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까지 다양한 옷을 입은 직원들의 활력으로 행복만이 가득하던 사장실에 일순간 적막이 감돌았다.
그러고는 머지않아 두 사내를 제외하고서 모든 직원들이 바깥으로 향하는 것이다.
아마도 곧 이어질 대화를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일 것이리라. 두 사내는 직원들에 배려에 흐뭇한 미소를 띄워내며 고급스런 소파에 몸을 앉혀, 서로를 마주했다.
"푸흡... 아하하..."
그렇게 서로를 보고 있자면, 돌연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이다. 마지막에서야 어색해지는 저들의 모습이 우스웠던 탓이다.
그런 의미도 없는 웃음을 한동안 흘리고서, 카붕이가 그런 느닷없는 말을 꺼냈다.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에붕. 너는 참 신비로운 사람이었어."
"신비롭다고, 내가...?"
"그래. 10각계를 구해오고... 하루만에 패키지를 전부 구매하는 것도 모자라서... 나중에는 히든 패키지라는 정체 모를 물건을 가져오라며 난동까지 부렸잖아?"
"...그건 그저, 조금 흥분했었을 뿐이야."
"아하하... 나쁜 의미로 한 말이 아니야. 너의 그런 모습은 우리에게 있어서도 아주 큰 활력소가 되어주었으니까. 몇 번을 고맙다 말 해도... 부족할 지경이지."
"........."
카붕이는 점점 고개를 내리숙이는 에붕이를 애써 외면하며 벽에 걸린 시계로 시선을 돌려내었다.
째깍, 째깍.
시간이란 상대적이고, 또 모호한 것이어서 이렇게 행복하고 따스한 순간에는 저토록 빨리 지나가 버리고 만다.
카붕이는 저도 모르게 가라앉는 입꼬리를 필사적으로 다시 끌어올려내며 씁쓸한 향만이 맴도는 입을 슬며시 열어냈다.
"...두시간 밖에 안남았나..."
"카붕... 나는."
"괜찮아. 너에겐 돌아갈 장소가 있잖아? 그리고 나는... 절대로 잊지 않을테니까."
"........."
"난민들을 위한 계정 나눔에 분신술을 사용하는 닌자가 나타났던 일도, 탱크 한 대가 건틀렛을 쳐부수고 다녀 모두가 벌벌 떨던 일도... 하루만에 올라온 공지에 함께 환호하던 일도..."
"....카, 붕..."
"나는 이 추억을, 절대로 잊지 않아. 에붕."
"...나도..."
"........."
"천장 한 번 찍을 값으로 스킨 올콜렉을 한 것도... 현금으로 만들어낸 재무장 캐릭터들을 인증하던 것도...!!"
"...에붕..."
"...모든 것이... 특별했어... 내게는... 나도... 너희를 잊지 못해. 아니, 잊지 않을거야."
"...그렇다면... 다행이네."
에붕이는 숙여져있던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려 카붕이를 마주보았다.
그의 눈은 이미 흘러내린 눈물들로 점칠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는 에붕이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시간도 세상도 야속하기만 하다.
에붕이들의 보금자리는 벌써부터 뜨거운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었으니, 이는 그가 돌아갈 시간이 앞당겨졌음을 알리는 것과 같았다.
이에 카붕이는 바보같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에붕이에게 손을 건넸다.
에붕이 또한 손을 내밀어, 잠시간의 악수가 이어졌다.
다음은 언제가 될까, 아쉽게도 기약할 수조차 없는 일이었다.
"...돌아갈 시간이야. 에붕."
"......그동안, 정말로 고마웠어."
"...우리야말로."
말을 마친 카붕이가 잠시 눈을 내리감자, 사장실에는 어느덧 그만이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에붕이는 그렇게 떠나갔다.
그리운 곳으로, 고향으로...
뚱카롱의 달콤한 향내가 퍼지는, 초저녁의 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