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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진격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주요 도시들이 순식간에 함락되고 있다. 정부군이 도망가는 등 나라 전체가 혼돈에 빠진 모습이다. 미국에선 예상보다 빨리 아프간 수도 카불이 탈레반의 손에 넘어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12일 BBC 등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아프간 주요 도시인 가즈니를 탈레반이 이날 점령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에 함락된 가즈니는 인구 14만명 규모의 도시다. 아프간 수도인 카불과는 150㎞ 정도 떨어져있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과 강원도 속초 정도 거리다. 카불로 가는 길에 위치했고, 남부 대도시인 칸다하르와 카불 사이에 자리해 교통 요지로 꼽힌다. 정부는 탈레반이 주지사 공관, 경찰서, 교도소 등 가즈니 주요 지역을 장악했다고 인정했다.

이날 가즈니의 다우니 라흐마니 주지사는 카불 인근도시에서 정부에 체포됐다. 주지사가 도시를 버리고 도망친 혐의를 받는다. 알자지라 통신은 라흐마니 주지사가 도시를 넘겨주는 대신 자신이 안전하게 카불로 갈 수 있도록 탈레반과 거래를 했다고 전했다.

도시를 버린 건 주지사뿐만이 아니었다. CNN은 이날 도시를 지켜야 할 아프간 정부군이 탈레반의 공격을 받자 가즈니 기지에서 도망쳐 나왔다고 전했다. 정부군은 민간인 복장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고 한다. CNN은 탈레반에 대한 공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프간 정부군은 30만명이 넘는다. 8만5000명 규모로 추정되는 탈레반보다 장비나 인원에서 크게 앞선다. 하지만 정부군은 변변한 전투도 없이 탈레반에 속속 항복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아프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부 쿤두즈주가 함락될 때는, 아프간 정부군 2000명이 며칠간 대치 끝에 순순히 항복했다고 밝혔다. 쿤두즈주는 현재 탈레반이 공항을 포함한 주요 시설들을 점령하고 있다.

피해는 국민들의 몫이다. 유앤(UN)은 미군이 철수를 결정한 후 민간인 최소 1000명이 사망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아프간 수도 카불이 예상보다 빨리 함락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WP는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국방부가 미군과 외교관들이 긴급 철수 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시나리오를 작업한 결과 카불이 30~90일 이내 함락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여긴 그냥 막장이네...