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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년? 소녀?가 방 안에 서 있다. 좀 알아보기 힘들군. 어쨌든 2022년 4월 1일인 오늘은, 마침 이 어린 녀석의 생일이다. 그리고 지금, 녀석의 이름을 알아보도록 할 것이다!


쓸데없이 촐싹대는 가난뱅이의 이름은 무엇일까?



> 이름을 예측하자.



[RONI FISHER]


녀석의 이름은 로니 피셔(RONI FISHER)일 것이다!



> 로니: 방을 조사하자.




너의 이름은 로니다.


방 안은 네가 시도했다가 버려진 물건들로 한가득이다. 먼지 쌓인 타블렛이랑, 첫 3페이지 적어놓은 참고서랑, 썩어들어가는 화분이랑. 그냥 뭐...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거 같아서 시작해 보았다. 만만해 보여서 배우려고 했던 오타마톤들도 널부러져 있다. 


한 가지 뚝심있는 분야라면, 믿을 수 없을 만큼 구린 게임을 쌓아두고 있다. 비록 그걸 플레이하는 걸 즐기지는 않지만, 그 리뷰 영상을 편집하는 일은 비교적 즐기는 편이다. 너의 리뷰는 5분 내외의 짧은 길이이며, 대부분 평범히 진행되는 도중에 끊어지듯 끝나는 영상들이다. 영상의 팬들은 이것을 똥게임에 대한 비아냥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사실 그냥 귀찮아서 만들다 중간에 끊은 것들이다. 최근에는 게임의 실시간 스트리밍도 해보고 있으며, 아직 질리지는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네가 언제나 재미없는 게임을 하는 것은 아니다. 고전 명작도 하는 편이고... 게다가 현재, 넌 실제로 재밌을 듯한 게임을 기다리고 있다. 



> 로니: 어서 바지를 찾아, 다리에 장비하자!



고작 바지를 입는 것에 대해 '장비한다'라는 동사가 적절한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너는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여긴다. 만약 바지를 입어야 하는 날이 온다면 그건 이 목숨이 떨어져 나가는 순간일 것이다.


사실, 바지들은 모두 드라이클리닝을 맡겨놓았다. 너는 내일 쯤 찾으러 갈 생각이었다. 어차피 주말이고, 그냥 집 안에서는 편하게 있고 싶을 뿐이었다.




> 로니: 시계의 상태를 조사하자.





박살나 있는 시계들은 신경쓰지 않도록 하자. 그냥 그것들이 계속 똑딱이고, 신경을 계속 거슬리게 할 뿐이었다. 그것 뿐이라면 몰라도 매일 아침마다 짜증나게 울려대기까지 했다. 자명종을 끄는 방법이 있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너는 아날로그형 자명종을 다루는 법을 몰랐



> 로니: 시계를 캡처로그하자.




너는 부서진 시계들을 캡처로그하여, 실라덱스 카드에 보관한다.


'캡처로그' 행위는 물건을 실라덱스 카드에 집어넣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거... 라고 기억한다. 그리고 이 실라덱스 카드란 건 실체가 없고, 그러니까 허공에 물건을 넣고 꺼내고 하는 기술이라고... 젠장, 과학기술은 너무 어렵다. 는 언제나 이런 것보다 보따리를 더 반겼다.


너의 페치 모드위자로, 실라덱스 카드에서 꺼낼 물건을 자기 의사로 결정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뭐, 한 번 넣어놓은 물건을 꺼내기 싫을 때는 유용하다. 네 카드 덱은 쓰레기통에 가깝게 사용되고 있다.



> 로니: 게임팩을 조사하자.




이건 아주 희귀한 NES용 게임팩이다. 52가지 액션게임이 하나에 들어있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물건의 가치를 모른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너무 유명한 게임이라, 너는 오히려 희소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재밌게도 52가지 게임 중 치타들이 나오는 게임은 가장 뛰어난 게임이다. 너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



> 로니:  '빅 릭스' 포스터를 조사하자.




YOU'RE

WINNER !



> 로니: 고간을 붙잡고 광인 행세를 하며 똥게임을 플레이하자.



어... 아니다.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차라리 버팔로가 귀에 설사를 싸게 내버려두고 만다던가. 너와 는 성향이 꽤 다른 사람이다.



> ==->



잠깐 쓸데없는 일에 정신이 팔려있다보니 컴퓨터를 내버려두고 있었다. 이런, 누군가가 너에게 메신저를 보내고 있다.



> 로니: 대답하자.



페스터로그 펼치기/접기
-- 9시 45분에, marchingPygmalion [MP]가 sacrificialSalmacis [SS]에게 페스터링(pestering)을 시작합니다. --

MP: ㅎㅇ 생축

MP: 11시까지 오셈

SS: 엥 어디로?

MP: 와 뭐야 바로 답장하네

MP: 미라클이네

SS: 아니 뭐가 어때서...

MP: 너 평소에 불렀을 때 대답할 확률 50%도 안하자나

MP: 그리고

MP: 뭔 어디야

MP: 게임 파일 보냈잖아여

SS: 아 맞네

SS: 스버브? 그거 하기로 했지

SS: 사실 오히려 기다리고 있었는데, 잠시 뻘짓하다가 정신이 이상해졌나보네

MP: ㅇㅇ 알면 다행이고

MP: 내가 그 게임 크랙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느뇨

SS: 역시 크랙판이었구만 이거

MP: 소다요

MP: 무슨 20세기 게임이 CD만으로 배포하는지

MP: 어쩔수 없잖니

SS: 난 크랙이든 뭐든 상관 안 쓰는게 너한테 이미 홍콩 97이랑 새드 사탄도 받았잖아

MP: 새드사탄 ㅅㅂ

MP: 구하느라 개힘들엇는데 QW 걔는 해주지도 않고

MP: 생각할 수록 빡치넹

SS: ㅋㅋㅋㅋㅋ

SS: QW는 그런거에 깐깐하니까

SS: 대신 내가 잘 즐겨 주는 것!

SS: 흠 사실 그리 잘 즐기진 못했지만

SS: 공포게임으로서는 아마 유메닛키만도 못했던거 같은데...

MP: 야 유메닛키는 ㅇㅈ이야

MP: 마도츠키 귀엽잖아

SS: 난 니가 유튜브 에디션으로도 그 게임을 하지 않았을 걸 거의 100% 확신하거든

SS: 그렇다 하더라도 캐릭터가 귀여운가 아닌가는 누구라도 알 수 있을테니까 오키

MP: 즐

MP: 암튼 오늘 오전에 스버브 시작할 거니까, 지금 설치해둬랑 

MP: 난 다른 애들도 불러옴

SS: 다른 애들 누구

MP: 누구긴 누구야

MP: 지긋지긋한 얼굴들이지

MP: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함

SS: 그래 그래


> 로니: 게임을 설치하자. 



그래, 인스톨하지 않는다면 단순한 설치프로그램일 뿐이다. 내려받은 파일을 실행하자 설치가 시작된다.


사실 너는 이게 무슨 게임인지는 잘 모른다. MP가 아마 설명서 파일도 같이 보내줬던 것 같은데, 컴퓨터로 읽으려니 눈이 아파서 A4 용지에다 프린트 해놨었다. 그 후에 설명서의 존재를 까먹었고...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다.



> ==->




그리고 컴퓨터가 지 할 일을 알아서 하는 동안, 너는 잠시 영상 편집을 하기로 한다.


사실 그렇지 않다. 질렸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가끔 질리기도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질렸을 뿐이다. 이번 영상은 4분 35초짜리다. 너는 양심 없는 무법자마냥 영상 사이트에 이 전자 쓰레기를 투척한다.



> 로니: 방을 나가자.


잠깐. 적절한 무기도 없이 방 밖을 나가는 건 좋지 않은 행위다. 너는 맨손 격투술에 자신있는 편이 아니다.


사실 밖이 그렇게 위험하진 않다. 딱히 괴물들이 돌아다니지도 않는다. 대체로 전투(Strife)는 원하지 않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고, 이것은 우주 전역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규칙이다. 


그리고, 지킬 박사와 하이드(NES)에 따르면 지금까지 장비했던 지팡이는 효과적인 무기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지금 새로운 무기를 찾아봐야 할 것 같다. 



> 로니: 무기를 찾자.




서랍을 뒤져서 무기로 쓸 만한 것들을 찾아본다. 레고 블럭으로 만든 50cm*50cm 정육면체 덩어리, 부러진 저글링 곤봉, 캠핑용 손도끼, 다트 3개, 스테이플러, 다 쓴 AA 건전지 8개, 카트리지 청소용 브러쉬가 있다.


쓰레기 투성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 로니: 레고를 조합해 전설적인 무기를 만들자.



분명 매혹적인 아이디어다. 정확히 정육면체 모양으로 조합한 구성을 해체해야 하는 건 안타깝지만. 뭐, 마인크래프트 흉내라도 내려고 했던 거야? 넌 항상 존나 쓸데없는 짓에 열광하곤 했다.


그럼 이 레고 블럭들을 분해해서...



> ==->




분해... 할...


> ==->




이런 시발 더럽게 안 뽑히네


> ==->




아무 일도 없었다. 시간 낭비는 없었다. 그 시간 자체가 없었던 거다.



> 로니: 다트를 캡처로그하자.




다트라, 멋지지. 이걸 무기로 휙휙 던지는 모습은 상상할 만하다.



> 로니: 다트를 전투 스페시버스에 할당하자.




다트를 실라덱스덱에서 전투덱으로 이동...


이동...


> ==->



네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페치 모드인 위자 모드의 특성상, 넌 실라덱스 덱에서 꺼낼 물건을 직접 정할 수 없다. 사실 이건 꺼낼 물건을 유령들이 대신 정해준다는 설정으로 되어있다. 


유령은 무슨. 너는 그런거 안 믿는다. 근데 그러거나 말거나 유령들이 다트를 전투 덱으로 이동시키는걸 원치 않는 것 같다.



> 로니: 집어 치우자.



개같은 유령놈들. 고스트버스터즈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그럼 남은 무기는 뭘까. 다트 3개를 네 손으로 실라덱스 덱에 감금시킨 관계로, 남은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게 되었다. 



> 로니: 손도끼를 집자.




너는 손도끼를 캡처로그 하지 않고, 집어서, 할당하기로 한다.



> 로니: 전투 스페시버스에 손도끼를 할당하자.




전투 스페시버스에 도끼 종류(axekind)가 할당되었다.


이제 너의 전투 덱에는 영구적으로 도끼 종류가 남아있을 것이고, 위자 모드의 특성을 경유하지 않고도 언제든지 도끼를 꺼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정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뭐 어때. 그닥 관심은 없다.



> 로니: 좋아, 진짜 방을 나가자.



너는 나가는 김에, 방 안에 널부러져 있던 쓰레기들을 몽땅 카드에 캡처로그해서 밖으로 가져오기로 했다.


방 밖은 곧장 거실이다. 주방이랑 갖가지 방들도 달려있다. 


여기에도 그닥 관심은 없다.



> 로니: 보호자를 찾자.


아직 네가 보호자랑 같이 산다는 말은 한 적 없는데.


어쨌거나 사촌은 지금 집에 없고, 걔는 딱히 너의 보호자도 아니다. 그녀는 아침부터 외출했고, 혈연의 생일을 위해 집에 붙박혀서 축하를 해 줄 마음은 없는 모양이다.


네가 딱히 그것에 대해 속상하지는 않다. 사실 딱 좋게 꺼져줘서 좋다는 생각이다.



> 로니: 쓰레기를 버리자.



너는 집 마당에 나와, 쓰레기 수거함으로 다가간다. 캡처로그 카드를 정기적으로 비워줘야 한다.


이 쓰레기 수거함은 최근들어 집집마다 보급되고 있다. 빨갛고 네모난 상자처럼 생겼는데, 대충 물건을 집어 넣어두면 어느새 깔끔히 사라진다. 주말에는 오전 11시 15분 쯤에 작동한다.


이것과 관련된 사고나 자살 사건이 있긴 하던데, 넌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오히려 매우 편리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 ==->



너는 캡처로그 해놓은 물건들을 마구잡이로 꺼낸다.


위자 모드의 유령 헛소리는 케케묵은 광고멘트고, 실제로는 그냥 랜덤으로 아무 물건이나 꺼내주는 구조라고 믿고 있다. 실제로 그냥 가지고 있는 물건을 아무거나 꺼내 버린다면 랜덤으로 꺼내진다는 단점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이것이 훌륭한 쓰레기통으로 쓰이는 이유이다.


유령들이 마지못해 모든 아이템들을 꺼내주는 상상을 하며 너는 잠시 키득댄다.



> ==->




하지만 꺼내지지 않고 남아있는 단 하나의 카드가 있다.


너는 언제부터 이게 있었는지, 언제 캡처로그 했는지, 내용물이 뭔지도 기억하지 못한다. 아마 작고 네모난 거였는데. 일단 꺼내려고 해도 꺼내지지 않는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남은 카드가 이것 뿐이어도 마찬가지다. 이게 대체 뭐길래? 넌 그냥 버그일거라 생각하고 신경을 끈 지 꽤 오래되었다.


유령들은, 이 물건이 전송하기계에 집어삼켜져 부적절한 장소로 사라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 그들은 이게 곧 쓸모가 있을 거란 걸 알고 있다.


허리께에서 삑삑소리가 들린다.



> 로니: 휴대폰을 확인하자.



너는 휴대폰이 없다. 삐삐는 가지고 있다. 주머니에서 삐삐를 꺼내... 아니, 너에겐 주머니가 없는데. 후드티에도 주머니는 없다. 뭐야, 어디서 꺼낸 거지?


확인해보니, 그래, 누군가가 메신저를 보내고 있긴 하다. 이걸 확인해보려면 컴퓨터 앞에 갈 필요가 있겠다.



> 로니: 들어가자.



너는 집에 들어가기로 했다.



> 로니: 다른 꼬마가 되자.



주인공 플레이 빌드(기초)



만우절 기념 제작자가 직접 하는 홈스턱 CYOA 홍보용 플레이

아직 별 내용은 없지만 언젠가는 2화 만듬

도움: Doll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