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때의 일이었습니다 .
시대적으론 세기말이었구요.
전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온 전학생의 입장
이었고 다행히 같은반 녀석들이 나름 살갑게
대해주어 금방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 친구들
손에 이끌려 학교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보며 이
런저런 꿀정보도 열심히 습득하게 됐구요 .
그러던 어느날 친구들 몇이 아주 묘한 표정을
지으며 " OO아 , 거시기 아저씨 알아? " 라는
질문을 던지더군요. 벙쪘습니다. 극히 쌩뚱맞
은 두 단어의 조합이었으니까요 .
당시 제가 다니던 학교는 5층짜리 신관 건물
을 올리는 중이라 공사장 인부 아저씨들의 왕
래가 잦았습니다 . 신관에는 아직 이렇다할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 아저씨들은 저
희 교실이 위치한 본관에 자주 드나들었지요.
화장실에 가거나 식사를 하는 그런 용무로 말
입니다 .
특히 화장실의 경우 모든 아저씨들은 교직원
용 화장실을 이용하기 마련이었지만 유독 한
사람 , 그 ' 거시기 아저씨 ' 만은 저희들이 쓰는
학생용 화장실을 이용했었습니다 . 어린이 대
상의 화장실답게 소변기도 성인용보다 무척
작아 보통의 체구인 그 아저씨가 쓰기에 불편
할 터였는데도 말입니다 .
거의 항상 끝쪽 소변기에 자리잡았던 그 아저
씨는 한 번 자리를 잡고나면 쉬는 시간이 끝나
아이들의 왕래가 잦아 들때까지 요지부동이었
습니다 . 약간 몸을 틀어 본인의 물건을 화장실
문쪽으로 내 보인체로 말입니다 . 가끔 짖꿏은
아이들이 너무 가까이서 대놓고 감상을 할라
치면 약간의 웃음기 어린 얼굴로 애비! 하는
시늉만 할 뿐이었지요 .
가끔은 본인의 물건이 아예 안보이게 몸을
소변기에 밀착하기도 했는데 그 땐 아마 욕정
을 머금고 크게 부풀어 오른 상태의 그것을 차
마보일 순 없어 그리했으리라 추측합니다 .
성에 대해서 꽤 눈을 뜬 시점이었지만 , 그런
뒤틀린 영역의 존재 자체에 대해선 전혀 상정
하지 못했던 그 시절엔 그저 재미난 경험이었
지요. 성인이 되고나서도 한참 후에야 그 경험
의 끔찍함을 깨닫고나서야 치를 떨었습니다 .
다행이라 해야할지 , 그 성범죄자가 소심한
인간이었음에 안도감을 느낌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