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권총을 든 손을 바르르 떨었다.
 사방에서 어디서 날아오는지 알 수 없는 총알들이 날라와 하나 둘 쓰러져갔고, 그들이 다가오는 소리가 점점 들려왔다.
 그러다 문득, 그를 바라봤다.
 그는 마지막임을 직감한 듯 했다.
 "..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그는 총구를 나를 향해 돌렸다. 나도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총구를 들이댔다.
 그러다 고개를 돌려 황시현을 바라봤다. 그녀는 우리 둘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최대한 상냥한 목소리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결정.. 아직 안하셨네요.. 잘하셨어요. 어차피 답이 없는 질문이였으니.."
 그리고 다시 민성식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 남자는 나를 보고 웃으며, 또 눈물을 흘렸다.
 "안녕히."
 그가 작별 인사를 보내자, 나도 화답했다.
 "다음 생에는.. 좀 더 좋은 사이로 만나는건 어떨까요?"
 ".. 좋죠."
 그 때, 총성이 울리며 다리가 화끈거렸다.
 무언가 말하기도 전에, 다리에 힘이 풀리며 주저앉았다. 그는 문쪽을 바라보며 놀라더니, 이내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 미안합니다."
 그는 총구를 자신의 관자놀이에 댔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그의 몸이 힘 없이 쓰러졌다. 그에게 다가가려했으나, 다리가 움직이지를 않았다.
 그래서.. 그냥 울어버렸다. 주저앉은 채, 엉엉 울었다. 눈물 때문에 그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 슬펐다.
 그냥, 몹시 슬펐다.


 ㅍㅇ) 드디어 끝!!!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