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올라온 운명의 아이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주사위를 굴리는 완전 RYOA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선택이 주인데 랜덤 요소가 조금 첨가된 CYOA.


나는 좋아하는 편임. 적당한 랜덤 요소는 선택의 다양성을 늘려준다고 생각해서. 랜덤 요소가 없는 완전 선택 CYOA는 사람마다 플레이 성향이 고정되어서 쉽게 변하지 않는 경향이 있음.


예를 들어 생존력을 중요시하는 플레이어라면 하라헬을 하든 마신의 축복을 하든 똑같이 내구/재생/면역 관련 옵션들을 고름. 유리대포 마법사를 좋아하는 플레이어라면 내구는 포기한 채 고화력 마법에 포인트를 집중하고. 사람의 취향은 쉽게 변하지 않다 보니 서로 다른 CYOA들을 해도 왠지 모르게 비슷비슷한 캐릭터들만 만들게 될 수 있음.


하지만 랜덤 요소가 어느 정도 있으면 신선한 변화를 주고 평소에 하지 않았던 빌드를 시도하게 만들 수 있음. 평소에는 전사캐를 좋아했는데 주사위 굴려보니까 지능이 떴네? 이번에는 오랜만에 법사캐로 가볼까? 이런 식으로. CYOA가 재밌어서 다회차를 할 때도 로그라이크 게임처럼 매 판이 새로워지고.


랜덤이 지나치면 CYOA의 핵심인 '선택'을 해치게 될 수도 있지만, 운명의 아이의 운명 포인트처럼 주사위 결과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거기서 선택의 여지가 생기니까 CYOA로서의 재미도 놓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