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스테이지 배경도 계속 바뀌고 지역별로 스테이지 모델링도 차별화 해놓은데다가


사실상 스테이지 절반인 8-35까지는 거의 대다수 유저가 막힘없이 쭉 미는데


기왕 수고 들인김에 스테이지 뚫을때마다 스토리 컷씬 하나씩 나오는 방식으로, '내가 이 지역을 왜 돌고있지?' '내가 얘네들이랑 왜 싸우고있지?' 같은거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싶음


내가 이 게임 재밌게 하면서도 막 대가리깨질정도의 애정이 안생기는 이유가 캐릭터 디자인도 디자인인데 ㄹㅇ 스토리가 알빠노임


스토리 그냥 다 스킵해도 게임 플레이에 지장없고 플레이하면서 캐릭터들 개성을 알 수 있는 기회도 없고 그냥 얘 성능이 어떻고 스킬셋이 어떻다 이정도밖에 모름


미궁은 뭐하는곳이며 타입별 게이트는 왜 도는거고 아레나는 왜 열리며 무엇보다 중요한 '메인스테이지는 왜 뚫고있는가' 이런걸 세계관에 녹여서 설명하지 않으면 유저는 세계관에 몰입하는게 아니라 그냥 게임을 할 뿐임


이게 ㄹㅇ 차이가 큰게 딴겜얘기 하자면 2주년된 블아 게임성이 솔직히 막 출시한 에버소울보다 뒤떨어지는게 팩트임


캐릭터의 매력도 있지만 모든 캐릭터가 다 매력있고 인지도 높은게 아니고, 캐릭터 매력만으로 부족한 게임성은 커버가 안됨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유는 그 게임을 하면서 게임속 세계와 상호작용하고 변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임. 스테이지를 밀면 스토리가 진행되고 그야말로 모험을 할 수 있으니까


사실 그런 요소들은 씹덕겜의 기본이고 진짜 내가 아는, 혹은 내가 했던 서브컬쳐계열 게임들은 '이걸 왜 해?' 라는것에 대해 세계관 안에서 답을 주고있음. 스테이지를 밀면 스토리가 진행됐고, 각종 던전을 왜 도는지 핍진성에 맞는 설명이 있었음.


이 게임 캐릭터들 보면 개성 자체는 평이한 수준임. 미간 1km 망치상어같은 모델링 빼고 캐릭터성만 보자면 나름 개성있고 주관 확고한 캐릭터들이 있음. 나름대로 관계성도 구축해놨고


하지만 그걸 게임과 분리해놓으면 별 의미가 없음. 유저들의 불만은 빈약한 스토리에서도 나오지만 그 빈약한 스토리조차 몰입하게 만드는 장치가 전무하다는게 가장 큰 문제임. 


게임 캐릭터에 애정이 생기기 위해서는 내가 하는 게임과 이 캐릭터가 연관이 있어야함. 내가 스테이지를 밀고 던전을 깨면서 이 캐릭터들에게 어떠한 변화가 있다는 시그널이 있어야됨. 그런데 제작진은 그런 요소들을 다 영지에 묶어놓음. 즉, 캐릭터만 알고싶으면 스테이지따위 안밀어도 됨. 반대로, 스테이지만 밀어도 이게 어떤 캐릭터인지 알 수가 없음


내가 좆빠지게 12장, 심지어 어떤 유저들은 15장까지 다 뚫었는데 에버소울 세계는 변하는게 없음. 에버톡으로 뭐가 온다던가 그런건 바라지 않지만 이 지역에서 정령술사와 정령들이 뭘 하고있는지는 플레이어도 좀 같이 알아야지. 그래야 몰입을 하든 애정이 생기든 할거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