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 스토리와 세계관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파붕이라면 슬슬 파기 스토리의 실체가 감이 올거다.

파이널기어는 잡탕밥과 같은 스토리를 가진 작품이다.


 잡탕밥이란게 원래 그런거지. 뭔가 여러가지 재료들이 듬뿍 들어있는데 주재료가 뭐냐고 물어보면 '음... 글쎄? 이건 무슨 맛일까...'라고 답할 수 밖에 없는거. 똥맛


 다른 게임이라면 하나의 큰 스토리를 정해두고, 그 스토리에 필요한 캐릭터들을 신캐로 추가한다. 하지만 파이널기어에는 그 '하나의 큰 스토리'라는게 존재하지 않는다. 파이널기어는 자신만의 큰 스토리 없이 기존의 유명 메카물 스토리들을 다 섞어놓은 형태로 진행되는 작품인거다.






https://youtu.be/MV7boaUJSR8




파이널기어의 모티프 중, '블랙아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작품은 '푸른 강철의 아르페지오'라고 할 수 있을거다.
 

사실 지금 메카소녀 가챠 게임 중 푸강아의 영향력을 벗어난 작품은 거의 없을거라고 생각함.
 푸강아 이전의 메카소녀물이라고 하면, 단순히 병기를 모에화했거나, 마법과 같은 판타지적인 요소가 들어가 세계관이 엉성하단 인상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왜 병기가 소녀인가?'에 대한 그럴싸한 변명을 못해서 세계관의 정밀도가 떨어져버린거지.


그런데 푸강아는 '왜 병기가 소녀인가'에 대해 변명을 하는데 성공했다.

 그것도 아주 비합리적이고 뻔뻔한 방식으로. 


푸강아는 '전함물'처럼 보이지만 사실 '외계인물'이다. 
외계인이 지구에 도달했는데, 지구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가장 강해보이는 생명체'의 형태로 의태를 해버린게 전함이었던거. 이누인급 멍청함1 작중 등장하는 전함들은 과거 전함들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그 모두가 사실 침몰한 전함의 잔해들을 껍데기로 뒤집어쓴 외계인들이다.


전함 모습을 한 이 외계인들은 순식간에 퍼져서 바다 전체를 점령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인간과의 대립 끝에 자기들이 대단히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걸 깨닫게 되지. 인간에게 킬 따이고 나니,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한 생명체는 전함이 아니라 인간이었다는걸 알게 된다. 그래서 급하게 '멘탈 모델'이라는 걸 만들어서 인간 모습으로 진화한게 푸강아에 나오는 메카소녀들이다.


 그런데 왜 하필 소녀의 모습이었냐면... 영어에서 배나 전함을 가리킬 때, 그녀(she)라고 부른다는걸 알고 '우리는 지금 인류가 보기에 전함(그녀)이니까 여자 형태를 갖추는게 맞겠지?'하면서 소녀 형태를 갖추었다. 이누인급 멍청함2  남자 형태를 취할 수도 있었지만, 영어를 분석하며 착각 때문에 여자 형태가 되어버렸고, 여자 모습으로도 인류와 소통하는데 문제는 없으니 굳이 수정 안했다는데 외계인들이 하는 이 말 한마디로 요약하면... 


'우리가 여자인데 합리적인 이유 따위는 남아있지 않다. 어쩌다보니 여자가 되어버린거다. 어쨌든 내 탓은 아니다.' 뭐라구요?

이 파워풀하고 뻔뻔한 설정이 얼탱이가 없는데 자꾸보다보면 왠지 그럴싸하게 보이는게 푸강아의 매력이다... 납중독


어쨌든 푸강아에 매력을 느끼는 개발자들이 많았는지, 현재 전함소녀 계열 작품들은 푸강아의 설정과 디자인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이정도면 푸강아를 전함소녀물이라는 장르를 확립시킨 작품, 전함소녀물의 조상으로 봐도 되겠지.


 


파이널기어 또한 푸강아의 영향을 아주 강하게 받은 작품이다.

특히 주인공인 블랙아크 진영에 푸강아가 크게 영향을 미쳤지.
블랙아크는 푸강아 주인공 진영의 변주다.


푸른강철의 아르페지오

 - 주인공이 전함을 거점으로 전세계에서 활동하는 용병이다

 - 전함을 제어하는 소녀형 AI가 존재한다

 - 전함과 AI는 주인공의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산이다. 

 - 전함에 초중력포라는 거포가 있다

 - 주요 의뢰자인 일본을 적으로 돌려야 할 때도 있다

 - 주인공의 부모님이 전함을 타고 작전을 수행하다 실종되었다

 - AI 이오나가 과거 기억을 잃고, 자신의 진짜 정체를 모르는 상태다


블랙아크

 - 주인공이 이동기지를 거점으로 전세계에서 활동하는 용병이다

 -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소녀형 AI가 존재한다

 - 이동기지와 AI는 주인공의 부모뻘 되는 인물들에게 물려받은 유산이다.

 - 이동기지에 험멜포라는 거포가 있다.

 - 주요 의뢰자인 게하를 적으로 돌려야 할 때도 있다
 - 주인공의 양부모가 이동기지를 끌고 작전을 수행하다 실종되었다
 - AI 이블린이 과거 기억을 잃고 자신의 진짜 정체를 모르는 상태다 


 블랙아크의 기본적인 컨셉은 푸른 강철의 아르페지오에서 그대로 따온거지.
 하지만 컨셉만 동일할 뿐 블랙아크의 스토리와 푸강아의 스토리는 디테일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푸강아 전개를 보고 파기 스토리 예측하는건 불가능할거같아. 


 


https://youtu.be/sXqBmxQOWQc

그래서 결국 푸강아 이거 재밌냐? 하고 묻는다면 

진짜 재밌다.

거대한 미래전함들이, 거포를 주고 받으면서 싸우는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보고 싶다면 추천함.
메카물의 스피디함과는 또 다른 육중한 긴장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