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악!"
 공장의 한 켠에 비명 소리가 들렸다. 공장을 돌아다니고 있던 내가 비명 소리가 들린 곳으로 뛰어가자, 그 곳에선 떨어진 자재에 깔려 있는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고통스러운 듯 일그러진 표정으로 자기 위에 떨어진 자재를 치우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나는 생각할 시간도 없이 그에게 달려가 그를 짓누르고 있는 자재를 잡아당겼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몇몇 사람들도 달려와 나와 함께 자재를 잡아당겼고, 이내 자재가 그의 위에서 떨어져 나왔다.
 내가 땀을 닦으며 숨을 고르고 있자, 그제서야 동료가 저벅저벅 걸어오더니 바닥에 쓰러진 직원의 상태를 보고 혀를 차며 말했다.
 "인생 망했네. 병원비 낼 돈도 없을테니 곧 쫒겨날거고, 길거리 전전하면서 구걸하며 살다가 객사하겠지 뭐. 인생 참 무서워, 그렇지? 사고 한 번으로 인생이 끝장나고.."
 그러더니 나를 바라보고 비웃듯 말했다.
 "아, 여기 다행히도 혼자서만 정의로운척 하시는 위선자께서 계시네, 참 운이 좋아? 그렇지?"
 나는 그의 비아냥을 무시하고 주변의 직원에게 들것을 가져오라고 말한 뒤 작업복에서 수첩을 꺼내 전화번호를 적고, 그의 손에 종이를 쥐어주곤 말했다.
 "여기로 연락하시면 한 할머니가 받으실텐데, 제 이름 말씀하시면 저랑 통화가 될겁니다. 적어도 병원비는 제가 내어드리겠습니다."
 그러고나서 나를 비웃는 동료를 지나친 채 공장 밖으로 나갔다. 또 약속을 어겨버렸다는 미안함에 한숨을 내쉬며 계속 걸어갔다.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른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