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깨어났어?"


정신이 들자마자 들려오는 희미한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귓가에 먼저 들려온다.


"다행이네. 당신, 깨어나지 않을까봐 걱정했다고?"


정신이 들자 가장 먼저 보인건 금발의 곱슬머리를 한 여자아이가 활짝 웃으며 손수건으로 이마를 톡 톡 닦아주는 모습이었다. 또 술을 먹고서는 길바닥에 쓰러져 잠들었던 모양이다. 감사를 표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했지만, 어째서인지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응? 어디 가려고?"


앨리스가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뭔가로 단단히 묶어두었던 모양인거보다.


"당신, 집이 없잖아? 돌아갈 곳도 없고. 어딜 갈려고?"


활짝 웃으며 뺨을 닦아주는 그녀가 말을 이었다.


"쓰러져있길래 적당히 데려와서 돌봐주다가 보낼려고 했는데 말이야?"


"나, 생각이 좀 많이 바꼈어. 당신을 밖에 보내지 않을려고."


무슨 개소리인가 싶어 얼빠진 표정을 지었었나보다.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발로 정강이를 쎄게 찬다. 감각이 마비될정도로 고통이 아려온다.


"못 들었어? 당신은 이제 못 나가."


"거처도 갈곳도 없는 사람이잖아? 차라리 내 집에서 평생 사육당하면서 조교당하는게 훨씬 나을텐데?"


그녀가 웃으며 두 손을 교차한다. 그 주변으로 무언가 반짝이는 실들이 정교하게 얽혀있는게 눈에 들어온다. 이 사람, 앨리스 마가트로이드구나. 소문은 들었다. 실로 인형을 정교하게 조작하는 인형술사라고.


어이가 없어 한숨을 쉬며 허탈하게 웃는 내게, 앨리스가 다시 빙긋 웃으며 말을 꺼냈다.


"그러니까, 당신은 날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당신도 그렇다고 생각하지?"


오싹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손에 엮인 푸른 빛을 발하는 실타래를 쓰다듬던 앨리스가 웃으며 이야기했다.


"아, 참고로 말하지만 어디 도망갈 생각은 하지마? 여기 주변은 인형들이 이중으로 경비를 지키고 있으니까 어떻게 해서든 잡힐거야."


예상은 하고 있었다. 그녀가 이런 납치행위를 벌였단 시점에서 자기 인형을 경비삼아 도망치지 못하게 막았겠지.


공포와 두려움보다는 자포자기의 심정이 더 컸던걸까? 한숨을 쉬며 이제 어떻게 될지 기다리던 내게 앨리스가 웃으며 자신의 하얀 후드를 벗어 바닥에 두었다.


"포기가 빠른 아이네? 착하기도 하지...난 누구처럼 잡아먹는다거나 해치진 않을거야."


"단지, 천천히 내껄로 길들일 예정이니까."







삼일.


앨리스의 저택 어딘가에 갇힌채 감금당한지 삼일이 지났다.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생각보다 앨리스는 내게 허물없이 잘 대해주었다. 먹을 것도 꼬박꼬박 챙겨주었고, 따뜻한 온수로 샤워도 꼬박꼬박 잘 하게 해주었다. 잘때는 조금 지나치긴하지만 그녀가 내 머리를 가슴으로 끌어안고 잘 정도로 앨리스는 날 무척이나 아꼈다.


모든게 좋았다. 모든게.


단 한가지만 빼고.


"하힛...그러니까...이...동정 자지가...어딜 감...감히..."


레이스와 리본이 달린 속옷을 입고 탄력있는 스타킹을 신은 그녀가 발을 이용해 억지로 발기시킨 자지를 슥삭슥삭 문지른다. 앨리스 딴에는 노력하는거나 마찬가지였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아무런 감흥이 없을뿐만 아니라 발 마찰이 너무 아파 죽을 지경이었다.


앨리스가 내 표정과 자지를 번갈아가며 흘깃흘깃 쳐다본다. 처음엔 조교를 할 생각으로 부끄러웠던 얼굴은 이제 기교와 실력에 대한 수치심으로 새빨갛게 물들어 눈물방울을 자아내는 중이었다. 아니, 이렇게 거창하게 말 할 필요는 없었다.


그냥 한마디로, 조교를 존나 못한다.


일찍이 무명의 요정들을 수차례 조교시키고 함락시켜 이름을 날린 난 문득 무언가를 깨닫고 손을 씻어 조교당한 요정들을 두배가 되는 금액으로 다시 사들이고는 전부 다 해방시켜줬었다. 더러는 순수하게 고마움을 표하는 요정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병주고 약주냐는듯 당장이라도 죽일려고 달려드는 애들이 많았었다. 수차례 얻어 맞고 나서 다시는 손대지 않겠다고 하며 이름을 감추고 조용히 살아온 나를, 앨리스는 그저 언제부터 반했단 이유로 술에 취해 길거리에 쓰러진 날 납치하고 감금해 저택 어딘가에 두고 있었던 모양이었나보다.


첫날은 가관이었다. 조교를 하겠다고 으르렁 거리던 앨리스는 자기 옷조차 벗지 못해서 안절부절 쩔쩔 매더니 억지로 내 입을 맞추고 혀를 비틀어 넣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굳어버린 움직임으로 키스를 나누려는 그녀의 모습이 오히려 불쾌감만 불러일으킬 뿐이었다.


키스가 끝나고 입술을 떼던 그녀가 어떻게 해야하나 울상을 지으며 시선을 돌리는 모습이 너무 한심하고 답답해보였다. 키스는 진득하게, 손가락으로 상대를 어루만지면서 부드럽게. 달아오르듯이. 조교의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하지 못하는데 이딴 년한테 납치 당해서 묶인 나도 너무 한심해서 한숨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래서 그 뒤로 조교가 이어졌냐고? 천만에. 조교는 커녕 앨리스는 바지 지퍼도 잡지 못한채 키스를 끝냐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저녁이나 되서야 먹을걸 들고 나타났다. 꼴에 납치범이라고 반항하면 죽여버리겠느니 험하게 다루겠느니 으르렁거렸지만, 그 목소리엔 위협같은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었다. 그래도 먹을건 꽤나 신경쓴건지 비프 스튜라던가 호밀빵이라던지 노예 치고는 화려하게 차려주더라.


한입 빵을 먹고 나서 무언가 몸이 화끈하게 달아오르기에 짐짓 눈치챘었지만, 밤에도 조교하겠단 생각이었는지 음식에 미약을 탔었었다. 약효가 나타난걸 깨달은 앨리스가 미소를 지으며 다 먹으라고 웃는데, 아까도 말했지만 미약 성분에 더해 이년의 조교실력을 생각해보면 차라리 화형 당해서 불타죽는게 더 나았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그 생각은 맞아 떨어졌다. 밤에 이어지는 그 어색하기 짝이없는 애무와 기교에 몸에서 불타오르던 미약 성분 때문인지 차라리 죽여줬으면 하는 고통이 온 몸으로 퍼져나갔다. 너무 짜증나서 몸부림 치는걸, 앨리스는 내가 자기 애무에 느낀건지 기뻐하면서 조금 더 과감하게 옷을 벗으며 자기 살을 붙여서는 치근덕 거리더라.


이튿날은...솔직히 0에다가 10을 곱한다고 10이 될리가 없지. 밤에 몸부림치는걸 봤던걸까 자고 일어나서 아침을 먹이고는 쉬었다가 조교를 행하는데, 무슨 자신감인지 대담하게 속옷만 차려입고는 바지 지퍼를 열고 억지로 자지를 발기시켜서 애무를 시키더라. 솔직히 말하면 정말 간에 기별도 가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조교사였단걸 들키지 않으려 일부러 못하는척 그녀의 온 몸을 애무시켰더니, 불쾌하다는듯 날 째려보며 손등과 엉덩이를 탁 치며 체벌이랍시고 때리지 않던가. 지금 불쾌해야할건 누군지 모르는가보다.


그리고 오늘이 삼일째.


"후...후으...그러니까...다음은 어떻게 해야하지..."


한껏 발로 자지를 밟으며 흥분해하던 앨리스가 다음은 어떻게 해야하냐며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니까...그...입...입 내밀어..."


"앨리스."


더이상 참을수가 없어 단호한 목소리로 앨리스를 불렀다.


"누...누가 지금 주인님을 함부로 불러도 된다고 했는-"


"잔말 말고."


"읏-"


거칠게 한번 더 단호한 목소리로 그녀를 어르자, 초조했던걸까 어깨를 부들부들 떨며 날 두려워하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여기 온지 삼일. 그래. 삼일이나 지났거든? 네가 날 뭐 어떻게 하고 싶은지 잘 알겠는데."


"알겠...는데?"


"그렇게 하고 싶으면 준비를 잘 하던가. 솔직히 말해서 너무 못해서 짜증났다고."


속에 있는 심정을 다 털어놓고서 그녀의 반응을 지켜보니, 초조하던 머릿속이 폭발한건지 시선을 어디다가 두지 못해서는 충격먹은듯 멍하니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아니...노예가 어딜 주...주인한테 훈계하고 있어...니...니 처지를..."


"하...앨리스."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가자 앨리스가 겁먹은건지 손을 뻗어 펼쳐보였다. 어림도 없지. 혹시나 싶어 조교사에서 손은 뗐지만 '능력을 무효화 시키는 능력'은 여러의미로 도움이 될거같아 항상 챙겨다니고 있었다. 상대의 소지품과 능력을 뺏어 봉하는것도 조교전의 기본 중 기본이다. 앨리스는 그거조차 준비되지 않은 새내기였던거 같았다.


"왜...왜 안되는거야...왜...?"


자기 능력이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에 겁먹은 앨리스가 몸을 웅크리며 뒷걸음질 치다가 뒤로 넘어졌다. 그녀의 가느다라면서도 부드러운 턱선을 탁 잡고서 입을 맞춘다.


"무슨...뭘...으...으흡...응...하..."


처음엔 완강히 거부하려고 가슴을 밀어내던 앨리스가, 혀를 넣고서 부드럽게 그녀의 혀를 천천히 감싸주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등을 꼭 껴안더랜다. 기분 좋은건지 콧소리를 내며 혀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감각을 느끼는건지 이따금 손으로 머리를 쓸어내리며 애무를 즐기기 시작한다.


천천히 혀를 떼며 그녀를 쳐다 봤다. 단순히 몇번 혀를 섞었을 뿐인데, 앨리스의 푸른 눈동자가 살짝 탁해져있었다. 미약이 입안에 남은게 저쪽으로 넘어간 탓일까? 그녀가 가쁜 숨을 몰아쉬더니 마치 조르는듯 어깨를 손으로 붙잡고 몸을 끌어당기려 애를 썼다. 그래. 원한다면 몇번이고 해주마. 앨리스의 입 안에 다시 혀를 넣고 이번엔 잇몸을 톡톡 쳐주며 부드럽게 혀 끝으로 긁어내니, 그녀가 어깨를 움찔거리며 눈물을 조금씩 짜내어냈다.


"으흥...응...아읍...읍...흡..."


천천히 입을 떼고는 그 가느다란 턱선을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입을 맞추듯 입술로 그려나가며 애무를 시작하자 앨리스가 몸을 부르르 떨며 내 머리를 꼭 껴안고는 지저귀듯 신음한다. 희고 차가운 목선을 지나 쇄골로 내려가자 그녀가 참을 수 없다는듯 탄식을 내뱉는다.


"아흣...아...으읏...이상해...느낌...으흣...뭐야...당신..."


"이제까지 이렇게 할줄 알았으면서...으흣...일부러...못한척 한거...아응...흑..."


"...네가 그렇게 지지리도 못하는데 내가 잘해줄 필요는 없었잖아?"


흐느끼며 원망하는 목소리로 쏘아붙이는 그녀에게, 퉁명스럽게 내뱉고는 이번엔 쇄골 아래의 패인 부분을 부드럽게 입으로 맞춘다. 한번 두번 입맞추는 소리를 내며 훑어지나가자 그녀가 견딜수 없다는듯 몸부림을 치며 자기도 모르게 비부를 향해 손을 내리는것이 아닌가? 그녀의 손을 탁 잡고서 벽에다가 움직이지 못하게 맞대자 앨리스가 원망스럽다는듯 날 쳐다봤다.


"싫어...싫어...하게 해줘...거기가...너무 쑤셔...이렇게 입만 맞추는데 왜 이렇게 쑤시고 애달파서..."


"안돼."


"왜 안된다는거야...하게 해줘...제발..."


조교하는 사람과 조교 당하는 사람은 어느새 뒤바뀌었다. 이젠 앨리스가 내게 조르며 빌고 또 비는 모습에 손절하고 잠재웠던 조교사의 기질이 꿈틀거리며 구렁이처럼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으흣...괴롭히지마...시러...애타게 왜...하다못해 가슴만이라도...해줘 제발..."


"안돼. 앨리스. 벌이야."


"으흑...진짜...나쁜 사람..."


"나쁜건 누군데? 사람을 납치해서는 감금시킨걸로도 모자라서 허접하기 짝이 없는 조교를 해서 사람을 불쾌하게나 만들고."


"그...그건..."


이젠 울상이 되어버린 앨리스를 보자, 저도 모르게 조금은 귀엽단 생각이 든다. 개나리같으면서도 살짝 옅은, 곱슬거리는 부드러운 머릿결에다가 누구라도 매혹될것처럼 반짝이며 빛나는 푸른 색의 눈동자, 마치 정교하게 잘 가다듬어 세련되게 모양새를 깎은 듯한 앳된 인형의 얼굴선까지. 흠잡을 곳 하나 없이 완벽한 그녀가 울먹인단 생각에 마음 속에 묻어둔 정욕이 되살아나는 기분이 든다.


분명 앨리스는 조교상품으로썬 최고의 상등품이다. 누구에게도 팔고 싶지 않을 정도로, 고액의 가치를 지닌 그런 물건이 틀림없다. 그건 옛말이다. 나는 이제 그 누구도 사람이나 인요, 요괴들을 상품으로 두지 않는다. 누구에게도 팔아넘기지 않는다. 대신, 그녀를 온전히 내것으로 만들 것이다. 그녀가 날 조교하려 했듯, 철저히 내 손과 내 품이 아니면 살수 없도록 내가 그녀를 철저하게 조교시킬 것이다.


앨리스가 불안한 두 눈을 깜빡거리며 날 쳐다보았다. 그 표정엔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어딘가 기대감이 서린듯한 느낌이 베여있었다. 그녀는 온 몸을 떨었다.


"당신, 조교사였구나?"


"...역시 예리한 사람은 못 속이겠네. 정교하게 인형 만드는 솜씨를 지녔다더니."


"아...으...내가...내가 실수한거였어...조교사를 조교하려했다니..."


울먹거리며 몸을 떠는 그녀가, 삼일전 날 납치해서 조교하겠다며 자신감 찬 모습은 사라지고 당장이라도 죽고 싶지 않다는듯 나약한 모습을 보이며 아기새마냥 덜덜 떨었다.


"이...이제 어떻게 할거야...? 날 조교해서...팔아치울거야?"


끝내 울음을 터트리며 자신의 앞으로의 처지를 생각한 그녀를, 조용히 다정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감싸 안아올려준다. 그리고 입을 맞춘 뒤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맞이하듯 혀를 섞어주고서는 귓가에 조용히 속삭인다.


"널 팔지도 묻지도 않을거야. 네가 그랬던 것처럼, 널 내가 아니면 안되는 몸으로 만들어줄거야."


그 속삭임에 앨리스의 눈동자 안에 수많은 감정들이 교차하며 지나가는것만 같았다. 그녀의 입꼬리에 황홀함과 두려움이 걸린건 덤일 것이다.













리버스 하다가 앨리스가 아나타 존나 조교 못해서 개빡쳐서 써봄


전부 아나타한테 싹다 보내서 동방조교전 배우고 와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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