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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식 지대에서 카운터가 아닌 사람은 이터니움 실드가 없는 이상 오랫동안 버틸 수 없다.


죽어가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럼 마지막으로 설명하지. 구출 대상은 성인 남성 한 명. 아마 이 근방에 있을 거다."


 "그걸 어떻게 확신할 수 있죠, 대장?"


 "나도 모른다, 시논. 그저 이 드론의 안내에 따라 왔을 뿐이야."


베르를 가리키며 대장이 말한다.

베르는 마치 이 근처가 맞다는 듯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래, 너만 믿는다, 베르! 제대로 안내해 달라고?"



삐, 삐릿--!



 "하하, 귀여운 녀석. 대장, 이 녀석 우리가 아예 그 꼬마한테서 사 버리죠? 강인공지능이라면서요? 꽤 쓸만할 거 같은데."


허크의 말을 듣자 베르가 전기 충격을 가한다.

베아트리체와 떨어 뜨려 놓는다는 것을 이해한 모양이다.


 "앗 따거! 야, 갑자기 왜 그래?"


 "친구랑 서로 떼어 놓겠다는 데 너라면 화가 안 나겠냐?"


 "그런가...? 뭐, 농담이었어. 미안하다, 베르!"



삐리---!



화가 덜 풀린듯한 베르.

인공지능이 화도 낸다는 것이 놀랍지만 그걸 풀어주려 애써 노력하는 허크가 더 놀라울 뿐이다.


 "장난은 그만 치고 길 안내나 해라, 베르길리우스."


평화로운 분위기를 깨는 대장의 한 마디.

그 말에 다들 지금 여기가 어디인지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이 곳은 침식 지대.

방심하면 죽을 수 있는 적진이니까.

대장의 말에 베르는 길 안내를 계속한다.

그리고 마침내 한 거대한 폐건물 앞에 도착한다.


 "...여긴가?"



삐리릿---!



 "...격하게 끄덕이는 걸 보니 여기가 맞나 보군. 진입한다."


건물 내부는 이미 난장판이었다.

하지만 대충 어떤 건물이었는지는 확인이 가능했다.


 "멀쩡하던 시절에는 백화점이었나?"


 "그랬던 것 같군. 에스컬레이터에 여러 물건들과 잡동사니들이 쌓여 있어."


 "여기서 이 드론을 업그레이드 할 부품을 찾으려 했던 걸 까요?"


 "글쎄, 그건 두고 보면 알겠지."


 "대장, 우리도 여기서 쓸만한 것 좀 챙겨가도 되지 않을까? 식량이라던가."


허크가 1층을 둘러보며 말한다.

확실히 아직 멀쩡해 보이는 것들이 몇몇 보이기는 한다.


 "...그래, 허크. 가져갈 수 있는 것들은 챙겨가는 것이 좋겠군. 하지만 그 전에..."



타---앙!



 "...먼저 자리 잡은 주민들부터 처리한 후에 시작하지."



크르르르르...



"침식체? 이렇게 많이 숨어있었나?"


 "시논, 길을 열어주마. 저격 포인트로 가서 자리 잡아!"


 "아, 알았어, 부대장."


이레나가 에스컬레이터로 달려가 가로막는 침식체들을 도륙낸다.

길이 열리자 시논은 곧장 그 길로 뛰어가 2층에 자리 잡는다.


 "허크, 시논을 호위해라."


 "네, 맡겨줘요, 대장!"


허크도 곧장 2층으로 올라가 시논에게 다가서는 침식체들을 막아선다.


 "네 호위 따위 필요 없어."


 "필요 없기는 무슨. 나 없으면 저격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너부터 쏘는 수가 있어."


 "어이쿠, 무서워라,하하."


말은 이렇게 해도 허크 덕에 저격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같은 시기에 들어온 둘은 함께 있을 때 더욱 더 높은 시너지를 보여준다.


 "이레나, 들리나?"


 "그래, 대장. 무슨 일이지?"


 "여기 있는 놈들은 전부 1종 침식체들이야."


 "...그래, 무슨 말 하려는 지 알겠다."


 "...부탁한다."


 "몸 조심해."


 "너야 말로, 다녀 오마."


그러고 서는 대장은 현장을 이탈한다.

베르와 함께.

저격을 하던 시논은 현장을 이탈하는 대장을 보고 어리둥절해 한다.


 "대장님? 어디 가시는 거지?"


 "화장실 가는 거 아니야?"


침식체들을 사냥하던 허크는 시논에게 농담을 던진다.

그러나 시논은 딱히 농담을 달가워 하진 않는 것 같다.


 "시끄러, 대장이 너와 같은 줄 알아? 대장님은 그럴 분이 아니야."


 "에휴, 그놈의 대장, 대장, 아예 그냥 좋아한다고 고백을 하지 그래?"


 "읏...! 이 자식이...!"


 "왜, 내가 너 대장 좋아하는 거 모를 줄 알았냐? 얼마나 같이 현장을 굴렀는데?"


 "...무덤까지 비밀로 가지고 가, 알았어?"


 "걱정 마. 남의 비밀을 떠벌리고 다니는 취미는 없으니까."


허크가 자신의 비밀을 알아버려서 일까?

저격이 조금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시논.

그걸 눈치챈 이레나가 말한다.


 "시논, 무슨 일 있나?"


 "응? 아, 아니, 없어. 왜?"


 "저격이 흐트러졌다. 집중하도록 해."


 "아, 미안. 주의하겠다. 그런데 대장은 어디 간 거지?"


시논의 질문에 이레나가 대답한다.


 "대장은 홀로 임무를 수행하러 갔다. 이쪽 침식체 사냥은 우리에게 맞기고."


 "뭐? 대장 혼자서? 왜?"


 "그게 더 효율적이니까, 허크. 여기 있는 것들은 전부 1종이야. 대장이 굳이 힘쓸 필요도 없어. 즉, 여기서 발목을 잡히고 있을 수는 없다 이거지."


 "그래서 홀로..."


 "그래, 시논. 그러니 현장은 지금부터 내가 지휘한다. 내 명령에 따라라. 알겠나?"


 몰려오는 침식체를 베어내며 이레나가 지시한다.

시논과 허크 모두 그 지시를 승낙한다.

대장이 없을 때는 대원 모두가 부대장의 명령을 따를 것.

그렇게 정해 놓았으니까.






"베르, 얼마나 더 가야 하지?"



삐리삐리릿---!



 "그래, 거의 다 온 건가..."


저벅저벅 소리를 내며 백화점 내부를 돌아다닌다.

중간에 침식체를 몇 마리 만나기도 했지만 전부 간단히 소탕했다.

대장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삐리릿---!



 "음? 왜 멈췄지?"


베르가 멈춘 곳은 문이 굳게 닫혀있는 한 금은방.

대충 감이 온 대장은 총으로 잠금 장치를 부수고 방 내부로 들어선다.


 "...계십니까?"


 "...아......아......"


쓰러져있는 사람을 하나 발견한다.

상처가 심하다.

침식체에게 입은 상처.

...살아나기에는 이미 그른 것 같다고 대장은 판단했다.

심지어 침식체로 변이가 진행되고 있었다.


 "...당신의 베아트리체 양의 아버지 입니까?"


"아...아...베아...트리체..."



삐리릿---!!!



 "...베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당신은 곧 죽습니다."


 "......쳐요."


 "...네?"


 "...도망...쳐요."


남자는 남은 기력을 쏟아내며 대장에게 말을 건다.

대장은 묻는다.


 "도망치라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건...... 괴물 입니다....."


 "...괴물...?"


 "동료...있었어요... 그런데... 서로...다 죽였어......"


......

뭔가 좋지 않은 감을 느낀 대장.

곧바로 대원들에게 무전 할 준비를 한다.


 "리...리라 소리가 울려 퍼지게 둬선 안 됩니다......!"


남자가 죽어가는 목소리로 뱉어낸 한 문장.


리라 소리가 울려 퍼지게 둬선 안 된다.


리라...


리라...?


......악기?


 "전 대원에게 전한다! 지금 당장 이 건물 밖으로 나가라! 빨리! 가능한 한 멀리 도망쳐!"


급박하게 무전을 전한다.

이렇게 급박했던 적이 있던가?

대장은 자신의 짐작이 아니길 바란다.

그리고...


 "...당신, 침식체로 변이하고 있습니다."


 "......"


철컥!


 "...마지막으로 할 말은 없습니까?"


 "이, 이거... 전해 줘요... 내 딸에게....."


손에 쥔 것을 대장에게 전해주는 남자.

전해준 것은 로켓 형태의 목걸이였다.


 "의뢰 받았다. 확실하게 전해주겠습니다."


 "내 딸... 베아트리체에게.... 사랑... 한다고...."


 "...전해주겠습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베르, 딸을 잘 지켜 주렴......"



삐,삐리잇!!!



베르는 대장에게 하지 말라는 듯이 전기 충격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장은 끄떡도 하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의 마지막을 선사해주는 사신의 역할도 맞고 있었으니까.


 "저를 원망하십시오. 저를 저주하십시오. 그리고... 언젠가 머나먼 곳에서 다시 만납시다."



타---앙!!!






 "다들 들었나? 방금 대장한테서 무전이 들어왔다. 전원 철수하라는 군"


 "들었어, 부대장. 이렇게 급박한 대장의 목소리는 처음 들어보는데?"


 "뭐, 침식체들도 어느 정도 정리 됐겠다, 철수해도 상관 없지 않겠어?"


 시논이 저격을 그만두고 철수하려던 때였다.

저격수인 그녀는 다른 사람들보다 시력이 더 좋았다.

그렇기에... 무언가를 포착했다. 포착해버렸다.


"...부대장?"


 "무슨 일이지, 시논?"


 "...여기 사람은 우리밖에 없지?"


 "그래, 우리 외에 사람은 없어."


 "그런데 왜... 내 눈에 사람이 보이지?"


그 말에 이레나와 허크 모두 놀란다.

생존자가 있었단 말인가?


 "사람? 생존자가 더 있었나? 당장 가서 구해야..."


 "기다려, 허크."


 "...부대장?"


 "...사람의 형태를 한다고 해서 사람이란 보장은 없어."


 "...그게 무슨 소리야, 부대장?"


허크와 시논은 이해를 못 했지만 

그림자의 존재를 알고 있는 이레나 만큼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천천히...또 천천히..."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온다.

백화점 전체에 울려 퍼지는 목소리.

뭔가... 기분 나쁘다.


 "어디서 들리는 거지?"


 "모르겠어. 그리고 아까 전에는 보였는데 지금은 또 감쪽같이 사라졌어!"


 "시논, 허크! 경계를 늦추지 마!"






 "...지휘자 님이... 돌아오셨다... 세상이여...그 분의 연주를... 맞이하라..."



띠리링~!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중으로 한 편 더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