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 이상적인 사상을 갖고 있지만 그걸 실현할 수단도, 능력도, 현실적인 방법도 없던 마냥 이상주의자에다가 종교적인 신념, 진정한 용사라는 맹목적인 목표때문에 정작 공존이라는 사상은 혼자서는 전혀 진전되지 않을 뿐이었이었지만, 좌절할 때마다 일으켜 세워주고 현실을 보게 해주고 평화적으로 마물을 제압할 타검 엔젤헤일로까지 제공해준 앨리스 덕분에 극적으로 성장했고 이런 부분이 게임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너무 좋았다. 이런 큰 꿈을 품은 주인공들이 정작 힘을 얻거나 스토리 후반부에 들어서는 초반부의 그 사상이 틀어지거나 현실적인 방법론이 전무한 거에 비해 루카는 여러 곳을 모험하며 자기만의 확고한 답을 초반부와는 비교도 할 수 없게 튼튼하게 다졌다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들음. 다만 엄청 기괴한 촉수나 정말 먹히면 죽는 상황에서도 쾌락에 대해 기대하면서 침삼키는 거 보면 일리아스 신앙이랑 어머니 아니었으면 진작에 나락까지 갔을거 같기도 하다. 


앨리스: 그저 야하거나 마냥 주인공에게 무한한 호의를 보내는 여타 서브컬쳐 히로인과 다르게 입체적인 성격과 성장성을 가진게 정말 마음에 드는 히로인이었음.  루카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며 루카가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용사라는 입장에 얽메이지 않게 도와줬으면서 정작 자신은 마왕이라는 입장과 어릴 적의 잘못으로 인한 트라우마에 씌어있다는 이중적인 면모가 메인스토리를 한층 입체적으로 만들어줬다고 봄. 거기에 메인스토리에서 보여주는 다채로운 면모는 안 반할 수가 없었다. 어리고 순수한 루카와는 상반된 시야를 가지고 있어서 루카 혼자였으면 몰랐거나 깨닫지 못했을 현실적인 부분을 짚어주는 역할로도 아주 좋았음. 루카가 악역에게도 최후에는 동정과 연민섞인 시선을 보내는 반면 앨리스는 그렇다 해도 그 방법이 잘못됐다는 점에서는 확실하게 선을 긋고 평가하고 정치적 역할이나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냉정하고 현실적인 부분을 이야기함으로서 몬무스 퀘스트라는 작품이 한층 깊이를 가지게 됐다고 생각함. 





일리아스 : 시작부터 끝까지 루카와 함께 했다는 점에서 앨리스와 비슷했지만 앨리스는 루카와 직접 소통하여 용사와 마왕이라는 입장에 얽메였던 자신들을 해방시켰지만 일리아스는 루카와는 반성회에서 일방적으로 말하기만 했을 뿐 루카와 대화한 적이 소멸하기 직전 외에는 단 한번도 없었으며 그외에 치천사는 물론 인간, 마물들과 제대로 대화를 나누고 마음을 드러내는 일이 없었다. 몬퀘 스토리의 모든 미친짓을 단행한  최초의 이유가  '고독함' 때문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굉장히 비극적인데, 일리아스는 신이라는 입장을 지키기 위해 성마대전에 레미나 학살에 재창세 계획까지 해가며 신의 위치를 지키려 했지만 역으로 일리아스가 고독한 이유는 그녀가 신이였기 때문이었고 베드엔딩이든 진엔딩이든 일리아스는 신이라는 입장을 내려놨을 때 비로소 고독함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런 부분에서 앨리스와 학실하게 대비되는데 앨리스 또한 마왕이라는 입장에 얽메여 자신의 죽음 외에 마물과 인간의 공존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지만 루카와의 대화로 짐을 내려놓게 되고 홀가분해지는 반면 

일리아스는 그런 대화 상대가 없어 그러지 못했고 이게 수많은 비극을 불렀다는 점에서 종장깨고 나서 일리아스가 가련하게 느껴졌다. 딱 한 명. 딱 한 명이라도 일리아스와 대등하게 이야기했으면 몬퀘의 모든 비극은 없었을 거라는 점에서 정말로 안타깝다. 일리아스 이후로 에덴-프로메스틴-검은 앨리스도 뒷통수 + 친구없음+ 찐따를 고대로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프로메스틴 : 개인적으로 매드사이언티스트 캐릭터를 아주 싫어하는데 딱 유형의 캐릭터라 싫어서 했었음. 그런데 의외로 입버릇처럼 말하던 인간을 좋아한다는 말이 다른 사람들과는 꽤 범주가 다를지 몰라도 진심이었고 회상에서 보여준 의외의 모습이나 담담하게 죽어가며 자신의 후예로 인간을 믿는 부분은 울컥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더라. 연민이 가는 최후고 루카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동정하고 이해했지만 외도에 이르른 그 방법에 대해서는 옳지 않다고 앨리스쪽에서 단호하게 선을 긋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부분이 몬퀘에서 마음에 들었음. 감정적으로 누군가를 연민하고 이해할수는 있지만 틀렸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선을 긋는 것.  여러 만화, 게임, 애니에서 악역들이 마지막에 도움 한번 줬다고 스토리 내내 해왔던 악행이 주요 등장인물 입에서 묵인되고 미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몬퀘는 이런 부분들에 대해 등장인물이 자기 신념을 확고하게 지켜서 굉장히 마음에 들었음. 이런 부분은 앨리스피즈15세의 자기 희생에도 적용돼서 그 사상은 옳았지만 방법은 현실성이 없었다고 여타 인물이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개선해 나가는 점. 나루토가 호카게가 돼서 닌자 악습 고친다 고친다 말만 늘어놓다가 그 방법론에 대해서는 최후반까지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 두루뭉실하게 넘어간 반면 몬퀘는 무엇을 고치고 무엇을 해나갈지 등장인물들이 착실하게 논의하고 진행해가는 부분에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