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카나리아


개짓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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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벌써 10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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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깊었고 오늘은 여기서 야영이다.

저녁은 늘상 그랬듯이 페미컨을 끓인 죽.


마차타고 멀리 이동하는데 주구장창 먹는 음식이지만 지금은 정말 먹고 싶지 않다.

맛이 없어서?

질려서?



"..."

"히히, 맛있겠다."

"... ...맛있게 먹도록."

"엥? 안드세요?"

"너 많이 먹어라."



레베카의 이야기를 듣고 저 죽을 보니 배고픔이 싹 사라졌다는 뜻이다.

비위도 좋네, 우리 레베카.



"역시 고기죽은 이 정도 비쥬얼이야하지 라이칸 슬로프..."

"우우욱..."

"아저씨들도 맛있게 드세요!"

"영주님 어디 가십니까?"

"산책."

"같이 가시죠, 위험합니다."



위험하다는 소리에 레베카를 바라보았다.

몇 일 마냥 굶은 거지같은 느낌으로 받아들더니 후후 불고 있는 모습 귀여워...

...


아니아니, 일단 노래를 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을 보면 절대로 안전하다는 뜻이다.

아무리 그래도 노래를 안하는 것으로 안전하냐고 판단하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레베카의 반응을 살펴야하는 것이 기본 아닌가?


상식적으로?



"맛있네요!"

"..."



레베카랑 같이 살면 재밌을것 같은데 나중에 내 성으로 올 생각 없냐고 한 번 물어나볼까?

주급도 나름 만족할 정도로 줄 생각까지 있기는 한데, 법률상 이세계인은 성에 거주하지 못하고 일주일 이상 있는 것은 불법이라 골때리긴 하네.



이거야 변방의 영지니 어물쩍 넘어간다고쳐도 교회가 문제야.


종교법상 성 내부에 거주하려면 어느 정도 머리가 있어야해서 신학, 천문학을 배워야하는데 말이 저거지 수학과 어느 정도의 철학에 대한 논리 전개를 할 줄 알아야 한단 말이야?


거기에 더해 바드는 행사때마다 도와달라는...

말이 권유지 착출당하잖아.



그런 것을 감안하고 레베카를 데려올 수 있을까?

정확히는 레베카가 만족할까?


이번에 축제 열면서 이 영지를 마음에 들어해서 눌러붙게 만들고 싶으며 살짝 서류를 조작해서라도 투표권이 있는 시민으로 만들고 싶다.

시민 한 명에게 너무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레베카는 야매가 아니라 진짜 예언자다.


신학을 배우는 이유.

천문학을 배우는 이유?


모두 미래를 예측하고 어떻게 하면 난관을 해쳐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잖아.

그런데 진짜 예언자가 떡하니 있는데 그딴 것을 배울 필요가 있는거야?


나에게는 이 나라 종교, 실존하는 신보다 레베카가 종교이며 신이다.



"하아..."



천천히 생각해보자.

시간은 많으니까.


...

그건 그렇고 호위에 관해선 집사장님 하나 데리고 다니는 것이 든든한데 숲 자체에 너무나도 큰 공포를 가지고 계신단 말이야.

전쟁을 경험해 본 적은 없긴 한데 도대체 무슨 일을 당했길래 그런 반응을 보이시는 걸까?



전쟁은 끔찍하다는 이야기는 수도없이 듣긴했는데 음...

아 맞다, 우리 집사장님 가족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나 있나?


아빠가 말하길 집사장님한텐 아내분하고 딸 하나 있다는 것까지는 듣긴 했는데 집사장님은 항상 어물쩍 넘기기만 하시고 제대로 이야기 한 것을 들어본 적이 없어.


머리아프다, 머리아파!!!


...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몰라도 지금 돌아가지 않는다면 호위병들이 엄청 불안해하겠지.

진짜 영주라는 직업은 개인 시간이 너무 짧은 것 같아.


...기타 소리!

부리나케 음악 소리를 따라갔고, 큰 소리를 낸다면 레베카가 연주를 멈추지 않을까라는 불안함에 나무 뒤에 숨어 엿들었다.



"흠~ 흐흐흐흠~"

"..."


잔잔하네.



https://www.youtube.com/watch?v=h8V3bm8ioGM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

휘파람 소리.

경비병들의 앵콜 외침.


"피곤합니다, 피곤해! 잡시다!!!"


...

무언가의 예언보다는 아련한 추억과도 같은 가사와 호소력.

집사장님의 과거를 노래한 것이 분명하다.


나중에 이 노래, 집사장님한테 그대로 연주해달라고 부탁해야지.

그런데,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


...

이것이 레베카의 이야기라면?

우리 레베카가 향수병에 걸렸다면?



설마 그 놈의 향수병때문에 우리 영지에서 떠나고 싶다고, 발 걸음 닿는대로 여행하고 싶다따위의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아닐거야.

아니여야만해.


나의 레베카가 영지를 떠나려고 하면 도망가지 못하게 가둬버려야 하잖아.

그러니까 절대로, 절대로 벗어날 생각하지 말아줘.


지금처럼 자유롭게 지저귀자.

넓다면 넓은 내 영지 안에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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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