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시간이 넘는 서커스 매치였다
전투가 너무 길어지고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나도 상대편도 여러 번 실수했다
나도 상대방도 그렇고 몇 번이나 유리한 상황에서 불리한 상황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유리한 상황으로 형세가 뒤바뀌었고
몇 번이나 결정적인 순간에서 운빨좆망이 여러 번 터졌다
정말 잊지 못할 명승부였다
마침 우리 둘 다 장기전 특화 조합이었던 만큼 한 쪽이 도박수를 던지지 않는 한 빠르게 승부가 나지 않을 상황이었다 적은 1열로 옮겨진 성녀를 제외하면 성전사가 메인힐러여서 힐이 안정적이었던 것에 비해서 내 메인힐러였던 핫산은 연거푸 계속 트롤짓을 해대서 영웅들이 계속 힐보다 많은 출혈을 받는 상황이었기에 이대로 가면 패배할 것이라고 직감하고 내가 결국 13라운드에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
20라운드에서 간신히 1킬을 올려서 4 대 3 구도를 만들었지만
적은 무너질 기세가 없이 여전히 거세게 항전해서 승부는 팽팽했고
28라운드에서 가까스로 4 대 2 구도를 만들어서 승리가 눈 앞이라고 생각했을 때
33라운드에서 체력이 가득 차있다시피 했던 내 영웅 하나가 순식간에 죽문/붕괴 상태에 돌입하더니 거짓말같이 즉시 자해로 25% 확률로 죽문을 뚫고 자살해서
4 대 3 구도가 되었고 승부의 행방은 또 다시 불확실해졌다
4 대 3 구도였던 상황에서 내 영웅들은 방금 전에 자살한 사냥개조련사를 제외하고는 전부 빈사 상태였던 것에 비해
적은 완전히 빛의 방패, 인내, 복수 버프가 전부 다 걸려있고 스트레스/체력상태 모두 절반 정도였던 나병환자와 영웅의 기상이 뜬 성전사가 있었다
34라운드부터 38라운드는 진정으로 처절한 진흙탕 싸움이었다 온갖 운빨좆망이 거듭해서 발생하는 정말로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싸움이었는데 결국 38라운드에서 결정적인 죽음의 일격이 발생했다 39라운드는 그저 결정된 승부를 마무리하는 단계였고 40라운드에서 드디어 결착이 났다
속는 셈 치고 영상을 정말 한번은 꼭 보는 것을 추천한다 유튜브에 현존하는 서커스 영상 중 가장 극적이고 재미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