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R이 이거 줄임말이라면서.
Eckhart's Society for Preternatural Research라고 이 챈에서 본듯.
게임상에서 ESPR이 묘사되는 바로는 민간주술서나 각종 음모론 서적, 수상한 고대문서 같은 자료를 모아다가 소위 세계의 진실이라는 걸 탐구하는 크툴루 신화 소설에 나올법한 비밀결사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아래 얘기할 단체와는 그냥 이름만 닮은거임.
여튼 뜬금없이 에크하르트가 어디서 왔나, 그냥 어감이 그럴듯해 보여서 정했나 싶기도 한데 몇 가지 테마는 닮은 구석이 있음.
실제 에카르트(에크하르트) 소사이어티라고 기독교 신비주의 단체가 있는데 이건 중세시대 신비사상가인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를 기리고 사상을 계승하고자 만들어졌다. 1987년에 영국에서 설립. 에크하르트의 사상적 목표는 인간이 인지감각이나 지식, 이성을 초월하여 신의 지평으로 회귀하는 것인데(인간이 창조되기 전에는 신의 일부분으로서 신에게 동화되어 있는 상태였다고 믿었음) 에카르트 소사이어티는 그 뜻을 기독교사회에 적용하기 위해 모든 기독교 계열 종파의 교리적 통합을 추구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에 뛰어든 상태. 에델 마이트너의 목표 역시 분열된 육신과 지식의 통합이던가 그렇겠지 아마.
에크하르트의 경우는 초월이나 합일 같은 주제와 깊은 연관성을 가진 만큼 이 정도의 모티브는 제공했을지도 모르겠네.
덧.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피조물로서의 지식을 전부 초월한 "벌거벗은 상태의 인간 영혼"이 삼위일체조차 초월한 "벌거벗은 상태의 신"과 접촉함으로써 신에게 회귀하여야 한다고 했는데, 삼위일체를 신의 껍데기 취급해주시는 파격함도 문제지만, 저 말인즉슨 인간 하나하나가 자신의 내면에서 신을 직접 찾아야 한다는 소린데 그렇다면 신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사제가 굳이 할 일도 없거니와 있을 필요도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것이며, 또한 신의 말씀이 담긴 성경 역시 피조물이 필사한 피조물의 지식에 불과하다는 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의 주장은 불경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음. 따라서 생전에 저새끼 이단 아니냐는 항의가 끊이지 않았고 결국 죽어서 이단으로 결정남. 다만 최근 신학자들은 십자가나 성물, 성직자 등의 매개를 거쳐 신에게 닿는다는 고대종교스러운 발상을 포기하지 않았던 중세 기독교가 신자 개개인의 묵상만으로 신에게 직접 간구할 수 있다는 근대 기독교로 탈피하는 계기를 만들어준 사람들 중 하나 정도로 평가중. 어차피 200년 뒤에 루터도 이단 소리 듣고 파문됐지만 멀쩡히 개신교 아버지 소리 듣는데 중세의 이단자 딱지가 21세기에 대수랴.
덧 2.
ESPR과 줄임말로서 비슷한 건 SPR이라고 쓰는 초상심리연구학회인데 소위 오컬트 단체이고 풀어서 쓰면 Society for Psychical Research라 그렇게 닮은 건 아님. 다만 연구분야[?]는 비슷한가. 이쪽도 영국 단체인데 과연 세상의 해괴망측한 건 다 영국에 모이는듯. 1882년부터 설립된 역사 좀 있는 단체이며 아직까지 유럽, 북미 등 지역에서 회원들이 활동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