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1 Eiji: Wolf of ninth avenue
Chap.1-1

 와이어 프레임으로 된 T-REX가 달린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약 6700만년 전, 백악기의 대지에 군림했던 육식 파충류다. 최대급으로 체장 13미터, 중량 9톤.
 공룡.
 하지만, 그것은 화석을 근거로 한 학자의 상상화와는 조금 달랐다.
 T-REX보다도 훨씬 작다.
 그러면서도 앞다리는 유달리 발달해 있으며, 날카로운 3개의 갈고리 발톱은 사냥감의 살을 확실히 발라낼 수 있을 것이다.


1



 ――티라노몬 성숙기 공룡형 데이터종


 와이어 프레임의 3D 몸체에 피부 텍스쳐가 입혀져 가며, 매핑―― 질감이 생겨 간다.
 빨간 T-REX 비슷한 것이 달린다.
 그들은 무리를 짓고 있었다.
 1마리가 사냥감을 쫓고, 1마리는 꾀어내고, 또 1마리는 매복…… 고도의 지능에 기반하여 집단을 이룬 사냥을.
 사냥감은 몰아붙여지고 있다.
 터널 안쪽으로, 더 안쪽으로.
 덮쳐오는 티라노몬의 갈고리 발톱이, 드디어 사냥감을 붙잡으려고 한 순간,


 빠앙――――


 구오오오오오오오…… 귀를 찢는 굉음과 함께, 사각형의 거대한 물체가 맹렬한 스피드로 스쳐 지나갔다.
 지하철이다.
 와이어 프레임으로 그려진 열차―― 순간적으로 열차를 피한 티라노몬이 바라보고 있는 범위만은, 노선을 가리키는 라인 컬러의 버밀리온(주홍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행선지 표시에는 어딘가에서 본 것 같으면서도, 무슨 언어인지 알 수 없는 불가해한 문자의 나열이.


 그곳은 태곳적의 정글이 아닌, 선화로 구축된 콘크리트 지하 공간.


 3마리의 티라노몬은 다시 도망친 사냥감을 쫓아간다.
 터널 내의 갈림길에서 꺾어 더욱 지하 깊은 곳으로.
 첨벙
 물을 밟는 소리.
 그 앞은 광대한 하수도로 이어져 있었다.
 주위는 뻗은 손가락의 끝조차 보이지 않는 어둠으로.
 하지만, 티라노몬은 지각하고 있다.
 불어오는 바람이 가져온 오물 냄새, 재빠르게 수로를 도망치고 있는 사냥감의 발소리…… 즉 공기를.


 갸악


 매복 역할의 티라노몬이 비명을 질렀다.


 갑자기 회오리가 발생하여, 말려 올라간 물 기둥 소용돌이가 티라노몬을 날려버렸다.
 균형을 잃은 티라노몬은 등쪽부터 수로로 쓰러져, 배를 드러내고 뒤집어지고 만다.
 슈아아아아아!
 거기에 지근거리에서 추격 충격파, 기습으로 강렬한 마무리 일격을 가했다.
 사냥감에 반격당한 티라노몬은 침묵, 빨간 피부에 ―― 노이즈가 퍼져간다.


2




3



 튀어나오는 간판―― 3D 디지털 사이니지(전자간판) 광고.
 얼굴에 쿠마도리(가부키 분장의 일종) 화장을 한 괴상한 가부키 풍 샵 마스코트가, 가게에서 도로로 튀어나갈 것 같은 기세로 새로 발매된 어쩌고 고기 4배 버거를 선전하고 있다.
「뭔가, 좋은 알바 이야기 없으려나~」
 나가스미 에이지는 패스트푸드점의 2층 구석 자리에 자리를 잡고 쿠폰으로 받은 드링크로 죽치고 있었다.


 스마트폰을 한 손에 들고 SNS―― GriMM(그림)의 토픽을 흐르듯이 읽고 있다.


 GriMM은 범세계적 커뮤니케이션 툴이다.
 기본 기능인 짧은 메시지, 보이스 채팅, 영상・라이브 방송 기능 외에, 기룹 채널에 기반한 다양한 커뮤니티가 병립하고 있다. 총 유저수는 모든 SNS 중에서도 아마도 상위. 최대 특징은, 독자적인 암호 화폐 DC(디지코인)에 의한 금융 결제 툴을 겸하고 있어 하나의 경제권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단, 반쯤은, 비합법이다.
「툴의 코스트가 만만치가 않으니 외주로 맡길 게 아니라 프로그램 같은 거 진심으로 배워야겠는데-. 어라…… 칩 가격 또 올랐냐고. 우리 업계도 드디어 레드 오션인가-」
 그럴싸한 말을 혼자서 주워섬긴다.
 정보 수집, 개인 매매, 클라우드 소싱의 장으로서, GriMM은 에이지 같은 프리터에게 있어서 돈 버는 데에 필수다.
 GriMM은 말하자면, 새로운 가치관에 근거한 네트워크상의 공화국인 것이다.
 ……라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그 경제 규모는 지금은 현실의 대국을 위협할 정도인 것이다.
「성장 브리더…… 는 허들이 높지. 역시 콜렉터를 상대로 한 포획이 손쉽게 벌 수 있나. 하지만 전업 헌터가 될 거라면 고객 상대로 판매 루트를 만들지 않으면…… 검은 아구몬? 포획 보수 1억 DC?!」
 에이지는, 어떤 모집에 달려들었다.
〝아구몬〟이란, GriMM에 드나드는 에이지 같은 크래커―― 네트워크 비정규 노동자 일대에서 취급되는 데이터의 일종, 그 이름이다.


 ――「아구몬・검정」 「상처 없이 살아있는 것에 한정」


 공룡형 실루엣에 모집 내용과 주의사항이 정리되어 있었다.
 1억 DC라고 하면, 대략 1억엔 이상……? 에이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거금이지만, 10년 이상은 일하지 않고 살 수 있을 것이리라.
 하지만, 본문에 달린 리플들을 바라본 에이지는, 바로 텐션이 떨어졌다.
 이것도 저것도 욕설이나 장난 목적, 돈을 요구하기만 할 뿐인 발언뿐……
 GriMM은 무법지대인 것이다. 네트워크의 쓰레기장이다.
「아-, 이거 유명한 도시전설 소재인가. 1억이라니 비현실적이고, 애당초 검은색이면 아구몬이 아니잖아…… 엣, 아악-!! 내 티라노몬 3호가아!」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가 나왔다.
 같은 층에 있던 고등학생 몇 명 그룹이, 힐끔 에이지를 봤다.


 작년까지는――


 에이지도 그들처럼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있었다.
 저런 식으로 잡담이나 하며, 목표도 없이, 그 대신에 장래에 대한 불안도 없는, 그다지 실감도 없는 즐거운 매일을……
 스마트폰을 스와이프 하는 손을 멈추고, 다른 쪽 손으로 테이블에 놔둔 가젯을 만졌다.
 손바닥 사이즈로, 흑백 액정 화면과 조작 버튼이 달려 있다. 언뜻 보면 전자 토이―― 장난감 같다.
 화면에는 소위 말하는 도트 그림으로, 데포르메된 공룡 같은 것이 비춰지고 있었다.


 ――티라노몬


 이름이 표시된다. 하지만, 그 눈은 ×자가 되어서 다운되어 있었다.
「알바 찾는데 집중하느라 알바비가 날아가 버렸다~. 바보바보, 나 바보!」
 에이즌 자기 머리를 퍽퍽 때렸다.
 다른 2마리―― 티라노몬 1호와 2호가, 작은 흑백 화면에서 번갈아가며 에이지 쪽을 봤다.
 곤란해 하는 것 같으며, 마치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부탁한다고! 이 이상은 적자가 난단 말야……!」
 에이지는 가젯을 조작하며 다운된 티라노몬을 다른 개체로 바꾸었다.
「――타겟을 포획하지 못하면 너희들 밥 없어! 그보다 포획하지 못하면 내가 이번 달 반찬 없이 먹어야 한다고」
 게임에 흥분하고 있는 위험한 녀석이라고 여겨진 것 같다. 고등학생들은 눈썹을 찡그리며 자리에서 이동해 버렸다.


 하지만, 이것은 게임이 아니다.
 놀이가 아니다.


 에이지는 크래커다.
 컴퓨터에 관한 탁월한 기술을 가진 인간을 해커라고 부르나, 크래커는, 해커 중에서도 〝비합법〟〝그레이 존〟의 활동을 마다치 않는 네트워크 업계의 청부업자다.
「툴 설정〝포획〟! 타겟 재지정 〝투베타몬〟! 크래커 〝팽〟 나가스미 에이지를 얕보지 말라고…… 커맨드 실행! &방치!」
 꾹 하고 실행 버튼을 눌렀다.
 흑백 액정 화면의 티라노몬들이 어딘가로 사라져 간다.
 일하러 나간 것이다. 이 다음은 AI가 사전에 툴에 지정해둔 대로 〝사냥감〟을 포획해 올 것이다.
 물기에 불은 종이컵의 드링크를 들이키고, 에이지는 다시 GriMM을 넘겨보기 시작했다.


출처 ) https://gall.dcinside.com/m/digimontcg/108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