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유빈은 한 번도 영웅이 되려고 했던 적이 없다.
모든 이야기는 황급한 도망, 세계의 타락, 돌아갈 곳이 없는 것에서 시작된다.
청년은 동경하는 사람을 쫓아 늑대의 송곳니가 되어 말세의 별빛을 품고 고향을 삼키려는 재난을 향해 반격을 가했다.
무수히 많은 침입, 그리고 무수히 많은 반항.
지키고자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지킬 수 있는 사람은 더 적어진다.
재난은 만신창이가 된 도시를 휩쓸며 문명의 유적을 침식삼켰고, 그의 마음속의 한줄기 희망마저 사장시켜버렸다.
[평범한 인간이기를 포기한] 대가로 그는 나약함을 포기하고 과거를 잊었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모든 것을 짊어지려는 의지와... 습관이었다.
공허함과 날개가 날카로운 칼날로 변해 적의 그림자를 지워나갔고 보랏빛 보석 아래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비명도 지워나갔다.
고독한 벽이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 고독함이 나날이 커져가는 책임 때문인지, 혼자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인지는 알지 못한다.
그는 옛사람들, 옛 친구들, 옛 동료들을 마음속 깊이 새기며 그의 뒤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모든 것을 마음에 새긴다.
나유빈은 언제나 고독하다.
하지만 그는 한 번도 영웅이 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