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드로 올려서 화질구지지만 이해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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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예술대학은 많이는 아니지만 장학금도 받앗어


그 외에 몇군데 더 합격했는데 위 세 곳이 내가 가장 눈여겨 봐왔던 곳이라 위것들만 올려!


부모님한테밖에 안알려드렸고 친구들도 다 해외에 있고 한국엔 아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누구한테 알려야하나 싶었다가 용기내서 올려봐


일단 원신이 내 인생이었다는거 인증부터 박고 시작함


아버지 포함 친가쪽은 극 이과고 외가쪽은 극 문과파인데 부모님 두분 다 학벌 욕심이 엄청나게 강하셔서 예술이란 우리 집안에선 “놀려고 돈 낭비하러 가는 길”이었어. 그래서 미대란 내 인생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이상이었고 5살때부터 10년 넘게 한평생을 외국 이곳저곳으로 유학을 보내지고 나도 나 의도치 않게 부모님이 원하시는 이른바 ”성공하기 위한 길“을 걷기 위해 엄청 애썼던 거같아. 그냥 부모님이 칭찬해주시는게 좋아서.


작년 말에 아버지 말씀 따라 이과쪽으로 갈려고 죽을 힘을 다해 공부해서 다른 학교에 합격하긴 했는데, 난 별로 안 행복했어. 몇달 다니면서 처음으로 대학교란 곳에서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를 맛보고 내가 원하는거랑 부모님이 알려주신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할 일은 잘 구분해야한다“라는 말에 갈등을 느끼다 심한 우울증을 겪고 결국 친가쪽에서 욕 처먹어가면서 자퇴했어.


실은 그동안에 부모님 몰래 시간 날때마다 방구석에서 자기 멘탈케어용으로 그림 그리면서 포폴 준비했었는데 이게 도움이 될줄은 몰랐네.. 자퇴하면서 부모님에 의해 한국으로 강제 소환되고 그나마 버팀목이었던 애인이랑은 장거리 연애가 되면서 최근에 헤어지고 우울증은 더 심해지면서 내 인생 이제 어떡하지 하면서 벌벌 떨다가, 마지막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가고싶었던 학교에 지원했는데 합격했어.


이 외에 작년하고 올해 초 동안에 여러 가정사+다른 문제가 겹치고 겹쳐서 엄청나게 힘들었는데도 그래도 이렇게나 보답 받아서 어떻게 말해야할지 모르겠어. 요 몇년동안 이렇게나 행복했던건 이게 처음인 것 같아. 합격 통지서 처음 받자마자 그냥 눈물이 막 나더라.


사실 모든게 다 해결된 건 아니야...부모님이랑 화해하긴 했지만 또 다음은 어떻게 어디로 가야하는지 아직 생각해야 하고 말 못할 또 다른 가정사땜에 아직은 힘들어. 그래도 그동안 힘들때마다 원신이 내 또다른 작은 버팀목이 되어주었고 원챈에서 다같이 병신같지만 웃기고 그냥 순수하게 아무런 대가도 없이 서로 웃게 해준 챈에 감사해서 꼭 인사하고 싶었어


지금은 그냥 너무 자유롭고 행복해.  드디어 내가 좋아하는걸 할 수 있게 됐구나. 드디어 내 자신을 증명할 수 있게 됐구나. 이 또한 지나간 고난들처럼 곧 사라질테지만 지금만큼은 이 기쁨을 만끽하는걸로 족해도 되려나.


암튼 얘들아 여태껏 나에게 대가 없는 즐거움을 줘서 너무 고마워.. 앞으로도 잘 부탁하고 그냥 가긴 좀 그래서 아래엔 지금 픽업중인 미코 낙서 하나 올리고가



아 그리고 이 일로 인해 “성공”이란 게 뭔지 좀 많이 생각하게 됐는데, 살면서 한국에 5살때까지의 삶 빼면 몇달밖에 못있어봤지만 그래도 여기 있으면서 아버지 직장쪽 사람들도 꽤 만나고 한국 교육 경쟁에 대해서도 고찰해보게 되어 여러가지로 많이 배우게 된것 같아. 모두를 위해 말할 순 없고 그냥 내가 보고 배운걸 말하는 거니까 꼭 내 말이 100퍼 옳다고 생각하지 말아줘. 하지만 혹시 올해나 내년에 입시나 취업 준비를 하는 학생이라면 꼭 말고주고 싶어, ”성공“이란 꼭 모두가 좋다고 하는곳에 가는것만은 아닌거같아. 한국에서 생각하는 성공이란 모두가 한번에은 입에 담아봤을 대학교에 입학하고 모두가 아는 글로벌급 회사에 취직하는게 보편적인 생각인데, 난 이런것보단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정말로. 내가 그 케이스고.


내가 배운 바로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자고 하면 주변 사람들이 희생을 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일을 하면 내가 희생을 하게 되는거같아. 하지만 나는 모두에게 선망받는 일을 쫓느라 내가 진실로 뭘 좋아하지 깨닫기도 전에, 나마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생각하게 되어 그저 그 인생에 만족하는 걸로 끝맺는 것보다는, 남들에게 멸시 받을 위험을 무릅쓰고도 내가 정말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일을 하는게 롱 텀 행복을 위한 옳은 길이라고 생각해.


내 친가쪽 형제중에 의사가 한명 있는데, 친가쪽에서 닦달해서 키운 애야. 명문대 나와서 큰 대학병원에 취직하고 돈도 잘 벌지만 틈만 나면 다른거에 관심을 안보이고 혼자서 골프치러 가. 이 형제는 어렸을때부터 골프대회도 나갈 정도로 골프를 열심히 쳤고 그만큼 좋아해서 해외에 있는 골프팀에 들어가고자 유학을 가려고 했는데, 결국엔 친가쪽의 반대에 못이기고 세상 사람들이 알려준 길을 걸었어. 지금 물어보면 “난 그래도 내가 의사가 돼서 만족해. 돈이 있기에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할 수가 있으니까...” 라며 마치 자기위로라도 하듯,  도저히 행복해보이지 않는 표정으로 이 말을 하는데, 난 이 말을 하며 골프채를 더 꼭 쥐는 내 형제를 보면서 더더욱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는게 옳다고 생각하게 됐어.



길긴 글 읽어줘서 정말 고맙고 모두들 올해 하고싶은 일, 하고싶었던 일 꼭 이루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