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ous): https://arca.live/b/counterside/64671932






 -- 마우스 오른쪽 버튼 눌러서 반복 켜주세요 --


 ○ (음악 꼭 틀어주세요.)


 ● (내용에 어울린다고 생각함.)


 ○ (일단 나는 좋아서 올렸는데 켜지 않아도 좋을 거 같음.)


 ○ (별로 어울리지는 않는 것 같음…. 찾기 쉽지 않네.)


 ---------------------------------------------




 인류가 스스로의 힘으로서 신성에 달하는 방법을 잊어버린지 칠백년 가량이 지났을 때에, 알렉시오스는 최초의 성전을 구상했었다. 과거 정복자의 야망이나 집념과는 다른, 오직 이 세상 자체를 신의 시험이라 해석했던 이들 신도들의 열정으로 그들은 순진한 용기를 갖고서 행진했다. 어떤 전략이나 전술조차 필요없이 단지 신의 도움으로 성지에 도달하여 천국 전체의 축복이 그들의 앞길에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에.


 무슬림이 폄하했던 소위 나사렛의 성자. (이 팬픽에선 단지 종교적인 문화적인 리퍼런스로만 서술할 뿐, 예수에 대한 평가나 어록은 쓰지 않는다.)


 그에 관련된 모든 일화는 역사가 되었고, 역사는 전설이 되었고, 전설은 신화가 되었다. 그와 제자들은 아서왕과 휘하 성기사를 넘어서는 존재로서 민중에게 각인됬고, 악을 물리치는 구원자며 또한 자신이 신의 아들임에도 결국 세상의 모든 고통과 고뇌를 견디며 양이 되었다고 받아들여졌다. 이제까지 나타났던 여타 컬트와는 달리, 휴밀리티가 근본적인 성질이었다. 그랬기에, 어떠한 어려움에 있어도, 그에 기도하며 견딜 수 있도록….


 신도들은 성자를 사랑했다. 진심으로 교회가 정립했던 신학론을 믿었다. 그가 세상에 남긴 흔적을 구했다.


 리플레이서 나이트.


 그녀가 이 세계의, 첫번째 성기사였었다. 마지막 만찬에 쓰여진 성배를 찾은 것은, 아르토리아라 불린 여성이었다. 그리고 또한 그녀가 곧 도미닉 킹 레지날드, 훗날 리플레이서 킹이 되어버린 남자를 설득했던 존재였었다.


 AVC 1027년.


 레스티튜토르 오르비스, 오렐리안이 로마의 분열을 끝내었을때. 브리타니아의 프로콘술로서 선출됬던 루키우스 아르토리우스 옥타비아누스가 자신 가문의 여성, 아르토리아를 진지하고 날카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또, 당신인가." 둘은 아무 관계조차 아니었다. 아르토리아의 부친은 시리아에 있었던 자신의 친족이 양자로서 들인 남자였고, 아르토리아는 단지 자신의 가문의 이름을 받은 유대인에 지나지 않았다.


 실상, 로마 시민이라고는 하나, 아르토리아는 자신을 로마인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런 정체성도 없다. 또한, 프로콘술 아르토리우스 본인조차 딱히 그걸 몰랐었던 것도 아니었다. 단지 공공적 질서에 반하지 않는 시민들은 그들이 취할 자유가 곧 권리라 생각했던 것이니.


 "혹시, 들은 적은 있으신지?" 날때부터 연보라빛 머리색을 가졌었던 처녀, 아르토리아는 자신의 머리를 넘기며 그에게 물었다. 그의 옆에 서있었던 프라에토리안들은 어떤 감정도 없이 사무적인 눈길로 그녀를 쳐다봤다.


 "당신의 신에 관련된 유물은 당신의 신에게 직접 물으시오. 로마의 총독에게 구해야 할 게 아니니까."

 "하지만, 저에게 한 천사가 꿈에 나타났습니다. 진실한 종에게 축복을 주실 권능이 지상에 잠들어있다고…."

 "그것은 예수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당신이 받아야만 하는 몫이겠지. 지상에 제국의 질서를 유지해야만 하는 우리가 신경쓸 것은 아니겠고."


 아르토리아는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당신도 결국 신의 자녀입니다. 그러한 태도는…." 총독은 단지 팔짱을 끼곤, 그녀가 말을 마치길 기다렸다. 그래서 그녀가 이어서 말했다. "진실된 신이 이곳에 강림할 때, 그리고 모두가 구원을 받을 때, 신성한 자의 눈에 좋지 못하게 보이겠죠."


 총독은 건조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로마의 신인가?"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가 로마를 도울 신이냐고 당신에게 물었소."

 "……."


 여자는 아무런 말도 하지를 못했다. 아니, 절대로 할 수 없었다.


 총독은 마치 혼잣말을 하듯, 그녀에게 말했었다. "인류가 늦던 빠르던 도달해야만 하는 모습이 있소. 개인을 어떤 민족과 종교가 아닌 개인의 정신으로 평가하는, 인간 스스로를 위한 초인종적 하나의 질서이지. 언젠가 모든 남자들은 오직 하나의 뜻에 협력해 인류 자체를 위한 발전을 이루게 될테고. 어떤 고통도 고뇌도 절대 두려워하지 않는 참된 인간의 정신을 계승한 자들이 그곳에 있게 되겠지." 사실 그는 아르토리아가 듣건 말건 신경쓰지 않았었다.


 "개인이 단지 자신의 힘으로서 견뎌내는… 모든 사람들이 당신들과 같이 막강하다 생각하십니까?"

 "그건 신경쓰지 않소. 그들은 자신을 증명할 것이니. 그리고 그렇지 못하는 존재는 결국 자신들의 신을 찾겠지."

 "언젠가 당신들이 잊혀지게 된다면, 그땐 어떻게 할 겁니까?"


 아르토리우스는 여자를 내려보며 말했다. "당신은 죽음이 두려운가? 그래보이는군." 여자는 눈을 크게 뜨면서 대답했다. "저는 저의 아버지를 만났기에, 두렵지가 않습니다. 저는 당신에 대해 묻고 있는 것입니다."


 아르토리우스는 그대로 프라에토리안과 함께 여자를 지나치며 말했다. "우리는 단지 한 명의 인간으로서 인류를 위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리고, 우리와 같은 정신을 가진 존재가 우리의 이름을 기억하겠지. 그때에 우리는 서로를 만나게 될테고."


 "당신은 그것을 죽음이라고 생각합니까."


 아르토리아는 이후 자신도 고개를 돌려, 다른 방향으로 단지 지나치듯 걸어갔다.


 그리고 그것이, 이곳 세계에 있던 아서왕의 진실이다. 여기서 말해진 연보라색 머리칼을 가졌던 유대인 아르토리아는 이후에 임의의 동굴에 숨겨진 성배를 찾고서, 그것으로 포도주를 따라 마시고는 불멸자의 힘을 얻게 됬다. 이후 아르토리아는 숨어 몇백 년을 지내다가 이후 영국으로 돌아오며, 전신 플레이트 갑옷을 입고 자신을 아르토리우스라고 칭했다. 이야기는 와전됬고,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아르토리아의 전설에 극적인 최후도 추가됬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 자신도 몰랐었던 문제가 이러한 인과에서 발생되어졌다.


 세라펠이 천사였음에도 자신의 감정들을 초월하질 못했던 이유. 스스로가 죄책감을 고백해도, 정작 예수가 자신의 죽음을 통해 모든 죄를 씻었다는 그런 논지들을 결국 납득하질 못했었고, 신에게서 어떤 위안조차 찾질 못했었다.

 다른 천사들과 달리, 본성부터 떨어지게 될 수 밖에 없던 존재였다. 어떤 이유인지 이후 그녀는 성배를 원하여 수색했었지만 이미 아르토리아가 그걸 회수했었기에 어디서도 발견되지 않았었다. 그런 그녀는 결국 눈길을 지구의 표면에 돌렸다. 자신에게 악을 가르쳤던 세상을 스스로의 손으로 정화시킨다면….




(Next): https://arca.live/b/counterside/64949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