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때 다니던 오락실에서는 킹오브 02 대전이 유행이었음.


동네 고수형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대전하고 그랬는데, 나는 메탈슬러그나 갈스패닉 이런거 하다가 형들 02 대전 구경하곤 했음.





근데 어느 날. 그 날도 동네 고수형들 02 대전 하는거 구경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대전하던 두 형들 끼리 싸움 남.


(편의상 1P에 앉아있던 형을 1P, 2P에 앉아있던 형을 2P라 부르겠음)




1P가 갑자기 2P보고 '씨발아 최번개 좀 하지 말라고 킹오브를 왜 이리 치사하게 하냐' 이러면서 욕 지껄이고, 2P는 황당한 표정으로 내가 뭘 어쨌는데 병신아 이러면서 말싸움 벌어졌음. 2P가 최번개가 주캐이자 에이스인 유저였었는데, 1P가 2P의 최번개 때문에 계속 지니까 열 뻗쳤던거 같음. 다행히 오락실 주인 아재가 헐레벌떡 뛰어와서 싸움 말려서 싸움이 더 크게 벌어지지는 않았음.







근데 존나 웃긴게 뭔지 암? 최번개 싫다는 1P 새끼도 주캐 중 하나가 김갑환이었음 ㅋㅋㅋㅋㅋ 


니들도 킹오브 02 김갑환 알지? 02 처음 나오자마자 개캐 소리 들었고, 게임 나온지 20년이 훌쩍 넘은 시점에서는 유저들이 익숙해졌다느니, 약점도 분명 있다느니 소리 듣기도 하지만 여전히 최강 라인에 있는 캐릭이잖아. 심지어는 바넷사, 레오나 등 초창기에 함께 사기로 불렸던 캐릭들도 평가 떨어져서 개캐 자리에서 퇴출된 캐릭도 있는 마당에 지금도 여전히 02 유저들의 국민 캐릭임.





그 당시엔 캐릭터 밸런스 상황을 몰라서 그냥 싸움 벌어져서 놀랐지만, 지금 생각하면 지도 개캐 쓰는 주제에 남 개캐 쓰는거 가지고 뭐라 하는 1P가 참 병신처럼 느껴졌음.







생각해보면, 요즘 격찌들 보면 아직도 옛날 오락실 시절에 멈춰 사는 사람이 많은거 아닌가 싶음.


자기도 개캐만 사용하고 캐릭 성능 오지게 신경쓰면서, 남이 사기캐 쓴다고 비난하고 선동하는 병신들이 스파고 철권이고 킹오브고 길티고 너무 많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