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는길 유독 발걸음이 무겁다. 

허벅지가 근육통으로 걸을순 있지만 앉으면 바로 아프다.

집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고 씻으면 어느새 자야한다. 내일 또 출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집에가도 뭔가 다른게 있으면 좋겠다...


띡 띡 띡 띡 띠리릭


끼이이익


집에 들어가자 맛있는 냄새가 난다. 어라 누구지? 부모님이라도 오신걸까...


"엄마? 엄마가 언제 오셨ㅇ... 으아아악!!"


주방을 확인한 나는 놀라 나자빠졌다.

왠 푹신한 헝겁으로 이루어진 이상한 생명체가 주방에서 집에서 처음보는 앞치마를 두른 채 무언가를 요리하고 있었다.


"꺄악 엄마라 불러줬어~! 맞아요! 마망이에요 마망!"


처음보는 헝겁 생명체는 자신을 마망이라 부르면 요리하다 말고 뛸듯이 기뻐하고 있었다. 나는 정신이 벙쩌서 아무 반응도 하지 못한채  양자역학 응용수식을 본 코볼트 마냥 눈만 깜빡 깜빡 하고 있을 뿐이었다.


"뭘 멀뚱멀뚱 그러고 있니, 빨리 앉아! 저녁먹자!"


현관에 주저 앉아있던 나는 마망이라 부르는 이상한 생명체에 의해 이끌려 식탁에 앉혀졌다. 하지만 이상하게 식탁에는 6개의 접시와 식기들이 가지런히 놓여져있었다. 나는 이에 이상함을 느껴 자신을 마망이라 부르는 생명체를 보고 입을 열었다.


"저기...그..."


"부기마망이나 마망중 편한거로 부르렴 아가 그래 왜?"


"왜 접시가 6개에요?'


"그야 6명이니까 그렇지."


"네?"


나는 부기마망의 말을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 6명이라니? 나랑 여기있는 부기마망을 빼고도 4명이 더 있다는 말 아닌가? 집에는 인기척이 없는데 도대체 어디서 4명이...


라고 생각하던 찰나 문 밖이 시끌벅적 해지며 인기척이 가득하더니 이내 도오락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띡 띡 띡 띡 띡 띠띠띠


"호에에엥 틀려떠요!"


"에잇 거기서 하나를 더 누르면 어떡해."


"구래용? 다시 눌러볼래요!"


띡 띡 띡 띡 띠리리릭


"댔어용!"


그리곤 복도에서 집 안으로 이상한 생명체들이 떠들며 집안으로 들어왔다.


"아이 그래서 내가 그쪽 아니라고 했잖아. 거기서 왼쪽으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집안으로 들어오던 4명은 집안에 우두커니 서있는 나를 보자 모터가 달린것 마냥 바쁘게 움직이던 입을 멈추고 조용히 나를 주시했다.


그리고 잠깐의 침묵이 집안을 휘감았고, 그 침묵을 깬건 머리에 강아지같은 귀와 꼬리를 가진 작은 생명체 였다.



"우왕 쭈인님에용!"


그리곤 신발은 원래 신지 않았었는지 곧장 나에게로 달려와 허리춤에 달라붙어 고개를 부비적 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쭈인님 냄새 죠아용 헤헤"


현관에 서서 잠깐동안 눈치를 보던 드래곤처럼 생긴 여성과 보라색 피부에 뿔과 끝부분에 하트모양이 달린 꼬리를 가진 여성, 그리고 키는 작지만 큰 가슴을 가진 세명은 멍멍이 같이 눈치안보고 달려든 그녀의 태도에 '아차! 선수를 뺏겼구나!' 하는 표정을 잠깐 짓더니 


"우으! 나 먼저야!"

"달링! 껴안아죠~♡"

"어딜, 명예로운 반려에게 달라붙지 마라!"


라고 말하며 나에게 달라붙었다. 여자 4명이 양팔과 양다리에 달라붙어 있으니 오묘한 기분이 들면서도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파악해 보려고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지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지가 봉인당하고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을 구해준건 부기마망이었다.


"애들아~ 밥먹자~"


주방에서 들린 그녀의 목소리에 사지를 붙잡고 있던 그녀들은 나를 끌고 식탁으로 향했다. 그리고 나를 상석에 앉히고 서로 옆에 앉으려고 티격태격 하였다.


"이! 걸어다니는 오나홀이 어딜! 달링 옆은 내 자리야!"


"명예롭지 못한 행위를 하는 자들은 옆에 앉을 수 없다! 반려의 옆자리는 드래곤인 내가"


"니가 제일 흑심품고 있거든!" 


"아닌 나는 순수하게 주인을 지키려는..."


"꼬리나 그만 흔들고 말하시지!"


"아니, 그 이건... 자연적인 행위로서 결코..."


이 세명이 서로 투탁이는 사이 멀리서 지켜보던 강아지같던 여자아이는 어느새 내 옆에 앉으며


"엥— 전 쥬인님 여피 조아여, 보리가 안즐래여."


라고 말하곤 내 옆자리에 앉아버렸다. 그리곤 세명을 멀뚱멀뚱 바라보며 '엥 그냥 앉지 왜 싸워영' 같은 표정을 지어보이자 그 세명은 분해하며 결국 내 앞의 세자리에 주르륵 앉았다.


그러는 사이 부기마망은 플레이팅이 끝난 요리를 식탁으로 가져왔다. 메뉴는 내가 좋아하는 햄버그스테이크 였다.


햄버그를 가져와 하나씩 나눠준 부기마망은 내 앞에 접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오늘은 조금 힘내서 치즈 들어간 햄버그 스테이크를 만들어 봤는데 입맛에 맛을지 모르겠네..."


부기마망의 말에 나는 손사래를 치며 답했다.


"아,아니에요. 해주신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 한데요.정말 맛있어 보여요."


"후후, 겉치레라도 고마워."


나의 말에 부기마망은 만족했다는듯 싱긋 웃으며 식보리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럼 다들 먹자~"


"잘먹겠습니다."


부기마망의 말이 끝나자 식탁에 앉아있던 6명은 일제히 식기를 들고 눈앞에 있는 햄버그 스테이크를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동안 접시와 식기가 부딪히는 달그락 소리만이 집안을 가득 매웠다.다들 많이 배고팠던 모양이다.


나도 햄버그를 먹기위해 한입 크기로 자르자 안에서 치즈가 쭈욱 늘어져 나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쭈욱 늘어난 치즈를 적당히 끊어 소스가 뿌려진 햄버그 위에 올려, 포그로 집은 다음 입에 넣자 어머니가 해주셨던 그리운맛이 내 미각을 사로잡아 헤어나오자 못하게 했다.


내가 무언가를 부기마망에게 말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엔 부기마망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보리의 입에 뭍은 소스를 닦아주고 있었고 보리는 웃음을 짓고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한편 그 앞쪽에는 정신없이 요리를 흡입하듯 먹고있는 뿔 삼인방 또한 보였다.


짧았지만 보기만해도 즐거웠던 모두의 식사시간이 끝나고 뿔 삼인방과 보리가 거실의 소파에 앉아 내 식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다,나는 평소에 하던것처럼 접시를 싱크대로 가져가 설거지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부기마망은 그런 나의 손을 잡으며 나를 만류했다.


"아가 괜찮아 이 마망이 할테니까 가서 애들 놀아주렴."


"네...? 하지만..."


"괜찮으니까, 가서 애들 놀아주렴."


나의 말에도 불구하고 부기마망은 끝까지 나를 만류하며 소파로 보냈다. 그리곤 


"애들아 너희 나갔다 왔는데 씻어야지?"


"에? 아까 손 씻었는데..."


"그래도 샤워는 하루에 한번 해야지, 아까 아가 대리러 간다며 땀도 흘렸잖아."


"힝 샤워 귀찮은데"


"어허 그럼 안돼! 빨리 한명씩 들어가!"


"네..."


부기마망의 말에 결국 한명씩 샤워를 하러고 첫 타자는 큰 날개에 긴 도마뱀꼬리를 가진 처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