챈 의견이 부정적 여론 일색인데 내 의견은 좀 달라서 써봄. 에버소울에 여러 자잘한 문제가 있는건 사실임. 대표적인 비판은 버그, 스토리 및 캐릭터, 컨텐츠 정도겠지.


1. 버그와 편의성

게임 서비스 초반 발견되는 버그나 편의성 문제는 지금 갓겜이라 평가되는 다른 게임들에도 - 예를 들어 블루 아카이브 - 있었던 문제임. 유저가 베타테스터냐는 비판은 온당하지만 사실 요즘 대부분 게임이 이렇게 출시되는 상황이라 중장기적 운영을 지켜보고 비판하자는 입장임.


2. 스토리

이 부분은 좆 박은게 맞음. 전형적이고 식상한 스토리, 어설프고 느린 연출로 보는 거 자체가 고역이었음. 다행인건  스킵이 가능하다는 것 정도? 근데 이상하게도 외국 커뮤니티에서는 스토리 평이 나쁘지 않더라. 이유는 나도 몰루. 


3. 캐릭터

모델링이 별로라는 비판이 많은데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이건 내가 좀 성능충이라서 캐릭터 물고 빨고하는게 없어서 그런듯. 원신 같은 모델링 퀄리티를 원하면 당연히 별로겠지만 대신 여긴 캐릭터나 코스튬 확보도 쉽고 출시 주기도 빨라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함. 모델링과 별개로 캐릭터성 구축에 있어서는 좀 부족하다고 느끼는 정도.


4. 컨텐츠

특유의 온몸 비틀기식 전선 컨텐츠는 재미있게 했음. 근데 그럭저럭 다 밀고 나니까 메인 컨텐츠가 영지가 된 느낌임. 약간 타이쿤류 게임처럼 접근해서 알바로 돈 벌고, 레벨 올려서 돈 버는 속도 높이고, 영지를 꾸민다면 소소한 재미를 느낄거라 생각함.


이중게이트나 미궁 같은 반복적 일일 퀘스트는 AFK류 게임을 해본 사람이면 별 불만 없을 듯. 다만 이런 컨텐츠가 원래 재미없기도 하고 다른 AFK류에 비해 미묘하게 피로감이 높은 편이라 퀘스트 주기를 줄이고 보상을 늘리는 방향으로 갔으면 함. 


영지 소탕은 에버소울 만의 특이 컨텐츠라 할만한데 이건 그냥 없앴으면 함. 피로감이 너무 높고 지나치게 반복적임. 같은 맥락에서 클로이 이벤트도 문제가 있는데 이건 다음번 이벤트에서부턴 개선될 것 같음. 원래 모든 게임의 첫 번째 이벤트는 유저-개발자의 기대치를 조정하는 과정이라 생각함.


5. 과금모델

개인적으로 매우 F2P 친화적이라 느낌. 모든 계층의 유저를 만족시키는 과금구조는 설계하기 어려움. 그래도 AFK류 게임 중 비교적 무소과금 친화적이라는 점은 칭찬하고 싶음. 물론 핵과금을 위한 컨텐츠 개발도 앞으로 필요하겠지.


성장 속도에 대한 불만 - 예를 들어 레어 수급량이 작다는 불만도 있지만 다른 AFK류를 한 입장에서 말해보면 결코 작은 건 아님. 마나 크리스탈에 대한 생각도 비슷함. 보통 AFK류에서는 컨텐츠 소모 속도를 줄이고 현질을 유도하기 위해 성장에 벽을 강하게 설정해 놓는데 이 게임은 무소과금으로도 친구 빌리기 등의 시스템을 활용해 16-45에 도달이 가능한 상태임. 유저들은 항상 더 빠르게 성장하는걸 원함. 근데 이 과정이 지나치게 쉽고 빠르면 컨텐츠 부족 혹은 파워 인플래의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음.


총평

1. 괜찮은 게임성, 무소과금 친화적. 

2. 애정충보다 성능충에게 적합한 서브컬쳐 게임. 

3. 버그나 편의성 문제 해소에는 시간이 필요함


지금은 진짜 게임을 할 사람과 그렇지 않을 사람을 골라내는 선별 기간이고 그 과정에서 유저가 빠지고 평가가 부정적으로 흐르는 건 어쩔 수 없음. 근데 알맹이만 놓고 보면 여러가지로 괜찮은 게임이고 개선될 수 있는 여지도 크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