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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에서 천불이 끓는다.


이 감정은 뭘까? 

단순한 분노라고 하기보다는 좀 더 까끌까끌하고, 뭔가 얹힌것처럼 속이 갑갑하다.

눈에 띄는 모든 걸 부숴버리고 싶다가도, 또 동시에 자신의 존재가 갈기갈기 찢겨나가는 것 같은 기분.


급격하게 피가 머리로 쏠린 탓일까, 현기증을 느낀 이수연은 잠시 비틀대다 가까스로 책상 모서리를 짚고서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


이수연의 정신이 그녀의 육체로부터 아득하게 멀어져간다. 

들려오는 남녀가 교접하는 소리, 살과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 거친 숨소리와 섞여 들리는 신음소리가 머나먼 곳에서 들려오는것 같다.


테라브레인실의 문을 여는 법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감히 관리자와 떡을 치는 년의 얼굴이 궁금한만큼, 그 년의 정체를 알고서 무너지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 


만일 그녀가 문을 열고 마주한 것이 관리자와 혀를 섞고 있는 서윤, 혹은 젊고 예쁜데다 돈까지 많은 신지아라면 관리자가 자신을 떠난 

이유가 단지 자신이 늙어서라는것을 부정하기 힘들어져버리니까.


짧은 시간, 이수연은 사장실 바닥에 주저앉아 고뇌하고 고민했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이대로 돌아서는 것이 곪은 상처를 무시하는 일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통감하고 한때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 주었던 남자를 전력으로 걷어차고 말겠단 의지로 간신히 일어날 수 있었다. 


책장 두번째 칸, 부자연스럽게 위치한 작은 선인장 화분 뒤에 있는 파란색 버튼을 누르면, 책장이 육중한 소리와 함께 

천천히 옆으로 미끄러지고 나니 잘 숨겨져 있던 테라브라인실의 입구가 드러났다.


문을 열 준비를 마친 이수연이 마지막으로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나마 소리를 덮어주던 책장을 치운뒤부터 더욱 선명하게 들리는 천박하고 적나라한 소리가 그녀의 머릿속에서 메아리치고 있었다.


미닫이 문이 달칵, 하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소리가 난다.

하지만 방 안의 누구도 그런 조그만 소리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아마 서로에게 집중하느라 듣지도 못 했을 것이 분명하다.


이수연은 천천히 그 문을 옆으로 밀어 제꼈다. 

문이 완전히 열리고 방에 발을 내딛은 이수연의 귀에 한창 절정에 다다른 여자의 신음이 다이렉트로 꽂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그런데 그 목소리가, 왠지 모르게 몹시 익숙하게 느껴져 이수연은 눈을 가느다랗게 떴다. 


”...르네?“


불청객의 등장에 놀란걸까, 아니면 자신의 이름이 불렸다는 사실에 놀란걸까. 

관리자를 꽉 끌어안고 오르가즘의 여운에 흐느끼던 르네는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가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경악과 수치심이 섞인 르네의 얼굴을 본 이수연이 처음으로 느낀 감정은 우습게도 안도였다.


아예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던 어리고 풋풋한 여자가 아닌 동년배가 상대라면 자신도 비교우위를 점할 곳이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허나 그 얄팍한 안도감은 얼마 지나지 않아 관리자가 안은 상대를 확인하기 전보다 더 부정적인 감정이 되어 그녀를 물들여갔다.

그리고 그제서야 이수연은 자신이 느낀 정체를 알 수 없던 감정의 정체를 깨닫고 입술을 깨물었다. 


질투.

버림 받은 자신과는 다르게 관리자에게 선택받은 대상에게 느끼는 비참하고 수치스러운 감정.


그리고 질투라는 화살을 겨눈 감정의 활시위는 상대가 그녀 자신과 나이 차이가 없는 동년배라는 것을 확인한 이후 

오히려 더 팽팽히 당겨졌다. 


도대체 내가 르네보다 못한게 뭔데?


그녀는 그 어느때보다도 분노에 찬 표정으로 관리자를 쏘아보았다.

하지만 전혀 당황한 기색없이, 평소처럼 뻔뻔하게 이죽거리는 그를 본 이수연은 느끼고 말았다. 


자신은 도저히 이 남자를 미워할 수 없다는 것을.


부숴버리기는 개뿔, 지금이라도 자신을 안아달라고 사정하고 싶은 것을 참는게 고작이었다.


왜 그렇게 말도 없이 떠나가버렸냐고, 나는 하루도 당신 생각을 안 한적이 없었다고.

차마 말 할 순 없는 노릇이니까.


“..오랜만이군. 부사장.”

“뻔뻔하기도 하셔라.”


욕도 할수 없고, 그렇다고 원망도 할수 없는 이수연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감정표현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중에 들이닥칠 정도로 예의 없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예의..!”


지금 당신 입에서 예의란 말이 나와?


라고 말하고 싶은 걸 겨우 참아낸 이수연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남의 인생에 갑자기 비집고 들어와 모든 것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고, 급기야는 뱃속에 새로운 생명까지 품게 하고서 

한마디 말도 없이 사라져 버렸던 주제에 예의?


이런 쓰레기 같은 남자에게 몸과 마음을 다 바쳤었다니.

치가 떨렸다. 


“할 말이 있다해도 잠시만 밖에서 기다려주면 고맙겠군. 르네 양도 오랜 벗 앞에서 가버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부끄럽지 않겠나. 

금방 끝내고 나갈테니, 밖에서 차라도 한잔 하고 있게.”


말을 마친 관리자는 이수연이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에게서 등을 돌리로 르네의 젖가슴을 주물럭대기 시작했고, 

이내 르네의 이곳저곳을 애무하며 다시 못 다한 섹스에 열을 올렸다. 


이수연은 왜인지 모르게 핏줄이 선명한 남자의 커다란 손으로부터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르네의 보짓살이 휘어감겨 나올정도로 질펀하게 자지를 박아넣는 관리자의 허리놀림에 이수연은 미칠것만 같았다.

이성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은 탓일까, 아니면 단순히 오래 굶주린 탓일까. 

이수연은 평소의 냉정한 그녀라면 결코 하지 않았을 말을 내뱉고 말았다. 


“..대체 제, 제 어디가 맘에 안 드셔서 떠나셨던 겁니까?”


재봉틀처럼 무자비하게 들썩거리던 관리자의 허리가 멈췄다.

르네는 물밀듯이 밀려오는 쾌감에 취한듯 다리를 후들거리며 겨우 갖게 된 쉬는시간조차 오르가즘에 젖어 경련하고 있었다. 


“재밌군. 그 부사장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이야.“


관리자는 여전히 르네의 허리를 붙잡은 채, 이수연에겐 눈길 하나 주지 않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쯤 되니 제발 눈이라도 마주쳐 줬으면, 하는 생각에 이수연은 애달픈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물론 자네가 좋은 상대였다는 것조차 부정하진 않겠네. 그렇지만 자네는 너무 제약이 많았어.“

”제약이.. 많았다고요..?“

”르네 양.“


관리자는 이수연에게 보란듯이 르네에게 턱짓을 보냈다. 

방금 전 까지도 바들바들 떨고 있던 르네는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거침없이 관리자의 자지를 입안에 삼켰다.


”무슨..!“


관리자의 정액과, 르네의 애액으로 범벅이 되어있던 눅진한 자지를 르네는 목구멍 안까지 사용해서 받아내고 있었다. 

마치 목구멍도 보지로 사용하라는 듯, 자신의 몸은 모두 관리자의 성처리를 위한 것이라는 듯 담담하게 고통을 참으며 봉사했다. 


그리고 방금전까지 르네의 질 속에 있었던 것이 분명한 관리자의 거근엔 콘돔이 씌워져 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수연은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오랜만에 마주한 폭력적인 그 물건을 보고서 젖어버리기 시작한 그녀의 가랑이가, 그녀는 관리자를 거스를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게 해주고 있었다. 


진공상태의 병에서 뚜껑을 여는듯한 소리와 함께 르네는 입속에서 깨끗해진 관리자의 자지를 뱉어냈다.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관리자의 그것과는 상반되게 르네의 입가는 음모와 체액으로 더럽혀져 있었지만, 이수연은 그것조차 부러웠다. 


“르네 양, 어땠지?“

”맛있습니다, 최고 관리자님...“


르네의 눈엔 맹목적인 충성과 애정이 담뿍 묻어났다.

그 틱틱대던 시니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지금의 그녀는 관리자의 좆집이라고 칭해도 불쾌해하지 않을 것 같아 보였다.


”자, 이제 이유도 들었으니 잠시 자리좀 비워주겠나. 이제부터 더 찐한 것들을 해야 하거든. 자네라면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이수연은 주저했다.

분명 그녀에겐 지금 르네가 한 것만으로도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관리자의 팔에 의도적으로 젖가슴을 문대며 이수연을 향해 의기양양한 미소로 도발해오는 르네를 보자마자 그녀는 

잊고 있던 전의와 승부욕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관리자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간 이수연은 르네를 밀어내고 옷들을 벗어던지기 시작했다.


재킷을 벗고, 블라우스를 벗은 뒤 드러난 압박붕대를 본 관리자는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수연은 상기된 얼굴로 압박붕대를 풀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그와의 섹스는 자신이 기분 좋기 위한 행위였지, 그를 기분 좋게 해주겠다 생각한 적이 없었다. 


“마지막 봤을 때보다 더 커진 것 같은데.”

“커지기만 한 게 아닙니다. 덕분에.“


붕대에 이어 브래지어까지 벗어던진 이수연이 손으로 자신의 젖을 가볍게 눌러 짰고, 관리자의 얼굴까지 모유가 튀었다.


”하하하! 이건 또 예상 못 한 선물인데?“


관리자는 손으로 볼까지 흘러내린 모유를 훔쳐내 핥으며 웃었다. 


”달달하고 크리미하군.“


아침에 그렇게도 저주받은 느낌이던 모유분비가 이렇게나 고맙게 느껴질 거라 생각하지 못했었던 이수연은 미소를 지었다. 

관리자가 그리도 원하던, 하지만 상스럽다는 이유로 거절하던 가슴 사이에 자지를 끼워 흔드는 것도 이젠 거리낄 것이 없었다. 


”오, 이제야 누려보는군. 부사장의 파이즈리...“


관리자는 기분 좋은 듯이 미소지었다. 

이수연은 관리자의 자지가 뜨겁게 맥박치는 것을 느끼며 오랜만에 맡는 그 아찔한 냄새에 취해 야릇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이라면 아까 르네가 했던 것보다 더 맛있게 빨 수 있을듯 했다.

참을 수 없는 충동에 못 이겨 자신의 폭유 사이로 빼꼼 드러난 붉은 귀두에 쪽, 하고 가볍게 입맞춤한 그녀는 

흉측하게 여겼던 그의 자지가 사랑스럽고 귀엽게만 느껴졌다. 


무아지경으로 파이즈리와 끝 펠라를 시작한 이수연은 문득 자지가 더욱 크고 단단해 지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보니 

갑작스럽게 각성해버린 연적을 보고 위기감을 느낀 르네가 관리자의 불알을 가볍게 움켜쥐고 그의 항문에 혀를 집어넣고 있었다. 


“오, 오오...”


관리자는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처럼 신음을 흘렸다. 

이수연은 체면도 내다버리고 천박하게 공기와 침을 머금고 서투른 진공 펠라와 함께 가랑이를 활짝 벌리고 자위를 시작했다. 

르네도 마찬가지로 림잡의 스퍼트를 올리며 상스럽게 보지를 자극했다. 


여기까지 온 이상, 먼저 꼬리를 내리는 쪽이 지는 것이다. 

친구였던 이수연과 르네는 서로를 의식하며 관리자에게 아양을 떨어댔다. 


관리자는 이수연의 젖꼭지를 입에 물고 모유를 마시며 르네의 엉덩이 구멍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자, 엉덩이에 먼저 자지박히고 싶은 암컷은 누구지?”



두 여자는 동시에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