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친구 올리비아가 또 죽었다. 아니 어제였나. 잘 모르겠다.

병원에서 전보를 보냈다. '친우 사망. 내일 장례. 근조.' 아무런 의미도 없다. 어쩌면 어제였을 수도.

병원은 ID서버에 있다. EN서버에서 80킬로미터 거리다. 두 시에 수레를 타면 오후 중에 도착하겠지. 그럼 거기서 밤을 새우고 내일 저녁까지 돌아올 수 있다.

점장에게 이틀 휴가를 달라고 했고, 내 사정상 점장은 거절할 수 없었다. 그런데 썩 내킨다는 표정은 아니었다. "제가 잘못한 건 없잖아요." 라고 덧붙였다. 점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순간 괜한 말을 했구나 싶었다. 어쨌든 내가 사과할 일은 아니었으니. 오히려 점장이 조의를 표했어야 하는데. 내가 모레 상복을 입은 채 나타나면 그때 표하겠지. 아직은 올리비아가 죽어있지 않은 것 같은 어중간한 상태지만, 장례를 치르고 나면 일이 정리될 거고, 모든 게 보다 공적인 모양새를 띠게 될 것이다.

두 시에 버스를 탔다. 매우 더웠다. 평소처럼 보탄네 라면집에서 식사를 했다. 다들 내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했다. "한 명 뿐인 친구였는데." 보탄이 말했다. 떠날 때가 되었고, 모두 나를 문 밖까지 배웅해주려 했다.

나는 지난날 그녀가 장례를 치른 후에 다시 무덤에서 기어올라온 날에도 이 라면집에 들렀었다.

하현달이 뜨는 날 밤이면, 아직도 그 때의 공포가 떠올라 충분한 양의 와타메의 자장가 없이는 잠들지 못하곤 한다. 나는 스스로도 생각했다. 어쩌면 그것은 친우를 잃은 슬픔이 뒤틀린 환상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그 장면들은 너무나 생생했기에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라면집에 간 날마다 나는 공포에 몸서리친다. 굉음이 들려온다. 나를 찾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럴수가! 저 손이! 얼굴이! 저 창문에! 창문에!!



도용은 나쁜거예요

무덤에 가서 반성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