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갈망한 이상, 그리고 군주

『군주론』을 읽고

 



 이상(Ideality). 인간은 누구나 이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의 대상이 작건 크건, 음식이나 물건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이념이나 신적인 것까지. 각자가 가장 간절히 바라는 무언가는 항상 있다. ’Ιδεα(Idea. 이데아. 플라톤 철학에서의 가지계(可知界. 혹은 감각계. 감각이 통하는 세계)를 뛰어넘는 불변의 이상적인 진리. 여기서 이상이라는 의미를 갖게 됨)라는 단어가 등장한지 현재로는 2400여년. 인간 사상에서는 수많은 이상들이 주장되었고 펼쳐졌다. 마키아벨리 역시 이상을 품은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였으며, 본인의 이상을 체계적으로 펼쳐 세계에 선보인 많은 사람들 중 하나였다. 마키아벨리는 충직한 신하로써 자신의 군주에게 『군주론』을 통해 이상적인 군주상을 제시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국들을 세습 군주국, 복합 군주국, 시민형 군주국, 교회형 군주국으로 구분, 분석하고 군주들이 통치에 있어서 곤란해할만한, 혹은 고민할 만한 문제들, 그리고 군에 관한 문제를 다루었다. 그러면서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갖춰야할 것으로 군주론을 관통하는 두 개의 단어 ‘운(fortuna)’과 ‘덕(virtu)’을 제시했다. 마키아벨리가 다루는 군주국들을 살펴보겠다.

세습 군주국. 군주 가문이 통치를 하기에 보존성이 뛰어나고, 근면성만 있어도 안정된 통치가 가능하며, 외세에 물러나게 되도 외세가 약해지면 다시 복권할 기회도 갖고 있다. 신민들은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자연스레 군주 가문을 따르므로 정말 안정된 형태를 띤다.

 복합 군주국은 기존의 군주국이 본래 자신의 영토나 신민들을 넘어 다른 군주국을 자신의 국가에 병합시킨 경우를 말한다. 군주가 자신의 국가를 확장, 병합하면서 필수적으로 거치는 과정인데, 자신의 군대를 통한 정복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로 병합 대상 국가의 신민들을 적으로 돌리게 된다. 더구나 자신(군주)을 지원한 세력도 자기들의(지원 세력) 기대치에 못 미치게 되면 등을 돌리게 되기 때문에 강력한 대응책이 아닌 병합 대상 신민들의 호의를 얻어야 한다. 병합도 어느 국가와 병합하는지가 가장 중요한데, 그나마 관습이 비슷한 지역은 쉽지만 언어, 관습, 제도가 전혀 다른 곳을 정복하게 되면 상당한 문제가 발생하며 여기에는 큰 운과 노력이 요구된다. 이는 군주가 피지배 지역에 정주함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또는 군대로 식민지를 만들어 버리는 방법도 있다. 여기서 군주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루이 12세처럼 될 수도 있고, 사후에도 반란이 없었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처럼 될 지가 결정된다.

 시민 군주국은 일개 시민이 사악한 방법이나 용납 불가한 폭력이 아닌 동료 시민들의 호의로 군주가 되는 경우이다. 시민은 귀족과 인민으로 나뉘는데, 군주가 어느 계층의 추대를 받았는지도 중요하다. 귀족의 추대를 받은 경우와 인민의 추대를 받은 경우 모두 다르지만, 결국 절대다수인 인민의 호의를 얻어야하는 것은 둘 다 공통이다.

 교회형 군주국의 경우 역량 혹은 운명으로 얻지만, 유지는 그 어느 것도 필요치 않은 경우이다. 고래의 종교적 제도로 유지되는 이 국가는 인간의 마음이 감지할 수 없는 초월적인 권능에 의해 통치되며, 신에 의해 세워지고 유지된다. 군주는 국가를 소유하고 방어하지 않아도 신민들에게 뺏기지 않으며, 신민들은 적절치 않게 통치 받아도 무관심하다. 군주를 몰아낼 생각도 않는다. 잘 통치된 교회 국가(교회)의 세속 권력은 전혀 얕볼게 되지 않는다.

 군주는 자신의 국가에 적법한 군대를 지녀야 하는데, 군대의 구성이 정말 중요하다. 군대는 국가 외부나 내부의 문제들을 해결해줄 수 있고, 좋은 군대는 좋은 법(질서, 시민법)을 낳기 때문이다. 군대의 종류는 자국군, 혼합군, 원군, 그리고 용병이 있다. 용병은 돈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 충성심을 확인할 수 없고, 역사 속에서도 용병에게 배신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원군은 타 국가의 지도자에게 결속되어 있는 군대인데, 이기면 이겼기 때문에 타국 군주의 영향을 받고, 지면 파병한 국가로부터 멸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원군으로는 이와 같은 이유로 진정한 승리를 이끌어낼 수 없다. 원군에 의해 역으로 당하는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군주는 자신만의 군대가 없으면 정말로 위험하다. 원군과 자국군을 섞는 혼합군의 경우도, 자국군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결여시키며, 사기도 저하되어 결국에는 원군 없이는 유지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래서 자국군의 존재가 군주와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자국군이 없으면, 국가의 미래는 순전히 운에 맡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은 더 많은 내용(군주가 가져야할 성품이나 일을 처리하는 방식, 혹은 카리스마) 을 담고 있지만, 아무래도 나는 군주와 비슷한 자리, 즉 리더의 자리에 있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 크게 와닿지는 않았지만, 국가에 자국군이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았다. 비록 현재는 주한미군이 우리를 돕는 약간의 혼합군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우리나라 자체의 국군도 충분히 강력하며, 안보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우리 국군이다. 강한 군대. 바로 우리나라를 뒷받침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마키아벨리가 말했듯, 좋은 군대가 있으면 좋은 법(질서, 시민법)이 생긴다. 왜냐? 좋은 군대가 국가가 존속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사회는 계속해서 발전해나간다. 고로 좋은 군대는 사회의 발전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고로 대한민국은 국방에 힘쓰고, 군대 개선에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단순 선진병영을 넘어, 대한민국의 훌륭한 뒷받침이 되기 위해서 말이다. “자신의 무력에 근거하지 않는 권력의 명성처럼 취약하고 불안정한 것은 없”으며, “모든 국가의 주된 토대는 좋은 법(질서, 시민법)과 좋은 군대다. 좋은 군대가 없으면 좋은 법을 가지기란 불가능하고 좋은 군대가 있는 곳에는 항상 좋은 법(질서, 시민법)이 있기 때문”이다.



- 군대에서 쓰여진 독후감이라는 점 유의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