아,죄송해요. 덤이라니 어째 비슷한 처지같아서요."
"비슷하다고요?"
"뭐,제 방송 이미지 아시잖아요? 루미가....말대꾸? 라던가 루미는 리더지 루미는 리더지 어라 어째서 두 번 처지지?
이런 거요."
"아...."
루미의 말대로 루미는 가은이에게 밀려 리더를 꿈꾸는 2인자 기믹으로 자리가 잡혀있는 상태였다. 루미 본인도 이제는 그 이미지를 받아들인 모습이었고.
"그,그렇지만 저는 명실상부 루미단이에요! 루미 씨 개인 너튜브 영상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봤는걸요. 갑자기 내려가버리긴 했지만..."
"그걸 봤어요? 조회수 하도 안 나와서 내린 건데."
"그건 그냥 단순히 채널이 들어가기 싫게 생겨서 그런 거였을거에요 아마...."
진성 루미 팬이라 자부하는 나도 루미의 채널에 들어갈 때마다 눈을 한참 부볐으니까.
온통 붉은색에 더 진한 빨강으로 쓰여진 채널소개문구. 그리고 제목이 너무 길어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영상들까지.
솔직히 말하자면 망하지 않는 게 이상한 채널이었다.
내 감상을 말해주자 루미가 몰랐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확실히 그건 생각도 못했네요...."
"뭐. 채널이야 언제든 다시 만들면 되는 거니까요. 그보다 부탁인데 말 놓아주시면 안될까요? 뭐랄까, 제가 아는 루미씨가 아니라 어딘가 딱딱한 모습만 보고 있는 것 같아서요."
"음....그럼 말 놓을게요?......괜찮지?"
"네. 훨씬 낫네요."
"아냐아냐. 뭔가 이상해. 팬 분들도 우리랑 채팅할 때는 반말하잖아? 그러니까 나진 씨, 아니 나진이 너도 나한테 반말해."
" 하지만 그러면 너무 예의없는 게 아닌지..."
"먼저 말 놓으라고 한 게 누군데 그런 소리 하는 거야? 빨리. 혼자 이러니까 기분 되게 이상하다고."
"알겠습,아니지. 알겠어. 그냥 이렇게 하면 되는 거지?"
"그래! 이제야 좀 말하기 편하네 후우."
"그럼 기왕 말까지 놓은 김에 계속 말하는 건데 루미 씨의-"
"그냥 루미라고 불러. 나도 나진이라 부를테니까. 채팅한다 생각하고."
"루미야."
"응?"
내 부름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하는 루미.
그 모습이 너무나도 숭고해 나도 모르게 기도를 하는 자세를 취했다.
"......난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살아왔던 거야."
"농담 말고 내 너튜브 채널 어떻게 하면 떡상시킬수 있는지나 말해봐. 이번에야말로 가은이한테 이길테니까."
"라이벌 기믹이 컨셉이 아니라 진짜였어?"
"그야 당연하지. 내가 하트베리를 시작한 이유도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싶어서인데."
"그거 완전 관ㅈ,아 미안."
"아냐아냐. 신경쓰지 마. 챗 칠 때처럼 편하게 하라니까?"
"가은이보다 인기가 많아지고 싶다라....힘들지 않을까?"
내가 잠시 생각한 후 나온 현실적인 결론은 불가능이었다.
"뭐?"
"우선 가은의 채널은 가은 개인 채널이 아니잖아. 루시드랑 같이 쓰고 있는 거 아니야? 이것만 해도 벌써 2대1인데."
"음...그야 그렇지만 내가 더 재미있는 영상을 올리면 돼지!"
"하트베리 방송 편집본도 거기 올라오잖아. 팬들도 다 거기 사용하고. 말하다보니까 이거 그냥 가은 채널이 아니라 하트베리 채널 아니야? 공식 채널에는 뭐 올라오는데."
"그게....방송 풀영상이랑 이벤트 공지 정도?"
"끌어와."
"응?"
"가은이 편집 영상을 올린다면 루미 너는 풀영상을 네 채널에 올리는 거야. 물론 페이지 디자인은 싹 뜯어고치고."
"그렇지만 풀영상은 편집본보다 사람들이 별로 안 보지 않을까?"
"그러니까 거기에 우선 올리는 거야. 별로 안 본다고는 해도 보는 사람은 분명 존재하니까.
가은 채널은 편집본, 2호점인 루미 채널은 풀영상이 올라오는 식으로 홍보를 하는 거지."
"뭐야. 그럼 결국 똑같은 거 아냐? 내가 2등인거잖아."
"이제 거기서 루미 네가 영상들을 찍는 거지."
"내가?"
"그래."
나는 속으로 루미 채널에 올라왔던 영상들을 떠올렸다.
-루미네이터 도색 후 건설현장 트럭으로 속여보기
-루미블래스터 탄환잡아내기
-직접 해보는 요가체조
"네 채널의 컨텐츠들은 결코 나쁘지 않아. 아니 오히려 너 혼자했기 때문에 재밌는 영상들이 대부분이었지."
루미는 특유의 자신만만함이 매력임과 동시에 가끔씩 그에 맞춰 행동하지 못하는데서 나오는 갭이 팬들을 끌어모았다.
다른 멤버들과 있을 때는 그런 허당끼를 멤버들이 커버해줬지만 개인영상에서는 오히려 그런 허당끼가 극대화된 것이다.
"풀영상을 보고 연관 컨텐츠에는 보통 같은 채널의 영상이 뜨니까 그 채널에 들어온 사람들은 아마 무조건 네 영상을 누를 거야."
"그냥 풀영상만 보러 온 사람일 수도 있지 않아?"
"아니. 내가 장담하건데 연관 영상을 누르지 않는 너튜브 시청자는 없어."
"으음....알겠어. 안하는 것보다야 낫겠지. 이나 언니한테 말해볼게. 고마워! 나진이 너 진짜 루미단 맞구나."
"진짜 루미단이라니?"
"아니. 가은이랑 가장 친한 건 나잖아? 미야는 모두한테 눌려지내고 보미는 완전히 마이페이스에 루시드랑은 친하긴 해도 그렇게 부대끼진 않고."
"그렇지."
"그래서 보통 내 팬이라 하는 사람들은 가은이를 더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았거든. 그래서 그런지 이렇게 열정적인 팬은 처음 보네. 이렇게까지 조언해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루미의 표정은 어딘가 쓸쓸해보였다. 말이 좋아 2등이지 실상은 그저 밀려난 것뿐이다.
자신을 봐주기 원하는 소녀한테 자신말고 타인을 원하는 이들은 과연 어떻게 비춰졌을까.
그런 루미의 모습은 방송 때와는 다르게 진지하고 가라앉아 있어서-
".....웃기지 마."
살짝 짜증이 났다.
"에?"
어차피 그녀와 나는 사는 세계가 다르다. 트래디 씨 덕분에 기적적으로 성사된 만남일 뿐 두 번 다시 이런 기회는 없다고 봐야겠지.
그러니까 여기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돌아갈 수는 없다.
오오,내 하트의 고동이 뜨겁게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이런 게....열정적? 5252. 내 '코칭'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풉! 그 말투...채팅이랑 완전 판박이잖아."
"입벌려라. 초특급 루미단 루미떡상조언 들어간다. 자 드가자~드가자~"
트래디 씨가 경고한 대로라면 어차피 이 세상은 멸망한다. 그렇다면 적어도 루미 채널이 너튜브한테 버튼을 받게 하리라. 반짝이는 금버튼을 딸 때까지!!!!
"우선은 루미라는 캐릭터의 분석부터 시작할게. 루미는 2인자 캐릭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루미네이터라는 차량을 언제 어디서나 끌고 나타나 반전과 기대감을 심어주는 캐릭터이며 그리고 팬들에게는......."
그 후 트래디 씨가 돌아올 때까지 몇 시간동안이나 루미에게 루미학개론을 설명했다.
다행히 루미는 듣는 내내 웃고 있었다.
"후우....꿈만 같네요."
"괜찮은가?"
"네. 하고 샆은 말도 실컷 했고요. 트래디 씨는 어떠셨나요?"
"이 쪽도 마찬가지라네. 그 아이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하더군. 나같은 건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말이야."
"하하. 그라운드 원 탑 아이돌이니까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요?"
트래디 씨는 살짝 웃더니 이내 건물앞에서 지나가던 택시를 잡았다.
문을 열고 내가 타려는 순간 뒤에서 누군가의 외침이 들렸다.
"잠깐만!"
등 뒤를 돌아보자 루미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내 앞에 서있었다.
"루미? 여기까지 왜....."
"이거....주고 싶어서."
루미는 주머니에서 자그마한 휴대단말을 꺼내주었다. 내가 쓰는 통신용보다 화면이 조금 더 큰 오락용 단말이었다.
뒤에는 하트베리의 로고가 큼직하게 박혀있었다.
"이런 거 너무 비싸. 나는 못 받아."
"됐고 그냥 받아! 내 너튜브채널 떡상하면 들어올 후원금의 대가로 주는 거니까!"
루미는 굳은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 꼭 골드 버튼 받을테니까. 그 때까지 계속 응원해줘."
"그야 당연하지. 보이는 영상마다 구독과 좋아요 박을게. 뭣하면 부계정을 돌려서라도."
"아,아니. 그렇게까지는 안 해줘도 되고...."
짧은 순간이었지만 루미와 내 손이 닿은 순간 찌릿-하고 온몸에 전류가 타고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어...."
"아....."
나와 루미가 멍하니 쳐다보는 중 트래디씨가 끼어들었다.
"크흠. 끼어들어서 미안하지만 그렇게 염려할 필요도 없다네. 가은 양과 루시드 양이 부탁한 일 때문에 매주 목요일은 오게 될 걸세."
".........."
".............."
나와 루미는 재빨리 서로 고개를 돌렸다.
"또 봐."
"그, 그래."
나는 허겁지겁 차에 올라탔다. 루미는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내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차 안에서 트래디 씨가 중얼거렸다.
"청춘이로군."
"그,그런 거 아니에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 제,제가 루미와 결코 그렇고 그럴리가...! 그냥 단순히 너튜브 컨설턴트 일을 해 준 것 뿐이라고요!"
나는 어색함을 달래기 위해 단말의 전원을 켜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그러던 중 메모앱에 한 메모가 적혀있는 것을 보았다.
루미:010-xxxx-xxxx
그 모습을 본 트래디 씨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이래도 말인가?"
"그러니까 이건 그런 게 아니-"
띵동-!
본래라면 통신기능이 없는 단말로부터 메세지가 도착했다는 알람이 떴다.
어쩌면 이때부터였을지도 모른다. 워치는 운명적으로 주인에게 이끌린다. 그것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카운터가 되는 순간 그는 자신의 능력을 본능적으로 깨닫게 된다.
때문에 나는 메일을 클릭하자마자 깨달았다.
내 능력.
내 변화.
그리고 내가 앞으로 얼마나 험난한 길을 걷게 될지도.
"x바....."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왔다.
갠적으로 루미 참 좋아하는데 뭐가 없어서 아쉽더라.
글고 씨발 왜 쓰면 쓸 수록 나진이 주인공 되어가지???
응애 나 아가작가 구독과 댓글 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