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 ~ 오전 7시 : 자신이 다니는 공장 근처의 허름한 판잣집에서 일어난다. 집 밖으로 나와 판자촌에 사는 이웃 주민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판자촌의 공동 수로로 가 세수를 하고 바로 직장으로 출근한다.
 오전 7시 ~ 오후 1시 :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 도착해 곧바로 일을 시작한다. 컨테이너 벨트 위에서 반복된 작업을 계속하며 냉방시설 하나 없는 무덥고 숨이 막히는 공장에서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일한다. 또 반복된 작업을 하면 어깨에 무리가 간다며 다른 일로 바꿔달라고 하다가 해고된 동료의 자리에 하룻밤 새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온 것을 보며 빨리 일하라고 재촉한다.
 오후 1시 ~ 오후 2시 : 회사에 있는 식당에서 지급하는 점심을 먹는다. 임금의 1/5를 내고 먹는 식사지만, 회사에 취직한 이후 고기반찬이 나온적은 없다. 밥과 국만이 나오며, 멸치 반찬이라도 나온 날은 손에 꼽는다.
 오후 2시 ~ 오후 8시 : 오전과 똑같이 일한다. 컨테이너 벨트에서 일하며 건너편 벨트에서 벨트에 손이 끼어 다친 사람을 보며 저 사람의 인생은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며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일을 계속한다.
 오후 8시 ~ 오후 9시 : 점심때와 마찬가지로 밥을 먹는다. 그러나 오늘은 운이 없는 날이다. 약간 늦는 바람에 음식이 다 떨어져 꼬르륵거리는 배를 부여잡고 수돗가에 가 물로 배를 채운다. 밥을 먹진 못했지만 임금에서 돈은 빠져나간다.
 오후 9시 ~ 새벽 3시 : 또 일이다. 공장 밖에 얼마 전 해고된 직원이 찾아와 다시 일하게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이내 경비에게 두들겨 맞아 축 늘어져 끌려나간다. 저 직원은 노동조합을 조직하려다 들켜 잘렸기에, 이제 어느 곳에서도 취직하긴 어려울 것이다. 감옥에 가지 않은게 다행일 정도다.
 새벽 3시 ~ 새벽 4시 : 퇴근이다. 서둘러 집으로 간다. 집으로 가는 길에 정부의 선전 문구가 붙어있다. '나보다 대한제국을 우선하여 일하라.'
 새벽 4시 ~ 오전 6시 : 즐거운 취침 시간이다. 다만, 옆에 있는 판잣집에서 가장이 직장을 잃어 울고 있는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려 잠을 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