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청글: https://arca.live/b/tsfiction/34296769
@라스파이 님. 들어오세요.
주관적인 의견이고 감평을 하는 저 역시도
글쓰면서 욕 오지게 먹는 입장인 만큼
이건 내 생각과 다르다 싶은 부분은
망설임 없이 스킵하셔도 무방합니다.
다만 저의 부족한 의견이 앞으로
글을 쓰시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조심스럽게 감평글을 적어봅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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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의 역할은 제목이나 표지에 어그로를 끌려
내 글을 클릭해주신 고마운 독자님이
계속해서 나의 글을 읽어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며 시전하는 추가 어그로입니다.
독자님들도 귀한 시간을 낸 만큼
취향이 아닌 작품을 꾹 참고 읽어주지는 않으며
그렇기에 우리는 독자님들에게 최대한 경제적으로
작품의 정보를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프롤로그를 포함해 약 4~5화 정도 되는
그 분량 동안 우리가 알려주어야 할 정보는
1) 주인공의 캐릭터성
2) 주인공의 목적성
3) 세계관
4) 작품의 성격
정도입니다. 다른 중요한 요소도 많겠지만 일단 이 기준으로 살펴볼까요?
1) 주인공의 캐릭터성
신앙심 없는 TS성녀. 그런데 이제 땅에서 발굴해낸.
'성녀'라면 마땅히 가지고 있을
요소를 배제하여 개성을 부여하고
또 일반적이지 않은 등장을 통해
주인공 하면 떠오르는 요소를 부여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여기까지 쓸 즈음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어떻게 생겼었지?'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더군다나 등장인물이 죄다 수녀라서
옷으로 포인트를 줄 수도 없는데
머리색은 검은색이고 눈 색도 특색 있지 않습니다.
표지나 삽화가 있는 상황이라면 모르겠지만
일단 주인공의 외모에서 매력을 찾지 못한다는 건
주인공 캐빨이 되어야 하는 TS물에서
꼭 개선되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 & 3) 주인공의 목적성 & 세계관
신앙심을 키워야 하는 성녀.
성녀답지 못하면 시스템에게 음란한 제재를 받습니다.
음란한 제재를 받는 성녀라니.
분명 엄청나게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그렇지만 이 매력적인 소재가 작품에서
잘 살아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주인공의 목적성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세계관 이야기를 해야겠는데요.
용사와 마왕이 존재하는데, 4인 파티로 전쟁을 치릅니다.
성녀는 이 전쟁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신앙심을 각성해야 합니다.
신앙심을 각성해야 하기에 시스템은 주인공에게 제재를 가하죠.
여기까지만 보면 목적성이 충족되는 것 같은데. 가만히 뜯어보면 하나가 비어 있어요.
왜 성녀라는 이유로 전쟁에 참여해야 하나요? 당연히 용사를 도와야 하니까?
이 지점이 충족되지 않으니 주인공이
아무런 목적도 없이 휘둘리는 느낌이 들고
거의 일방적으로 시스템에게 휘둘리는데
왜 그걸 굳이 참아주어야 하는지.
뚜렷한 목적이 있어서 그 목적을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티키타카가 될 텐데
딱히 참아줄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자꾸만 휘둘리니
고구마라는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4) 작품의 성격
착각물입니다.
착각물은 인물들 간의 정보 격차에서 오는
오해를 통해 재미를 불러오는 장르입니다.
착각물의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오해할 만한 상황'이나 '중의적 표현'을 잘 활용해야 하는데요.
아쉽지만 착각 요소들이 조금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 ㅋㅋㅋ 이걸?' 이 아니라
'착각물이니까 이런 반응들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반응이 좀 억지스럽다는 뜻이죠.
이건 착각을 잘 다룬 작품들을 참조해서 인풋을 쌓는 게 중요할 듯합니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1. 캐릭터의 개성은 좋아요.
하지만 좀 더 머릿속에 딱 그려지면 좋겠어요.
2. 주인공의 행동에 좀 더 개연성이 필요해요.
3. 맛있는 착각물을 좀 더 탐구해봅시다.
그리고 하나 더.
15세까지 달아둘 정도면 그래도
성인과 전연령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시겠다는 건데
지금보다 더 과감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시스템이 조건에 따라 성녀를 원격절정 시켜주는 거잖아요?
이 좋은 소재를 상세히 묘사하지 않는 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해요.
배덕감을 무기로 쓰고자 고르신 소재라면
마음껏 쓰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래야만 주인공의 난처함이 더 부각되기도 할 테니까요.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