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이지만 3줄요약 할거다. 정독해주면 좋고 바쁘면 3줄요약으로 건너가도 된다.




배썬더에서 순양함급 이상의 대형함은 주제가 대두될 때 마다 갤, 캎, 포럼, 디코 할것없이 논쟁이 끊이지 않는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고 하니, 결국 근거리 기관포 난타전 위주의 가벼운 고속정 전투에서 갑자기 수킬로미터 밖의 적 함선을 향해 장거리 저격전을 펼치는 무거운 대형함 전투로 게임의 메타 자체가 바뀌어 버리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미 1.95 업데이트를 통해 최초의 전함급 주포(283mm)를 장착한 그라프 쉬페가 등장하며 사실상 배썬더에 전함에 준하는 대형 함선이 등장하는 것은 기정사실화 되어버렸으니 배썬더를 즐기고 싶은 가붕이들은 어떻게 해야 앞으로 등장할 대구경 주포를 통해 효율적으로 전투를 풀어나갈 수 있을지 알아보도록 하자.



1. 함포 사격술이란 무엇인가?


최신 기술의 축복을 받아 유도포탄이니 대함미사일이니 하는 씹게이 무기들이 등장하기 이전의 해전은 말 그대로 누가 더 크고 아름다운 함포를 적 선체에 때려박아 용궁행 티켓을 먼저 끊어주느냐 하는 씹상남자식 전투였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바다라는 존나게 넓은 전장의 특성상 함선과 함선간의 포격전은 짧아도 수킬로미터, 길면 2~30킬로미터 밖에서 서로 이동하는 표적을 향해 무유도 포탄을 주고받는 형태로 펼쳐진데다가, 파도와 해류에 의해 배 자체도 흔들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교전 거리가 멀면 멀수록 주포의 사격 제원을 따기도 쉽지 않고, 딴다고 한들 반드시 명중한다는 보장도 할 수 없었다. 쉽게 비유하자면 함선대 함선간의 포격전은 오프로드 지프차를 달리는 상태에서 서로에게 샷건을 쏜다고 생각하면 된다. 딱 봐도 서로 존나게 안맞을 것 같지 않은가?


그럼 뭐 어쩌라는거냐고? 그래서 일단 순양함급 이상의 대형 함선은 크고 아름다운 주포를 최대한 많이 때려박았다. 한번에 많이 쏘면, 그중에 하나는 맞을테니까. 여기에서 함포 사격술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규칙이 하나 등장한다. 바로, "함포 조준은 곧 살포계 조준" 이다. 무슨 개소리인가 하는 가붕이를 위해 그림으로 쉽게 설명하겠다.



살포계의 형성 원리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함포라는 물건은 파도가 물결치는 바다위에서 존나게 먼 거리의 목표를 상대로 여러발을 한번에 쏘아내는 화기이다. 그러다 보니 동일한 제원으로 조준을 한다고 동일한 지점에 착탄할 리가 없으며, 필연적으로 조준 제원에 따라 발사된 포탄이 착탄하는 영역을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탄착군, 다른말로는 살포계라고 지칭한다. 위의 그림을 보면 이해가 쉽게 될 것이다. 분명히 같은 거리의 동일한 목표물을 향해 조준사격 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포탄은 조금 가까이, 어떤 포탄은 조금 멀리 착탄하며 '착탄지대'를 형성하는것이 보이는가? 이러한 착탄지역을 살포계라고 부르며 함포 사격술은 곧 이 살포계를 적 함선에 조준하는 방법인 것이다.



2. 함포 조준은 어떻게 하는가?


함포 사격술이 곧 살포계 조준이라는 내용을 알았으니, 이제 어떻게 해야 살포계를 적 함선에 조준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쉽게 생각해보자 내가 쏘는 함포의 살포계 정중앙에 목표물이 있다면, 내가 발사한 포탄은 어떻게 목표 주변에 착탄하게 될까? 어떤 포탄은 목표물 조금 앞에, 어떤 포탄은 목표물 조금 뒤에, 또 어떤 포탄은 정확히 명중할 것이다. 정확히 명중한다면 다른 생각 할 필요 없이 그대로 조준하며 쏘면 되겠지만, 만약 모든 포탄이 목표물의 앞뒤로 떨어진다면, 다시 조준을 해야하는걸까? 당연히 그럴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포탄이 목표물의 앞뒤에 착탄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내 함포의 살포계가 정상적으로 목표물에 조준되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조준은 잘 되었는데 그냥 그냥 운이 없어서 맞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이고, 동일한 조준으로 두어번 더 쏘면 필연적으로 목표물에 명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협차상황을 보여주는 가장 직관적인 그림이다. 야마토 좌우 지근거리로 포탄이 착탄한게 보이는가?


이렇게 포탄이 반드시 목표물에 명중하지 않더라도, 목표물의 전후좌우로 포탄이 착탄하는 상황을 협차(Straddle)라고 하며, 목표물에 대하여 협차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격을 협차사격이라고 한다. 그리고 협차에 성공했다는 것은 곧 내 함포의 살포계 안에 목표물이 들어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동일한 조준을 유지하며 추가 사격을 가할 경우 필연적으로 명중탄이 나온다는 뜻이므로, "협차 성공 = 조준 성공"이라고 보고 첫 협차때 명중탄이 나오지 않더라도 조준을 변경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추가 사격을 가하면 되는것이다.



3. 어디를 노려야 하는가?


함포 사격의 개념과, 조준하는 방법에 대하여 알아보았으니 이제 효과적으로 적 함선을 격침시키기 위해서 어디를 노려야 하는지 알아보자. 군함은 기본적으로 바이탈 파트라고 부르는 함내 중요 구획이 존재하며, 대표적으로 탄약고, 함교, 엔진 및 보일러실 등이 바이탈 파트에 포함되는 구획이다. 옆동네 워쉽이 해전 게임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바이탈 파트를 보통 시타델이라는 명칭으로 알고있는 가붕이들이 많을 것이고, 함선의 무력화를 위해서는 이 소위말하는 시타델을 조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노려 쏘는 가붕이들이 많을것이다. 하지만, 이는 절반은 옳고 절반은 틀린 소리이다.

일단, 소위 말하는 워쉽에서의 시타델이라는 개념이 함선의 바이탈 파트를 지칭(혹은 포함)하는것은 맞다. 하지만, 이러한 바이탈 파트를 공략한다고 해서 반드시 목표 함선을 격침시킬수 있는가라고 물어보면 여기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라고 할 수 있다. 즉, 목표 함선을 격침시킬 수 있는 바이탈 파트가 있고, 목표 함선에 큰 피해를 줄 수 있지만, 격침시키는것은 쉽지 않은 바이탈 파트가 나뉘어져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목표 함선을 일격에 격침시킬 수 있는 바이탈 파트는 어디일까? 당연하게도 탄약고, 그 중에서도 주포의 탄약고가 바로 해당한다. 함선의 선수 및 선미측 주포 구역 최심부에 위치한 주포 탄약고'만'이 적 함을 일격에 격침시킬 수 있는 바이탈 파트이며, 이 외의 부포 탄약고, 엔진실, 보일러실 등은 함선을 일시적으로 크게 무력화 시키고, 선원수에 큰 피해를 줄 수 있을지언정 일격에 함선을 격침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워썬더 대형함간의 교전은 대부분 철갑탄을 이용하여 적 함선의 바이탈 파트, 개중에서도 주포의 탄약고를 노리는것이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나머지 부분은 탄약고를 용이하게 조준하기 위한 부수적 피해, 혹은 탄약고를 공략할 수 없는 함선이 누적, 혹은 화재, 침수피해를 통해 목표 함선을 격침시키기 위한 구획으로 노려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그림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위 그림에서 노란색+빨간색 영역이 바이탈 파트, 소위 말하는 시타델이다. 워쉽에서는 이 바이탈 파트를 노란색, 빨간색 구분 없이 관통시킨다면 큰 피해를 줄 수 있었겠지만, 워썬더에서는 체력제가 아니기 때문에 포탄 유폭을 통한 일격사를 유도할 수 있는 주포 탄약고 구획(빨간색)을 제외한 나머지 노란색 구획은 같은 바이탈 파트라고 할 지라도 함선 기능의 무력화+선원 피해 이상의 피해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붕이들이 적 순양함을 목표로 삼았을 때에, 노려야 하는 우선순위는 빨간색 - 녹색 - 노란색 구획 순서로 노리는 것이 좋다.


여기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나올것이다, 아무리 일격에 격침이 힘들다고 할지라도 왜 노란색이 녹색보다 우선 순위가 떨어지는가? 그 이유를 설명해 주겠다. 기본적으로 워썬더의 함선 모듈 구조는 함선의 정상적인 기동에 필요한 중요 구획 이외에 함 전반에 걸쳐 수병들이 분포하는 구획이 존재한다. 그리고, 함선을 격파할 수 있는 조건에는 두가지, 주포탄 유폭에 의한 일격사 혹은, 선원수 전멸에 의한 전투불능이 존재한다. 이 조건 아래에서 그렇다면 어디를 노리는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생각해 보라.


탄약고를 둘러싸고 있는 장갑을 관통하여 적의 주포 탄약고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면, 당연히 일격에 적 함선을 격파할 수 있는 탄약고가 가장 효율적인 목표물일 것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함선에 대하여 빨간색 탄약고 구획이 가장 높은 우선순위 목표물이 되는것이다. 하지만, 탄약고에 피해를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적 함의 격파를 위해서는 목표 함선 내의 선원수를 전멸시켜 전투불능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선원들은 함 내에 걸쳐 골고루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특정 구획에 대한 집중적인 피해보다는 함 전반에 걸친 피해가 더 효율적인 선원 수의 감소를 유도할 수 있다. 또한, 노란색 구획은 대부분 함선의 기동(조향, 조타, 지휘 등)에 영향을 주는 바이탈파트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함선 기능의 정지는 유도할 수 있어도 함선을 격파에 이르게 하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목표 우선 순위가 빨간색(일격사 가능) - 녹색(선원 수 감소 효율 높음) - 노란색(함 내 기능 정지 가능) 순서인 것이다.


여기까지 해서 기본적인 함포 사격술의 개념과, 조준 방법, 효과적인 목표 구획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본격적인 리드 방법, 철갑탄과 고폭탄, 반철갑탄의 효율성 등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3줄 요약 들어간다.


1. 함포 조준은 곧 살포계 조준이다, 정조준 하지 말고 범위 타격을 하는 느낌으로 조준을 하라.

2. 협차 = 명중이다 협차에 성공했으면 실제 명중탄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조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재차 사격하라, 그럼 필연적으로 명중시킬 수 있다.

3. 노려야 하는 부위는 주포 탄약고 구획이 제일 우선이다. 탄약고에 피해를 줄 수 없으면 괜히 시타델 털겠다고 애꿎은 기관부만 조지지 말고 함 전반적으로 피해를 누적시켜 선원을 말려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