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수송대대에서 대형차량 운전병으로 복무할 때 이야기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군대 차는 정기적으로 점검을 한다


어느날 정비고에 차를 대고 정비를 하고 있었다



사진은 5톤인데 내가 점검한 차는 11.5톤이다


엔진도 점검해야해서 틸팅을 해야 하는데 내부에 무거운 물건이 있으면 다 빼놓는다

(유리창이 깨질 수도 있으니까)


빼놓은 물건 중에는 2.5kg짜리 소화기도 있었다


(이게 틸팅)


점검을 다 하고 이제 다시 빼놓았던 물건을 안으로 넣었다


근데 내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차 안에 안 들어가고 넣으려고  소화기를 이렇게 잡아서 넣으려고 했다

왼손을 잡고 있는 것만 빼면 완전히 소화기 사용법이었다


그나마 안전핀이 있었다면 다행이었겠지만


문제는 그 소화기에는 안전핀이 없었다


그걸 모르고 소화기를 실으려고 손잡이 쪽에 힘을 주니


호스는 차 안을 향해있고 안전핀은 뽑혀있고


차 안은 완전히 소화기 분말로 뒤덮혔다


나는 소화기 분말이 다 흰색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시발 나는 ㅈ됐다, 차 안에 소화기를 뿌리는 운전병이 있다? ㅋㅋㄹㅃㅃ


혼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차량 정비 주무관님이 이 상황을 발견했다


하지만 주무관님은 의외로 혼내지 않고 그저 깨끗이 청소하라고 할 뿐이었다


거기에 소화기 분말은 매우니까 조심하라고 했다


나는 무슨 말인지 몰랐으나 청소하러 차에 올라타 에어건을 쏘자마자


무슨 뜻이었는지 깨달았다


나는 그 순간 논산에서 경험한 화생방 훈련이 느껴졌다


맨얼굴로 분말을 맞으니 경찰의 최루탄에 맞은 시위대가 된 것 같았다


나는 생활관으로 가 마스크를 끼고 다시 청소를 했다


에어건이 있어서 청소는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걸레도 빨아서 유리, 시트, 계기판, 핸들 등 모두 다 닦아냈다


그나마 가죽시트여서 다행이지 모직이었으면 몇 시간 동안 에어건을 써야했을지도 모른다


청소를 다 마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차를 주차하고 생활관으로 돌아갔다


별 일 아니었는지 이 사고에 대해서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다


영화에서 사람을 제압할때 왜 소화기를 뿌리는지 알게 되었다


3줄요약

차 점검하다가 차 안에 소화기 뿌림

소화기 분말은 최루탄 같았다

사람을 해치지않고 제압하고 싶다면 소화기를 뿌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