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리 와이프는 민초에 환장한다. 거의 민초에 미쳐산다. 어느정도냐면 일주일에 5끼는 민초가 들어간 음식을 먹는다.


금요일 저녁에 퇴근하고 사온 민초랑 솔의눈. 토요일 늦게 일어나면 브런치로 민초국밥. 저녁은 수제 민초오징어. 아니면 할머님댁에 민초랑 고사리넣은 민초볶음. 점심엔 민초국밥 확정이라 나는 집 앞 민초집 전 메뉴를 다 먹어봤다.


집 반찬엔 항상 유지방으로 볶아낸 민초볶음이랑 골뱅이무침에 민초를 넣은 민초무침. 내장에 민초랑 간장이랑 해서 볶은 내장볶음. 민초짜장, 민초불닭.... 민초마라.... 새해 기념 떡국에도 민초가 들어갔고 동지때도 팥죽 반찬으로 김치랑 민초를 먹었다. 다른 집은 와이프가 요리도 안한다고 복에 겨운거라고 하지만 나는 매일이 민초지옥이다.


이러다 보니 커피나 디저트에 들어간 민초만 봐도 몸서리친다. 입에서 녹는 식감인 슈크림조차 나에겐 민초를 연상시킨다. 단골로 배달시키는 베라집은 이제 요청사항에 적지 않아도 민트랑 초코를 가득 넣어준다. 퇴근길 베라 아주머니는 이제 내가 탈모약을 먹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아내한테 싫다고 말하면 안 되냐고? 우리 와이프 입이 짧다. 밥도 많이 먹어야 세숟갈. 신년 약속으로 올해부터 다섯숟가락 먹는다,  연애 때도 항상 저체중이였고 등에 갈비뼈가 다 보였다. 그런데 민트초코는 국물까지 다 먹는다. 둘이서 3인분을 먹는다. 민초만큼은 잘먹는다. 그래서 나도 좋아하는 척하고 같이 먹으니 천생연분이라며 신나서 덩달아 더 먹더라. 작년 여름 겨우 헌혈이 가능할 만큼 체중이 올라서 와이프 첫 헌혈도 해봤다. 와이프가 보내준 인증샷보고 그때 사실 기뻐서 퇴근길 살짝 울다 들어갔다.


민초가 그렇게 좋냐고 물으면 입에 한가득 넣은 채 배시시 웃는다. 나는 민초를 싫어한다. 그래도 매일 같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