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동지, 허락해주십시오!"
 모스크바의 KGB 본부, 소련군 제복을 갖춰 입은 젊은 남자가 주름이 자글자글한 한 노인에게 간청했다.
 노인은 무거운 표정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었고, 그는 흥분한 듯 새빨갛게 변한 얼굴로 소리쳤다.
 "해낼 자신 있습니다, 동지! 당장이라도 권총 한 정만 내어주신다면 바로 구출해낼 수 있습니다!"
 "한강철 동무, 그건 위험부담이 너무나도 큰 일이네. 요원 한 명을 구출하자고.."
 "김명옥 요원은 KGB 최고참 요원으로, 그 경력과 경험만으로도 훌륭한 요원입니다! 구출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한강철 동무. 공작원 강령, 말해보시게."
 "..."
 "어서!"
 "..우린 소비에트 연방의 무궁한 영광과 전세계 사회주의 혁명의 성공과 인민들의 안전, 국가의 보위를 위하여 복무한다."
 "다음!"
 "언제나 충성하며, 맡은 바 임무에 실패하지 않는다."
 "다음!"
 "생포될 위협이 있는 경우 스스로 자살하여 사회주의 혁명에 누를 끼치지 않는다."
 "다음!"
 "만일 생포되었다면 어떠한 고문과 협박,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기밀을 누설하지 않는다."
 "다음!"
 "..."
 국장이 그의 뺨을 후려쳤다. 그의 고개가 꺾였고, 그의 창백한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다음!"
 "..KGB는 요원이 생포될 경우 어떠한 지원 병력도 보내지 않을 것이다.."
 국장은 엄한 표정으로 한강철을 노려보며 말했다.
 "자네 나라에 이런 속담이 있다지, 소탐대실이라고. 겨우 요원 하나에 목숨을 걸지 말고, 자네의 고국인 조선과 소비에트 연방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한강철은 굳은 표정으로 경례를 붙이고 방을 나갔다. 달아오르며 화끈거리는 그의 볼에 눈물 한 줄기가 흘러내렸다.

 ㅍㅇ) 소설은 이제 안쓰려고 했는데.. 또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