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나나하라가 2부까지 나왔는데도 욕먹는 이유에 대해 좀 생각해봤음.


가장 중요한 점을 먼저 짚고 가자면, 스토리는 욕을 먹어도 정작 캐릭터성에 대한 욕은 별로 없다는 점임.

치자매의 인기도는 카사 캐릭 중에서도 꽤나 상위권에 속하고 자매 케미에 대해서 태클 거는 사람은 없음.

그리고 2부에서도 메인이었던 자매애라는 포인트는 상당히 잘 살렸음.

사나에도 미시력을 뽐내면서 사람들의 호감을 샀고.

이 부분만을 중점적으로 봤을 때 사실 나나하라 2부는 잘 쓴 스토리에 속함.



그럼에도 나나하라 스토리는 여전히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데, 나는 그 이유를 


배경이 너무 방대함


에서 찾고 싶음.



솔직히 나나하라는 카운터사이드라는 게임의 메인 스토리가 절대 아님.

서브 스토리라고 해도 게임에서 본격적으로 밀어줘서 꽤나 거대한 서사가 되는 경우가 있지만

애초에 나나하라 가문연합 자체가 지금 카운터사이드 메인스토리에 얼굴 들이미는 애들이 아님.


그런데도 이 서브스토리에 엮인 배경 서사가 너무 많은 게 문제임.


일단 “가문연합”이라는 파트부터가 문제임.

수많은 인물들의 군상극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1부에서만 봐도 인물군이


치자매 / 미나토 / 마사키 / 사나에


요 네 명이 엮이는데

 

그 윗대의 어머니(전대당주)가 사나에랑 엮이고

치자매의 할머니(전전대당주)가 카나데랑 엮임.

이 짧은 스토리 하나에서 3대가 엮이는 걸 대강이라도 머리에 염두를 두고 읽어야 하는 스토리라는 거임.


이번 2부에서도 그게 살짝 드러났는데

 

전전대 당주도 전대 당주도 둘 다 쌍둥이를 낳았음.

근데 전전대 당주는 쌍둥이로 태어난 아이 중 하나를 포기하고 카나데에게 처리해달라고 부탁했고

전대 당주는 그걸 보고 바람의 목소리를 포기하면서도 치후유를 살리고 사나에에게 부탁함.


이게 장편 스토리였다면 이런 복잡한 관계도도 괜찮았을 텐데

2주에 걸쳐 푸는 스토리도 아닌 상대적으로 짧은 스토리에서 이렇게 복잡할 이유가 없음.


거기서 끝인가? 미나토는 할아버지의 스토리와 엮여 있고 마사키도 카토리 가문과 엮임.

카나데는 당주 암살이라는 누명을 썼고 사나에는 암살자의 딸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음.

근데 사나에는 또 고르디우스 전대의 부전대장이었음.

뒤에서 음흉하게 음모를 꾸미는 사요랑 장로도 있음.


그렇게 이 모든 스토리가 악역 하나 무찌르고 끝나면 땡이면 또 괜찮은데

1부 스토리의 메인 악역인 오로치는 또 무슨 초대 무녀랑 엮여서 아무튼 얘도 그냥 나쁜 애는 또 아님.

그 초대무녀의 힘은 바람의 목소리를 듣는 힘인데 이게 미래예지의 힘이 있어서 치나츠가 이 힘을 갖고 있고…


아니, 대체 설정을 어디까지 풀 생각인데?


그렇게 얘들의 스토리를 길게 풀만큼 분량이 긴것도 아니고, 메인 스토리에서 중요 서사를 담당하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그렇다고 이 설정이 카운터사이드라는 게임의 배경 풀기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님.

1부나 2부나 마지막에 관남충 등장 안하면 걍 카운터사이드 설정 다 떼서 나나하라사이드로 만들어도 될 정도임.



이런 설정충스러운 행보는 2부에서도 여전히 유지됨.


봉인역과 관련된 모든 설정들, 그거 진짜 필요했던 거 맞나?


결계옥, 천총운검, 역신베기 뭐 이건 어차피 각성 스토리니까 그럴 수 있다 쳐. 각성 아이템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나오의 배경과 환상종, 그리고 명부신이랑 저승의 설정. 환상종이 또 과거의 신들의 후손이고 신들은 분노하면 역신이 되고 신들은 모두 모종의 사건을 통해 세상을 떠나서 저승으로 갔고 어쩌고 저쩌고


솔직히 말하면 너무 난잡하고 하나의 스토리에 다 우겨 넣을 수준이 아님.


쳐낼건 과감하게 쳐냈어야 하는데, 이미 풀어놓은 게 너무 많아서 어쩔 수가 없음.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번엔 나나하라사이드가 아니라는 걸 좀 강조하듯 북방협의체가 적으로 등장하고, 

기존에 던진 펠릭스와 같은 떡밥과 엮으려고 노력했음. 

신들의 관련된 이야기도 루루와 사흉으로 어떻게든 이해하려면 할 수 있고.


적으로 등장하는 레노어도 치나츠와 같은 능력을 쓰는 복제자라는 알기 쉬운 설정이고

깔끔한 일회성 적으로 쳐내면서도 복제품의 등장이라는 새로운 떡밥을 던져서 좋았지.


그리고 솔직히 2부 스토리가 논란은 많이 되어도 결국 재밌게 읽었다는 사람이 많은 건 결국

스토리 팀이 메인 감정선이 치자매를 중심으로 잘 잡고 갔다는 점이긴 함.


그것만 집중하면 솔직히 나머지 설정이 난잡하든 어쩌든 결국 남는 건 캐릭터거든.

자매애, 서로에 대한 희생, 각성. 이 파트는 무난하게 잘 살렸음.


진짜 2부까지 이렇게 무리한 설정 확장을 뿌리면서까지 이 캐릭터들을 쓰려는 3부는 좀 기대가 되긴 함.

고르디우스 전대, 북방협의체, 베알제붑, 교회로 엮이는 클리포트 게임 이후의 스토리가 나와주기만 하면

오히려 나나하라 스토리를 배경의 밑거름 삼아서 존나 맛있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