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다리가 까져서 왔는데...''
''넌 발목이 무슨 종이장으로 되어있냐? 하루에 한번씩 무릎이 까져서 와?''
남자가 인상을 찌푸리며 카운터 학생이 다친 곳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윽고 그의 손에 청록색 빛이 맺히고, 학생의 상처는 마치 처음부터 다친사실이 없었다는 듯 아물었다.
''이건 볼때마다 신기하네요. 지원계열 카운터들도 이렇게는 못하는데.''
그야 그렇겠지. 다른 사람들은 치료하는 거지만, 내 카운터 능력은 타인에게 간섭가능한 초고속재생이라고.
''내가 괜히 카운터 아카데미 특채겠냐? 치료 끝났으니까 꺼져. 다시는 보건실 오지마, 새끼야.''
''노력하겠습니다~''
학생이 나가고, 남자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시솝 그 개새끼는 괜한말을 하고 지랄이야. 사람 마음 복잡하게.''
남자, 아니 검은 평의회의 주요 멤버인 역병의사. 그는 얼마전 있었던, 검은 평의회 회의를 떠올렸다.
*****
''헤이븐을 쳐낼 생각인데, 이의있는 사람있나?''
갑작스러운 시솝의 폭탄발언. 이에 역병의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헤이븐? 위저드를 쳐 낸다고? 야, 너 돈 많나보다? 뭐 어디 가상화폐 대박이라도 터졌냐?''
''원한다면 그럴수도 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아닐세. 그리고 내 예상컨데, 헤이븐은 곧 무너질 '운명'이거든.''
''......''
저 놈의 운명. 인과계산기, 테라브레인인 저 새끼가 또 뭘 본건가? 내가 기억나는 사실하고는 조금씩 엇나가는데?
''가끔가다보면, 네 말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걸. 운명이라니. 그런 낭만적인 걸 믿나?''
멘션마스터의 말에 시솝이 짐짓 웃으며 말했다.
''운명은 곧 인과. 반드시 일어나야 할 일이지. 동화에 취해, 헤이븐은 반드시 사라질것이네. 아주 옛날에 있었던 동화책 중에 오즈의 마법사라는 것 아나? 그곳의 마녀처럼 말이네.''
시그마 동생 아니랄까봐 동화 타령 하는 거 봐라. 아주 그냥 똑 닮았네.
''솔직히 난 헤이븐이란 작자를 본적이 별로 없어서 상관없어.''
''그런 교양없는 놈이야 사라진다 한들 별 문제되진 않겠지.''
''난 딱히 별생각없는데. 약쟁이 넌?''
''......''
갬블러와 멘션마스터가 찬성의 뜻을 보였고, 기계수집가가 그의 의견을 물었다.
''...위저드가 진행중인 프로젝트, 학회와 엮인 커넥션, 그리고 헤이븐이 벌려놓은 각종 사업까지. 이거 다 쳐내면 언더그라운드 절반이 날아갈텐데. 감당되겠냐?''
가뜩이나 대외적으로 테러리스트 조직인 리플레이서가 붕괴하고 나서부터 암시장은 물론이요 약의 수요도 크게 변화했다. 헌데 언더그라운드의 큰 축을 차지하는 위저드를 쳐내겠다니.
저 새끼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번엔 정말 모르겠다.
''난 헤이븐을 쳐내겠다 했지, 위저드를 없애겠다고는 말하지 않았네. 어때?''
''뭐가.''
''역병의사 자네가 위저드를 맡아보는건?''
''지랄. 대가리 저 기계신봉자한테 해킹당했냐?''
시솝의 말에 난 즉각 욕설을 내뱉었다. 저 새끼가 뭐라는거야?
''우리들 중 그정도 되는 규모의 조직을 큰 손해없이, 단기간에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건 자네 뿐이지.''
시솝이 여전히 웃는 낯짝으로 말했다.
''그럼, 한번 생각해보게.''
*****
''에라이, 씨발.''
그는 창문 바깥으로 몸을 내놓고, 담배를 입에 물었다. 머리가 복잡할 땐 니코틴이지. 아아, 니코틴! 머리를 맑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물질이여!
''선생님!! 아케데미 내에서는 금연입니다! 학생께 모범이 되어야 할 선생님께서......''
''옌 싱 학생. 어차피 어른되면 필거 올바른 흡연방법을 알려주는것도 좋은 방ㅂ......''
''담배 끄세요!! 얼른요!!''
예, 예. 그러굽쇼.
담배를 태우려다 학생회장인 옌 싱 란체스터에게 걸려 결국엔 담배불을 껐다. 참 쟤도 쓸대없이 모범생이야.
위잉.
''......?''
주머니에서 울리는 진동소리. 이에 그는 수신자를 확인했다. 부하녀석이였다.
''너 내가 학교에 있을때 전화하지 말랬지, 씹새야.''
''[...급한일입니다, 닥터. 바늘쟁이가 당했어요.]''
''바늘쟁이가?''
바늘쟁이. 역병의사가 이끄는 암시장을 주름잡고, 또 언더그라운드의 약을 생산하여 공급하는 조직에 속한 카운터.
자기 머리길이만한 바늘을 무기로 써 바늘쟁이로 부르던 놈이였는데, 그 놈의 힘은 C급 중에서도 탑에 가까웠다. 그런 놈이, 죽었다고.
어 잠만. 이거 설마?
''민병대냐?''
''[...예.]''
애미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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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대, 이벤트 스토리 중심이 될것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