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림 채널

녹아내리는 사랑.

ALEPH급 환상체로 잘못 관리하면 회사가 그대로 좆돼버릴 수도 있는 위험한 녀석이다.

하지만 그 위험성과는 반대로 귀엽고 꼴리게 생긴 외모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

ALEPH 중에서는 가장 인기가 많은 환상체이다.


이번에 ALEPH급 환상체의 관리를 맡게 된 아처는 녹아내리는 사랑의 전담 직원이 되었다. 

잔잔한 오르골 소리를 들으며 아처는 생각했다.

녹아내리는 사랑은 전담 직원 한 명을 붙여놓고서 관리하는 것이 기본이었고, 

그 층의 사무직들은 전부 없애는 것이 일반적인 관리법이었다. 만일 사무직이 남아있다면, 

그 사무직이 회사를 터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녹아내리는 사랑을 관리하는 데에는

한 명의 직원만 있으면 충분했고, 그 이외에 직원은 필요 없을 뿐더러 

오히려 방해만 됐다.


그렇다면 사무직들을 모두 죽이는 것이 회사를 위한 행동임에 틀림이 없으리라.

그렇게 판단한 아처의 행동은 빨랐다.

아처는 지나가며 보이는 모든 사무직들을 도륙내기 시작했다.

아처가 장비하고 있던 실낙원에 사무직들은 피를 흩뿌리며 죽어갔다.

한 사무직은 가시에 두 눈이 꿰뚫려 그 사이로 뇌수를 뿌리며 매달려 몸을 흔들었고,

다른 사무직은 배를 베여 찢어진 대장에서 대변이 흘러나왔다.

다른 사무직은 허리 밑부분이 잘려 자궁, 대장, 소장 등 장기를 흘리며 기어다녔고,

또 다른 사무직은 뇌가 4등분되면서 실금하기도 했으며,

음부로 들어간 가시가 입으로 튀어나와 죽은 직원도 있었다. 


아처는 사무직들을 죽이며 묘한 흥분감과 고양감을 느꼈다. 사무직의 피가 몸에 튈 때마다 

피가 튄 곳에서 묘한 따뜻함이 느껴졌다. 더 많은 피로 몸을 적셔갔다. 

입에 살점이 우연히 튀었을 때에는 침이 마구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직원들의 손발, 눈, 자궁, 위, 심장

폐, 장기들을 씹어 삼켰다.

더 많은 피를 원했다. 더 많은 고기를 원했다. 아처는 계속해서 사무직들을 죽여나갔다.

죽이고 그 피를 마셨다. 살을 씹었다.

1명, 2명, 5명, 10명,

사무직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지만, 실낙원의 공격에 그저 꿰뚫려 죽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도 그 일을 막지 않았다. 

그것은 옳은 일이었다. 회사가 터져 전 부서가 좆되는 것 보다는 

사무직을 죽여서 안전히 관리하는 것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그렇게 10명, 15명, 20명의 사무직이 죽었다. 

그 순간, 트럼펫이 울렸다. 

긴박한 경보가 울렸다. 환상체가 탈출한 것이다.

어떤 환상체인지는 명백했다.


ALEPH 등급, 웃는 시체들의 산이었다.

웃는 시체들의 산은 빠르게 달려와 아처가 죽인 사무직에게로 갔다.

그리고는 그 시체를 먹기 시작했다.

눈이 없는 시체를 머리부터 잘근잘근 씹어 먹었고,

바닥에 흩뿌려진 대변을 핥으며 배를 베인 직원을 한입에 삼켰으며,

장기들만 빨아먹고 남은 껍데기를 먹기도 했다. 

4등분된 뇌를 한조각 한조각 모두 먹어치우고, 직원이 흘린 모든 것들을 집어삼켜버린

웃는 시체들의 산은 자신의 몸 크기의 덩어리를 몸에 붙인 채로 부서 내를 돌아다녔다.

그리고 웃는 시체들의 산은 마찬가지로 부서 내를 돌아다니던 아처와 만났다.

아처는 웃는 시체들의 산을 보자마자 바로 공격했다.

웃는 시체들의 산도 아처에게 소리를 지르며 공격했다.


웃는 시체들의 산과 아처의 전투는 긴 시간 동안 지속되었다. 

제압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뒤늦게 제압하러 온 직원들이 웃는 시체들의 산에게 산 채로 씹어먹히더니 

떼어냈던 덩어리가 다시 생겨났다.

계속된 전투 끝에 아처는 웃는 시체들의 산을 제압해냈다.

격렬한 전투가 있었지만, 아처는 이상하게도 아무런 피로도 느낄 수 없었다.

아처는 다시 사무직을 찾아 죽이려고 발걸음을 뗐다.

그 순간 갑자기 아처에게 무언가 날아갔다.

아처에게 날아간 무언가는 아처의 가슴에 꽃혔다.

직후 아처의 몸은 산산히 부서졌다.

머리에서는 뇌 조각과 안구 파편, 치아들이 튀어나갔고,

몸통에서는 팔다리가 날아가고 허파가 조각났으며, 

위장에서 지금까지 삼킨 직원들의 조각들이 반쯤 녹은 채로 터져나갔고

대장에서 대변을 흩뿌리고 방광에서 소변을 뿌렸다.

그리고 아처의 몸이었던 것들은 땅에 떨어지기 전에 

모두 사라졌다.





"잠깐 졸았다고 이 사단이 나냐...."


"아 그러게 누가 테레지아에 넣어놓고 졸으시랍니까."


"제발 좀 닥쳐 텅텅아 심란하니까."


"그러니까 텅텅이라고 부르지 마시라구요."


"미안 기계야."


"그러니까 그렇게 부르지 마시라니까요?!  하아아..... 하실 거죠? 재도전."


"응..."


TT2 보존 절차 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