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게시판

이 채널에서 좀 옛날 유머글들 눈팅하다가 2D 인권에 관련한 글이 한번 잔뜩 올라왔던걸 봤는데, 그걸 처음 봤을때 난 페도충이나 로리충이나 똑같은 이상한 새끼들이니까 로리물도 그냥 똑같이 처벌하면 되지 머 하는 생각이었고, 지금도 솔직히 페도충이나 로리충이나 똑같이 이상한 새끼들이라는 의견은 크게 변하진 않았어.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페도물과 로리물을 법적으로 똑같이 취급하고 검열하는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근데 실제 아는 사람한테 의견을 묻자니 내가 로리충 취급 받을까봐 싫고 해서 일단 내 의견을 공유하고 다른 비 로리충 유저들의 의견은 어떤지 듣고싶어서 여기 올려봤어.


먼저 페도충의 성적 취향에 기반한 거의 모든 행위(본인이 상상을 기반으로 집에서 혼자 딸치는거나 소설을 쓰는게 아닌 이상)가 1. 불법이고 2. 남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행위야 (미성년자와 관계시 법정강간, 아동이 나오는 포르노도 제작 과정에서 아동 성 착취가 이뤄지니까). 따라서 누군가 페도충이라는게 밝혀지면 생사람 잡는게 아닌 이상 그새끼는 일단 최소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아도 할말이 없고 실제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매체를 소유/배포하는 놈들은 당연히 잡아들여서 조사하고 처벌하는게 맞다고 봐.


근데 로리충은 (내가 알기로는) 가상의 인물을 가지고 성적 판타지를 충족하는거고 실제 미성년자가 개입되는 일이 없는걸로 알고 있어. 따라서 로리충들이 소비하는 매체가 현실에서 범죄+비윤리적인 행위를 묘사한다는 이유만으로 금지한다면, 화이트칼라, 오션스세븐같이 주인공 일행의 주요 행적이 현실에서 범죄인 매체나, 양들의 침묵, 시계태엽 오렌지, 쏘우 등같이 살인/강간(불법)에 윤리적으로도 크게 문제가 되는 행위를 묘사하는 내용도 똑같이 금지돼야하는데, 이런 영화/책들의 경우 그냥 아무의미없는 폭력을 묘사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거나 공포감을 즐기는 사람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진것도 있지만, 반대로 인간의 본질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던가 하는 식으로 (충격을 감당할 수 있는 성인에 한해서) 사람들의 개인적인 성찰과 여러 주제에 대한 범사회적인 토론을 이끌어 내는 등의 순기능도 있기때문에 무조건 금지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


물론 로리물이 인간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다는 개소리를 하려는건 아니야. 여기서 하고싶은 말은 '실제상황이었다면 범죄다/비윤리적이다' 라는 기준만으로 가상매체를 검열할 경우 저런 순기능을 가진 다른 장르의 작품까지 전부 검열되는 문제가 생긴다는거고, 특정한 작품이 어떤 의도로 만들어졌는지, 또는 제작된 매체가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에 따라 합법/불법의 기준을 나누기엔 제작자의 의도와 상관없는 해석/파급에 대한 고려의 부재때문에 마찬가지로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거지. 마지막으로 범죄의 종류에 따라 '이런 불법행위는 영화/애니메이션/소설로 각색해도 되지만 이런 범죄행위는 안돼' 하고 나누는것도 사실상 이중잣대이고, 주관성이 크게 개입하기때문에 문제가 많아. 이경우 당장 로리물을 막아버리는거야 옳은 일이라고 쳐도, 미래에 입법부의 마음에 안들거나 특정 당의 지지층의 심기에 거슬리거나 할때에 애매한 윤리적 잣대를 근거로 금지된 매체 목록에 임의의 내용을 추가하는 법을 정당화하는 안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봐.


결론은 난 로리를 이해할수 없고 옹호해줄 생각도 없지만, 로리물 = 비윤리적인 불법매체, 로리충 = 잠재적 아동성범죄자로 취급하면서 동시에 다른 불법행위를 묘사하는 매체와 그런 매체를 소비하는 관객에 제재를 가하지 않을 논리적/윤리적 근간이 부실하기때문에, 미성년 성행위를 묘사하는 가상매체가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전에는 법적으로 금지하면 안된다고 생각해. 대신, 다른 매체에 적용돼도 문제가 안되는 기본적인 규제를 마련하거나 (예를들어 아동 성 착취를 대놓고 옹호/장려하는 내용에 한해서 제재를 가한다던가)  문제가 확인 될 경우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는 정도가 현재로써는 적당한 대응인것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