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카나리아

프롤로그 

1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그림 


~~~~~

~~~~~



"하..."



머리 아프다.


이제는 나도, 거주민들도 어느 정도는 익숙해졌지만 이세계인들에 대한 민원은 생각치도 못했다.

사고를 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체취에 관한 이야기다.



후추나 육두구, 계피나 박하같은 향신료는 수입에 의존하는데 마늘과 고추의 유입량이 너무나도 많아졌다.

많아지다 못해 원수를 진 것도 아니고, 중독성이 존재하지도 않는 향신료일뿐인데 정말정말 너무나도 많아졌다.


많아지면 좋은 것이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마차의 공간은 한정되있으며, 그만큼 잘 팔리는 물품을 가져오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고 어느 정도여야 이해할 수 있지, 아예 고추와 마차만을 팔기 위해 마차 한 대를 더 끌고 올 정도로 진짜 잘 팔린다는 것이 문제다.



거기에 더해 이세계인들이 난동을 피우는 것을 초기에 잡기 위해 사고치면 고추와 마늘을 팔지 않겠다고 선포하자마자 범죄율이 놀라울정도로 급감한 것을 보면 그들에겐 저 향신료들을 종교로 여기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의심이 들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축제가 고조되고 다 같이 뛰어노는데 어디선가 자꾸 알 수 없는 매콤한 냄새때문에 불만이었다는 민원 숫자가 꽤 많았다.


솔직히 나도 심정은 이해한다.

향수 냄새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판국에 그런 자극적인 매운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 중 한 명이긴 하다.


...

레베카는 그런 냄새 안나던데.


...

아무튼,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마늘과 고추를 통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무언가를 줬다가 뺏는 것 만큼 사람들에게 큰 불만을 주는 일은 없는데 민원때문에 통제하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지 감히 예상도 가지 않는다.


...

일단 보류.


...

어차피 민원을 확인한 김에 다른 것을 확인해보자면 이 성에 존재하는 여관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구는 총 700명.

물론 여관만 따졌을때 그 정도고, 성에 거주하는 주민들이나 교회, 성 내부에서 공간을 대여해준다면 더 늘어날테며 다들 알게 모르게 행했을 텐데도 잘 곳이 부족하다는 민원도 꽤 있었다.


거기에 더해 소문은 들었지만 늦게 찾아온 사람들이 더 있다는 둥, 축제가 끝났어도 각자 알아서들 즐기고 있느라 나가고 있지 않다는 간이 보고를 들어보면..


어...

뭐지?


다시 말하지만 농담 안하고 분명 내부 영지민들이나 즐기자는 취지로 급조해서 만든 건데?

진짜 홍보도 대충했다고 해도 무방한 정도인데 이럴 줄 알았으면 성 밖에서 진행할 걸 그랬다.


...

다시 일해야지.


어디까지 봤지?

...

아, 범죄 분석.


일단 단순 범죄자는 늘긴했지만 사형까지 선고할 정도의 강력 범죄자는 줄어든 것을 보면 꽤나 인상적이다.

이것이 공포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범죄에 대한 새로운 정책 시행 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부분은 일단 체크.


여기 마을에선 경비병 충원이 필요하다니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범죄율이 높아진 것을 봐서는 오히려 현재 존재하는 경비병들이 일을 잘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고, 사형까지 간 경우는 전혀 없는 것을 보아 우리쪽에서 도울 만한 가치는 전혀 없다.


저기 마을에선 감옥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였는데 자세한 조사를 위해 누군가를 파견해야 할 것 같고,

요기 마을에서는...


범죄율이 줄어들었다.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한다면 마을 이장이나 지역 유지가 나름의 대책을 세워서 잘 되고 있을 수도 있고, 풍년이 왔다던가 할 수 있는다.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하자면 부패로 인해 뇌물을 받고 모르쇠하거나 가장 심각한 것은 인구 자체가 줄어들어 범죄율이 줄어 들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배재할 수가 없으니 따로 눈여겨봤다가 감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우리 사랑스러운 레베카가 거주하고 있는 마을엔~

...

음, 여기 마을은 범죄율이 극단적으로 낮은 곳이기는 했지.

그 이유가 모험가 길드가 존재하는 곳이라 자기 나름대로 치안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난 솔직히 잘 모르겠다.


따로 감찰해봐도 그렇게 딱히 책 잡을 만한 것도 없는 것을 보면 이게 뭐라고 해야할까...

너무 깨끗해서 의심이 가는 케이스라고 해야하나?



"...음."



혹시 이것들도 레베카의 예언을 듣고 철저하게 따르고 있어서 그런... 건가?

아니겠지?


나도 나름대로 눈 여겨볼 사람들을 조사를 하며, 당연히 레베카에 대한 평판이나 행적을 조사해 본 적이 있기는 한데 정말 특이하다.

일단 모험가 길드나 용병에 속해있지도 않으며, 육체적인 노동을 한다던가 하다못해 성매매를 하지도 않고 진짜 단순하게 길거리에서 연주를 하는 식으로...


진짜 맨 몸으로 이 마을, 저 마을을 옮겨 다니며 길거리 연주를 하는 식으로 돈을 번다고 한다.

이렇게 본다면 말썽을 전혀 부리지 않는 모범 시민이라고 볼 수 있는데 나쁘게 보자면 이 마을, 저 마을에서 정보를 캐낸다고 볼 수 있는데 구입하는 물품은 대부분 식료품, 톱밥, 양말, 양초 등등등 그냥 일반 시민의 물품.


지출하는 금액을 보더라도 정말 버는 대로만 쓰는 소시민 그 자체인데...


...

레베카가 하는 일은 무조건 옳다.

의심하지 않는다.

설령 무언가 책 잡힐 만한 일을 하더라도 당연히 무언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어떤 짓을 하더라도 지지해야 하며 내가 그녀를 조사한 이유는 순전히 나의 신이 무엇을 하고 사느냐가 궁금한 것뿐이다.

나의 신앙은 굳건하며 레베카가 어떤 짓을 저지르더라도,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내가 어떻게든 해야한다.


그뿐이다.

막말로 레베카가 그럴 리는 없지만 마약을 유통하든 그 알케미스트와 동업자라면 바로 덮을 용의까지 있다.


레베카는 그래도 돼.

그녀는 나의 신이고, 나는 그녀의 신도니까.


내 영지를 떠나지만 않으면 나는 그녀에게 무엇이든지 해줄 수 있다.

내 영지를 떠나려고 든다면 나는 그녀에게 무엇이든지 해버릴 것이다.


...

마약하니까 생각난건데, 설마 이 이상의 일이 생기거나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닌 상황이 오지는 않겠지?


...

밤을 새버려서 온갖 망상이 떠오른다.


레베카와 만나려고 하는 시간은 저녁 즈음.

다른 메이드들과 집사들이 이곳저곳 열심히 뛰어다녔고 고생을 해줬는데 육체 노동을 전혀 하지 않은 내가 피곤하다고 냅다 자버리면 그것대로 보기 안좋다.


거기에 더해 집사장님이 비정기적으로 서류 뭉텅이를 들고오니까 절대 잠들면 안된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야한다.


...

...

그래도 졸리긴 졸리네.


레베카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높기는 한데, 일단 수정구로는 볼 수 없어서 음성만 들을 수 있잖아.


확인이라도 해볼까?



[!@#!$]

"..."

[... ..%! --아.]

"... ..."

[빵 괜찮기만 하구만.]

[내가 맛있는거 사줄까 ...요?]

"?"

[왜 갑자기 존댓말이래? 아파?]

[아니 그냥, 나보다 언니같으니까... 헤헤.]



이 년 누구야.

왜 레베카랑 한 방에 있어.



[그러니까 뭐냐, 그냥 치고 싶은거 아무거나 치면 된다고?]

[네!]

[어, 뭔가 어떤 분위기라던가 원하는 그런거 하나 없이 그냥 내키는거?]

[전 뭐든 좋아요.]

[음... .... ...어렵네, 이거.]



공주님이 여기서 왜 나와?



[아이고, 우리... ...헤헤, 뭐 좋아요. 이건 그냥 넘어가죠.]

[?]

[그럼 계절에 관한 노래도 있으려나요?]

[물론 있는데~ 음, 음... 가을도 다 끝났네.]

[그렇죠.]

"...그러네. ...마지막 가을이구나."


약간의 시간이 흘렀고, 레베카는 연주를 시작했다.

정말 쓸쓸한 분위기의 연주였고 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m_xX-RSxMEU


~~~~~
~~~~~


어어어어어 너 이 새끼 뭐 연주하는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